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금품과 향응을 받고 필라테스 강사 출신 방송인 양정원의 사기 사건을 무마한 혐의로 강남경찰서 전 수사팀장 등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부(신동환 부장검사)는 강남서 수사팀장이었던 A 경감을 뇌물수수, 직권남용, 공무상비밀누설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경찰청 소속 B 경정을 알선뇌물수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날 검찰은 양씨의 남편 이모 씨가 B 경정을 통해 연결된 A 경감에게 사건 해결을 부탁한 뒤, 수사 정보를 제공받고, 룸살롱 접대 등을 한 정황이 담긴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통화 내용에 따르면 A경감은 이씨와의 수차례 통화에서 "(아내 사건은) 다음 주에 잘 끝날 거야", "내가 이미 불송치 결정한 거니까 빨리 끝내라고 얘기했어"라고 말했으며, 이에 이씨는 "우리 와이프 거요?", "형님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식사 한번 하시죠"라고 화답했다.
또한 A경감은 당시 사기죄로 고소돼 '피의자'로 분류된 양씨를 '참고인'으로 임의 변경해 수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형사소송법상 고소인은 참고인에게는 불송치에 대한 이의신청을 할 수 없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피의자를 참고인으로 바꿔버린 사례는 20년동안 한번도 보지 못했다"며 "피해자는 (양씨의) 불송치 결정에 대한 이의 신청을 할 권리조차 박탈당했다. 재판으로 표현하자면 피고인이 갑자기 증인이 된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검찰에 따르면 A경감과 B경정은 이씨에게 사건 무마에 대한 감사 명목으로 명품 스카프 등 금품과 수백만원 상당의 유흥주점 접대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A경감이 접대를 받은 뒤 이씨에게 "내가 내가 표현을 잘 못해도 마음 깊이 감동을 받았다. 너무 좋다"고 말하자 이씨가 "제가 잘 모시겠습니다 선배님"이라고 답한 녹취록도 확인됐다.
A경감은 접대 이틀 뒤 양씨와 관련된 다른 사기 사건 수사가 문제가 되자 담당 후배 경찰관을 압박하기도 했으며, 사건 처리 상황을 이씨에게 알려주기도 했다.
한편 A경감은 양씨 사건 외에 다른 사건 관계자 3명으로부터도 사건 무마 및 청탁을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이씨와 함께 주가조작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지목된 투자자와 다단계·가상화폐 사업자 등이다.
다단계 업자의 경우 A경감에게 백화점 상품권 200만 원어치를 줬고, A경감은 이 사실이 검찰 수사 과정에서 드러나자 사건과 관련 없는 참고인을 내세워 허위 진술을 하도록 종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