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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검, 공개 SW 육성 3년-하] '우물안 개구리'에서 벗어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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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의 정수를 얻기까지는 아주 오랜 동안, 매우 열심히 일해야합니다."(빈센트 반 고흐)

공개 SW 육성을 통한 SW 강국 실현이라는 구호는 결코 하루 아침에 이룰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지난 수십년간 특정 플랫폼에 종속된 역사를 바꿔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정부 정책 수립 과정에서 SW 육성 정책 구호를 'SW 주권 국가'로 정하기에 앞서 'SW 독립국가 건설'이라는 구호를 붙이려 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었을 것이다.

지금 이 시점에서 공개 SW 육성에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전세계적으로 공개 SW 바람이 거세고 불고 있고, 아직은 그 곳이 기존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배적인 사업자가 없는 무주공산이어서, 우리가 분투하면 분명 세계적인 경쟁력을 지닌 강자로 발돋움할 수 있는 승산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지난 수십년간 정보화 산업을 주도해 온 IBM, HP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주요 관계자들은 "20년전에 메인프레임이 깊게 뿌리를 내린 그 곳에서 시대 요구의 변화에 따라 유닉스가 생겨났듯, 대표적인 공개 SW인 리눅스도 유닉스가 갔던 길을 따라 뿌리를 내리고 있다"고 입을 모을 만큼 분명, 기회의 바람은 불고 있다.

이제 남은 과제는 '나아갈 방향'을 정확하게 잡고 그 길을 묵묵히 가는 것이다.

◆"체질 개선"

공개 SW 업계 모두가 지난 8년간에 벌어진 부침의 세월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거품이 걷히면서 기업들 스스로 기초체력을 키우지 않으면 절대로 생존할 수 없다는 교훈을 분명하게 깨달았다.

가장 큰 교훈은 SW 분야 역시 '수익모델'과 '규모의 경제'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점이다.

2000년초, 인터넷에서 공유되는 운영체제(OS)의 핵심 요체인 '커널'을 내려 받아 패키징해서 리눅스 OS 배포만을 만들어 돈을 벌겠다는 곳이 수십곳에 달했다. 하지만, 사후지원 등을 감당하지 못해 결국 리눅스 OS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만을 남긴 채 거의 공멸했다.

또 이 과정에서 국산 OS는 글로벌 서버, 애플리케이션 기업들의 호환 인증을 받지 못해 시장을 파고드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

리눅스원은 이 과정에서 OS와 기술지원을 결합한 비즈니스 모델로 돌파구를 찾았으며, 3년여전 뛰어든 한글과컴퓨터는 '규모의 경제' 전략으로 돌파구의 가닥을 잡았다.

특히 한컴이 중국 홍기소프트웨어, 일본 미라클리눅스 등과 공동으로 '아시아눅스 2.0' 개발에 뛰어든 것도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위한 전략적인 포석이었다.

한컴 조광제 상무는 "시장을 뚫고 대외적인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서버, 애플리케이션 기업들에서 정합성 테스트 인증을 받아야 하는 데 기본적으로 규모의 경제가 뒷받쳐 주지 않으면 성사시키기 힘든 일"이라며 "인증을 준다는 것은 문제가 생기면 책임을 지겠다는 뜻도 담고 있는 것이어서, 이외에도 개발 완성도, 기술지원, 사후관리 체계 등에서 검증받지 못하면 쉽사리 받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컴은 국내외 주요 19개 서버, 애플리케이션 기업들로부터 인증을 받는 데 성공했으며, 또 신뢰성 확보를 위해 정부의 굿소프트웨어 인증도 추가로 받았다. 이 같은 다각적인 노력에 힘입어 지난 해에는 세계 최대 리눅스 서버 도입 사례로 꼽힌 교육부의 'NEIS' 사업에 OS를 공급한 데 이어 '시군구 정보화 공통기반 구축사업'에도 서버 700여대에 OS를 제공했다.

