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완성차업체의 운전보조 경쟁이 고속도로를 넘어 복잡한 도심 교차로로 향하고 있다. 내비게이션 경로에 맞춰 차선을 바꾸고 주변 차량과 보행자를 살피며 회전하는 기능까지 지원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목적지로 향하는 과정에서 운전자의 판단과 조작 부담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줄여주느냐가 경쟁의 핵심이다. 다만 현재 개발되거나 제공되는 도심 주행 기능은 운전자가 계속 주변을 살피고 필요할 때 즉시 개입해야 하는 레벨2 운전보조다. 운전 책임이 시스템으로 넘어가는 자율주행과는 구분된다.

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BMW는 2027년 독일을 시작으로 내비게이션 기반 도심 운전보조 기능을 도입할 계획이다.
BMW Maps에서 경로 안내를 활성화하면 시스템이 도심 차선 변경과 회전, 통행 우선권에 따른 주행, 회전교차로 통과 등을 지원한다. 독일 등에서 제공 중인 신호등 앞 자동 정차·출발 기능에 목적지 경로를 따라 움직이는 기능을 더하는 것이다.
BMW는 실제 도로에서 형식승인에 필요한 시험을 마쳤다. 다만 SAE 레벨2 기능인 만큼 운전자는 교통 상황을 계속 주시해야 하며 시스템도 카메라 등을 통해 운전자의 주의 상태를 확인한다.
도심에서는 목적지 방향에 맞는 차로를 선택하고 신호와 교통 흐름에 따라 교차로에 진입해야 한다. 차량과 보행자, 자전거가 동시에 움직이는 만큼 내비게이션과 차량 제어를 정교하게 연결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BMW는 경로와 차량 주변 상황, 작동 중인 운전보조 정보를 하나의 3D 화면에 표시한다. 차량이 인식한 차선과 다음 경로, 준비 중인 조작을 보여줘 운전자가 시스템의 판단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신형 iX3와 iX4, X5·3시리즈·7시리즈 등에는 필요한 하드웨어를 기본 탑재하고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기능을 제공할 예정이다.
서울 도로에서 다듬는 '자체 AI'
현대차그룹은 복잡한 서울 도심에서 확보한 주행 경험을 자체 인공지능(AI)의 경쟁력으로 연결하고 있다.
지난 9월 공개한 ‘아트리아 AI’ 시험차 영상에는 비보호 좌회전과 갑작스러운 끼어들기, 갓길 주정차 차량 회피 장면이 담겼다. 혼잡한 구간의 보행자와 좁은 이면도로에서 마주 오는 차량에 대응하는 모습도 포함됐다.

공개 영상은 시험차의 기술 시연으로, 향후 양산 기능이 운전자 감독 없이 작동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와의 협업으로 양산 시점을 앞당기면서 자체 기술을 내재화하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한다. 2028년 상반기 엔비디아 기반 레벨2+ 기능을 적용하고 같은 해 하반기에는 레벨2++ 적용 차량을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기아 AVP본부와 포티투닷이 공동 개발하는 아트리아 AI 기반 레벨2++ 차량은 2029년 하반기 양산이 목표다. 레벨2++는 SAE가 정한 별도 등급이 아니라 기존 레벨2보다 지원 범위를 확대한 기술을 설명하는 표현으로, 운전 책임은 여전히 운전자에게 있다.
현대차그룹은 약 40대의 전용 차량으로 실도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AI가 대응하기 어려워한 상황을 학습에 반영하고 개선한 모델을 다시 차량에 적용하는 ‘데이터 플라이휠’을 통해 도심 대응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테슬라와 겨루는 주행의 완성도
테슬라는 미국과 캐나다, 한국 등에서 ‘FSD(감독형)’를 제공하고 있다. 운전자 감독 아래 내비게이션 경로를 따라 차선을 변경하고 교차로 정차·통과와 좌·우회전, 회전교차로 주행 등을 지원한다.

FSD 역시 SAE 레벨2 운전보조 기능이다. 운전자는 항상 주행 상황을 감독하고 차량 제어에 책임을 져야 한다. 제공 기능도 차량과 소프트웨어 버전, 판매 지역에 따라 달라진다.
테슬라가 일부 시장에서 도심 기능을 상용화한 가운데 BMW는 2027년, 현대차그룹은 2028~2029년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단계는 다르지만 교차로에서 적절한 차로를 고르고 주변 흐름에 맞춰 진입한 뒤 회전을 마치는 과정이 공통적인 경쟁 영역으로 떠올랐다.
가속과 감속, 차선 변경과 회전을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불필요한 급제동이나 망설임을 줄이는 능력이 운전자가 체감하는 완성도를 좌우한다. 차량 판매 이후 축적되는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게 소프트웨어 개선에 반영하느냐도 경쟁력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교차로 진입부터 차선 변경과 회전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져야 운전자가 편의를 체감할 수 있다”며 “실제 도로에서 확인된 문제를 꾸준히 개선해 운전자가 직접 조작해야 하는 상황을 줄이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