"기업 간 불공정거래를 뿌리 뽑고 실질적인 상생을 도모하려면 그룹총수나 대기업 오너들이 나서는 수밖에 없다. 특위가 구성되면 그룹총수들을 움직이게 하는데 힘을 다하겠다."
민주당 이승희 의원은 지난 7일 국회 내 'B2B상생특별위원회' 구성을 위한 결의안을 각 의원들에게 배포했다. 8일 본회의장에서는 한꺼번에 16명에 이르는 의원들의 동의를 받아내며 상생특위 결성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불공정거래 해소, 그리고 상생문화 조성을 더 이상 정부에 맡겨둘 수 없다는 게 이 의원의 판단.

"증거를 남기지 않기 위해 서면을 교부하지 않고 불공정한 계약을 맺는 일처럼 대기업들은 법과 제도의 틈새를 교묘히 빠져나가고 있다. 대기업이 이익을 높이기 위해 중소기업을 밟고 올라서는 현실 속에서 공정거래위원회는 로비에 취약한 것은 물론, 심리적으로 대기업에 지고 있다."
이 의원은 10일 공정위 활동은 물론, 대기업이 일방적으로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식으로 추진되고 있는 정부의 상생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책 집행기구인 정부가 바람직한 상생문화 정착을 위해 제대로 하지 못하니,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국회가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
기업 간 상생은 장기적으로 시장규모를 키우고 시장주체들의 경쟁력을 높이는 수단으로써, 일종의 재투자 개념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게 이 의원의 주장이다. 이익 배분을 줄이고 상생에 투자할 지 여부는 기업의 주주들의 결정해야 할 문제다. 결국 대기업의 최대주주이자 오너인 그룹총수들이 상생을 정착시키는데 전향적으로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불공정거래 문제는 대기업의 실무진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익 극대화란 명분을 내세워 어떻게든 깎아내리고, 부도덕한 거래를 일삼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 수뇌부는 외부에 상생 운운하기보다 내부에서 자행되는 불공정거래를 시정하기 위해 직접 손을 써야 한다."
이에 따라 이 의원은 상생특위가 구성되면 대기업 오너들을 만나 상생문화 정착을 위한 방안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불공정거래 근절에 자체적으로 나서도록 촉구할 방침이다.
현실적이지 못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촉진에 관한 법률'을 바로잡고,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또한 보완하는 등 입법 활동과 피해 중소기업을 구제하는 일도 빼놓을 수 없는 상생특위의 업무 중 하나.
그러나 이 의원은 "국내에서 기업활동에 뿌리 깊은 관행으로 자리잡혀 있는 갑과 을의 불평등한 거래구조와 불공정거래 문제는 법·제도를 개선하고, 처벌을 강화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법 이전에 악덕한 관행을 바로잡고, 대기업 수뇌부들이 투자 개념의 상생의식을 확립할 수 있도록 유도해 법·제도와 실천, 그리고 의식이 조화를 이루는 상생문화를 정착시킨다는 게 이 의원의 목표다.
상생특위 구성 결의안은 이미 국회의원 10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기 때문에 본회의 상정 요건을 갖춘 상태. 더 많은 의원들의 뜻을 담은 결의안이 연내 국회 운영위원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내년 초 본회의 상정에 앞서 다수당인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운영위 내에서 어떤 입장을 취할 지가 특위결성 여부를 판가름 지을 전망이다.
/권해주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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