이 같은 체질 개선 바람은 플랫폼을 시작으로 그 위에 얹을 애플리케이션, 미들웨어 분야 등으로 확산돼야 한다. 국내에 공개 SW에 쓸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나 미들웨어가 없어 공개 SW를 쓸 수 없다는 얘기가 앞으로는 나오지 않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정부가 굿소프트웨어 인증을 줄 때, 공개 SW를 지원하면 가산점을 부여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또 이미 공공 시장에서 널리 쓰이고 있는 주요 애플리케이션이나 미들웨어 등을 중심으로 공개 SW를 지원하도록 적극 유도하는 정책도 아울러 필요하다.

또 기업 사이드에서는 국내 공개 SW 플랫폼 기업들과 이 위에 얹을 애플리케이션이나 미들웨어를 제공하는 기업들 간의 공조가 더욱 두터워져야 한다. 일례로, 한컴은 SW 스트리밍 업체인 디디오넷, 시큐어 OS 업체인 레드게이트, 서버 업체인 유니와이드 등과 로드맵을 공유하면서 서로가 제품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조기 시장 창출"

고현진 소프트웨어진흥원장은 "우리가 공개 SW 분야에서 조기에 시장을 키우고, 이를 바탕으로 규모의 경제를 단기간에 마련하지 못하면 (시장 패러다임 전환기를 맞아) 모처럼 얻은 절호의 기회를 놓쳐 버릴 수도 있다"는 우려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지난 해 교육부, 시군구 정보화 공통기반 과제에 이어 올해 20여개 부처 32개 정보화 과제, 행정 DB 과제 등으로 불붙으면서 크게 탄력을 받고 있는 공공 시장의 공개 SW 수요 창출 속도를 더욱 배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관점에서 보면 국내 공공 시장에서 유닉스 도입률(65% 추정)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점은 걸림돌이다. 비록 정부가 신규 과제를 중심으로 공개 SW 도입률(서버 기준)을 올해 25% 이상으로 끌어 올리겠다는 적극적인 수요창출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말이다.

이와관련, 기획예산처는 내년 정보화 예산을 수립하면서 올해부터는 각 부처에서 정보화 사업 예산을 신청할 때 공개 SW 도입 여부를 자체적으로 확인한 후 도입을 하지 않는다면 그 근거를 제출하도록 하는 등 체계적으로 공개 SW 도입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상황이 녹록하지만은 않다.

국가 정보화 사업들이 대부분 고도화 단계어 접어들고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신규 사업들이 줄고 있는 추세여서, 새롭게 공개 SW 수요를 창출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극복 과제로 떠올라 있다. 이를 통해 적어도 공개 SW 비중을 신규 서버 도입률에서 45%까지는 끌어 올려야 한다는 것이 정부가 고민하는 과제다.

또 이를 발판 삼아 일반 기업 시장으로 공개 SW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도 주어진 숙제다. 특히 기존에 강세를 띠고 있는 '게임'이나 '포털' 등에서 이제는 금융 등의 메인 분야로 도입 사례를 늘려야 한다.

한편 그마나 서버 분야는 공개 SW 비중이 20%대를 기록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선전하고 있는 분야로 꼽히고 있으며, 임베디드 분야는 휴대형 정보기기나 통신기기 등을 중심으로 공개 SW 도입 움직임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문제는 데스크톱 분야다.

950여곳의 공공기관 홈페이지들 가운데 공개 SW 사용자가 제대로 내용을 볼 수 있는 곳은 불과 50여곳에 그치는 것이 당면 현실이다. 올해는 이것부터 개선해야 한다.

공개 SW가 데스크톱 분야에서 특히 열세를 면치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오피스 프로그램이 불편하고 더딘데다, 인터넷뱅킹이나 온라인 게임은 아예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인터넷 서핑을 하다 보면 안보이는 사이트들이 국내에서는 대부분이다.

당연히 데스크톱 시장에서 공개 SW 점유율은 전 세계적으로도 2,3%에 그친다.

