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 개봉작, OTT는 5개월 뒤에?…"소비자 선택권 보장돼야" [현장]

영화관 개봉작, OTT는 5개월 뒤에?…"소비자 선택권 보장돼야" [현장]

극장 상영 종료 후 후속 유통 '공백' 우려 목소리도
콘텐츠 유통업계 "획일적 규제보다 시장 자율 중요"

[아이뉴스24 안세준 기자] 극장 개봉 영화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후속 플랫폼 공개를 일정 기간 제한하는 '홀드백(Holdback)' 자율협약을 두고 소비자 선택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영화 창작자에게도 유통 자율성을 제약하고 플랫폼 간 공정 경쟁을 저해해 영화 생태계 전반의 역동성을 떨어뜨릴 우려도 있다는 지적이다.

서치원 안산소비자단체협의회 회장(왼쪽)이 24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열린 '홀드백 도입으로 인한 소비자 선택권 축소와 티켓 가격 폭리 문제 해결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안세준 기자]

민생경제위원회와 안산소비자단체협의회,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24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하는 홀드백 자율협약에 소비자·시민단체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며 이같이 촉구했다.

홀드백은 영화가 극장에서 개봉한 이후 OTT, IPTV(인터넷TV) 등 다른 플랫폼 공개를 일정 기간 유예하는 제도다. 문체부와 영화진흥위원회는 지난 5월 극장과 제작·배급사, OTT, IPTV 등이 참여하는 '한국 영화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민관협의체'를 출범시켰다. 협의체에서는 극장 개봉 이후 150일가량 후속 플랫폼 공개를 유예하는 방안 등이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비자 목소리 배제 자율협약 추진 방식 개선해야"

소비자·시민단체들은 극장 대신 OTT나 IPTV를 통해 영화를 관람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상황에서 획일적인 유예기간을 설정할 경우 소비자의 관람 채널 선택권을 제한할 수 있다고 봤다.

서치원 안산소비자단체협의회 회장은 "홀드백 도입 취지는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논의 과정에서 소비자를 배제한 채 150일가량 OTT를 통해 공개가 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자율 협약은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할 수 있다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경제팀장은 "홀드백은 티켓 가격이나 정산, 할인 마케팅 문제 등이 함께 논의되는 것을 전제로 어떻게 할지 충분히 논의해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했다.

배급 업계는 단순히 OTT 공개 시점만 늦추는 방식에는 우려를 나타냈다. 홀드백을 도입하려면 극장이 영화를 독점적으로 상영하는 기간부터 정한 뒤 건별구매형 주문형비디오(TVOD), 구독형 주문형비디오(SVOD) 등 후속 유통 창구의 공개 시점을 순차적으로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화배 배급사연대 대표는 "극장에서 영화를 얼마나 장기간 상영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홀드백의 핵심인데 이 논의를 하지 못하고 있다"며 "극장 상영기간과 TVOD 공개 시점은 논의하지 않은 채 가장 뒤에 있는 구독형 OTT만 150일 뒤에 공개하도록 하면 이를 홀드백이라고 부르기 어렵다"고 말했다.

"관람료·이통사 할인·정산 투명성도 함께 논의해야"

시민단체들은 홀드백 논의와 함께 영화 관람료와 정산 구조 문제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극장 3사의 관람료 인상과 이동통신사 멤버십 할인 구조, 극장의 정산내역 비공개 문제 등을 홀드백과 동등한 비중의 의제로 다뤄야 한다는 것이다.

추은혜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변호사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홀드백 자율협약에는 속도를 내면서 기존에 제기돼온 정산 투명성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극장 3사의 관람료와 이동통신사의 할인 마케팅, 정산내역 비공개 문제도 정식 안건으로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계에서는 영화마다 흥행성과 시의성이 다른 만큼 일률적인 공개 제한보다는 시장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콘텐츠 공급·유통업계 관계자는 "콘텐츠는 시의성도 중요하기 때문에 정책적으로 공개 시점을 제한하는 것보다 시장 자율에 맡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안세준 기자(nocount-jun@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