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윤 기자] 싱크홀(지반침하)의 전조로 꼽히는 지하 공동 가운데 국토안전관리원이 ‘긴급’ 등급으로 판정한 공동의 절반 가까이가 복구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발견된 긴급공동은 10곳 중 8곳 가까이가 미복구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안태준 국회의원(경기도 광주시 을)이 국토안전관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5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발견된 긴급공동은 모두 275개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복구가 완료된 곳은 140개에 그쳤으며 나머지 135개(49.1%)는 아직 복구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안전관리원의 ‘지하안전점검 표준매뉴얼’은 지하 공동을 위험도에 따라 긴급·우선·일반 등 3개 등급으로 구분한다.
긴급공동은 도로면과 공동 사이 흙의 두께인 ‘공동토피’가 30㎝ 미만이거나 공동 높이가 2m 이상, 면적이 4㎡ 이상인 경우로 발견 즉시 복구해야 하는 대상이다.
국토안전관리원은 긴급공동을 발견하면 6시간 이내에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하고, 이후 지자체가 복구를 담당한다. 그러나 ‘즉시 복구’가 필요한 긴급공동으로 분류되고도 상당수가 장기간 미복구 상태로 남아 있는 셈이다.

◇ 올해 긴급공동 47개 중 37개 미복구…미복구율 78.7%
올해 들어서는 미복구 비율이 더욱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까지 발견된 긴급공동 47개 가운데 복구가 완료된 곳은 10개에 불과했다. 나머지 37개가 미복구 상태로 미복구율은 78.7%에 달했다.
지역별로는 전북에서 발견된 긴급공동 10개가 모두 미복구 상태였으며 전남 8개, 광주 7개, 충남 4개, 강원 3개, 울산 1개도 복구된 곳이 한 곳도 없었다.
2025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발견된 긴급공동을 지역별로 보면 광주가 32개로 가장 많았고 전북 31개, 경남 25개 순이었다.
이들 3개 지역의 미복구 긴급공동은 모두 88개로, 전체 미복구 공동 135개의 약 65%를 차지했다.
특히 국토안전관리원이 지난해 ‘고위험지역’으로 분류한 광주 광산구·남구·북구·서구에서 발견된 긴급공동 25개는 모두 미복구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 익산시에서도 노후 하수관 구간 등을 중심으로 발견된 긴급공동 16개가 모두 복구되지 않았다.
◇ 90일 넘겨도 직접 복구 명령 못해…관리체계 한계
긴급공동이 장기간 방치되더라도 국토안전관리원이 직접 복구를 명령할 수 없는 현행 관리체계도 문제로 지적됐다.
현재 긴급공동이 발견된 뒤 90일 이상 복구되지 않더라도 국토안전관리원은 직접적인 복구 명령 권한이 없다.
90일 이상 미복구된 긴급공동 가운데 △버스정류장·횡단보도 등 다중이용시설 바로 아래에 위치하거나 △차량 통행이 잦은 교차로에 있거나 △반경 5m 안에 공동이 2개 이상 밀집한 경우 △노면에 균열·단차·부분 침하가 확인된 경우 △최근 1년 이내 지반침하 사고가 반복된 지역인 경우 등 5개 요건 가운데 하나에 해당해야 긴급조치 명령을 ‘건의’할 수 있다.
즉시 복구 대상으로 분류됐더라도 실제 복구는 관할 지자체에 맡겨져 있고 장기간 복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도 국토안전관리원이 직접 조치를 강제하기 어려운 구조다.
안태준 의원은 “‘긴급’은 지금 당장 메우라는 경고인데, 경고를 받고도 절반이 방치돼 있다”며 “발견부터 통보까지 6시간이면 되는데 복구는 반년이 지나도 감감무소식인 것은 명백한 행정 공백”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긴급공동에 대해 실질적인 복구 명령이 가능하도록 하고 관련 정보를 공개하는 시스템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이윤 기자(uno29@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