공개 SW 사용자도 온라인 게임을 할 수 있도록 '오픈GL'이라는 신기술 보급을 활성화하고, 우체국을 시작으로 인터넷 뱅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더욱 확산시켜야 한다.

도 공공기관 부터 먼저 누구나 플랫폼에 상관없이 홈페이지를 볼 수 있도록 웹을 표준화하는 등의 정부 노력도 필요하다.

물론 업체는 스스로 좀 더 편리하게 프로그램을 개발해 쓸 수 있도록 더욱 분발해야 한다.

◆"우물안 개구리 벗어나자"

세계 무대에서 뛰기 위해서는 공개 SW의 역할에 주목하는 IBM, HP, 오라클, SAP 등의 세계적인 IT 기업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단연히 그들이 함께 일하고 싶을 만큼 세계적인 인지도를 꾸준히 쌓아가야 한다.

하지만, 우리 현실은 "우물안 개구리였다"는 것이 업계 고위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자기 반성이다.

실제로 공개 SW 분야는 인터넷을 통해 자발적으로 수만, 수십만개에 달하는 개발 프로젝트가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종전에는 찾아 볼 수 없는 '신공간'이다. 이 신공간에서 프로젝트 매니저 역할을 하는 '메인테이너'는 5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지만, 그 가운데 한국 개발자는 거의 찾아 볼 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들 자발적인 커뮤니티들이 애써 만든 결실을 거저 가져다가 활용만 하던 후진적인 예전 모습에서 이제는 벗어나야 한다.

적극적으로 이들과 교류하면서 의미 있는 기여를 만들어 가고 그 과정을 통해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이는 길이 결국은 세계적인 인지도를 쌓고, 결과적으로 세계적인 IT 기업들과 손잡을 수 있는 첩경이기 때문이다.

이런면에서 최근 가상화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는 미국의 '버추얼 아이온'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이 회사는 전체 인력의 30%를 수익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외부의 자발적인 커뮤니티들에서 활동하도록 해 해당 프로젝트를 완성하는 데 전념케 하고 있다. 그리고 나머지 70%는 이들 커뮤니티들이 만든 성과를 응용해 관리하는 솔루션을 팔아 상당한 수익을 올리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아웃바운드 오픈소프 전략'이라고 지칭한다. 즉, 공개 SW의 특성인 비영리 자발적인 커뮤니티들과의 적극적인 글로벌 공조를 통해 자사 역량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이와관련, 정부도 좀 더 고차원적인 인력 양성이라는 측면에서 도 국내 개발자들이 전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자발적인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줄 필요가 있다.

또 표준화 측면에서도 좀 더 세계적인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과제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세계 리눅스 표준을 주도하는 '프리스탠다드그룹(FSG)에 가입한 곳이 전무하다. 한컴, ETRI 등을 중심으로 가입을 최근에야 추진하고 있는 단계다.

물론 기회도 있다.

지난 해 세계 최대 리눅스 서버 도입 사례인 'NEIS' 구축이나 한중일 공동 포럼 결성 등의 노력에 힘입어 세계 공개 SW 진영의 관심이 우리나라에 쏠리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적인 리눅스 잔치로 불리는 '리눅스월드' 행사가 내달초 국내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같은 기회를 성공적인 세계화를 위해 적극 활용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이다.

또한 한컴이 중국 홍기, 일본 미라클 등과 손잡고 공동으로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다각도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시도도 세계화를 위한 매우 의미있는 사례다.

한컴은 자사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그 위에 얹을 수 있는 10여종의 애플리케이션이나 미들웨어를 확보해 이를 홍기나 미라클 등을 통해 결합 제품으로 수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관련, 홍기는 현지에 400여 파트너사들을, 미라클은 200여 파트너사들을 확보하고 있어 강력한 수출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컴 조광제 상무는 "SW 제값 받기 풍토가 정착된 일본과, 큰 시장을 보유한 중국이 바로 인접하고 있다"며 "앞으로 자유무역지역으로 묶일 수도 있는 이들 시장을 주춧돌 삼아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관범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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