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억 여의도 땅 놀리면서 용산까지?⋯LH부지 '6년째 공회전'

4000억 여의도 땅 놀리면서 용산까지?⋯LH부지 '6년째 공회전'

임대주택 300가구 무산 뒤 세 차례 매각도 유찰
8·13 공급대책서 제외…LH 보유한 채 활용법 미정
특별계획구역 지정에도 공터로…복합개발 해법 주목

[아이뉴스24 김민지 기자] 정부가 용산공원과 학교용지, 노후청사까지 활용해 서울 주택 공급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여의도 한복판 LH 유휴부지의 활용법은 아직 정하지 못했다. 2020년 임대주택 300가구 공급이 무산된 뒤 4000억원대 매각마저 실패한 곳이다.

19일 국토교통부와 LH 등에 따르면 해당 부지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1-2에 있는 8264㎡ 규모의 LH 비축토지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1-2 한국토지주택공사(LH) 유휴부지 전경. LH는 이곳에 공공임대주택 약 300가구를 공급하려다 사업을 중단한 뒤 4024억원대 매각을 추진했지만 매수자를 찾지 못했다. [사진=LH]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과 맞닿아 있다. LH가 2024년 마지막 매각 당시 제시한 공급예정가격은 4024억5680만원이다.

이 부지의 개발 논의는 2020년부터 본격화했다. 문재인 정부는 당시 8·4 대책을 통해 도심 유휴부지를 활용한 주택 공급을 추진했고 LH는 이곳에 일자리 연계형 공공임대주택 약 300가구를 짓기로 했다.

그러나 인근 주민 반발과 인허가 지연으로 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했다. 이후 LH가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면서 주택 건설 대신 토지 매각으로 방향을 틀었다.

LH는 2023년 10월 처음 매각을 추진했지만 유찰됐다. 2024년 2월 재공급 공고를 내고 같은 해 5월 입찰을 진행했으나 다시 매수자를 찾지 못했다.

같은 해 10월 세 번째 매각에서는 1순위에 2년 거치를 포함한 5년 유이자 분납, 2순위에 거치기간 없는 5년 무이자 분납 조건을 제시했지만 응찰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정부가 다시 공급 확대에 나서면서 이 부지는 지난달 또 주택 공급 후보로 거론됐다. 지난달 28일 서울지방조달청 부지와 여의도 LH 부지 등을 활용하는 방안이 정부에서 검토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하지만 지난 13일 발표된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에는 여의도 LH 부지가 포함되지 않았다.

현재 부지는 LH가 그대로 보유하고 있으며 기존 매각은 중단된 상태다. 공공주택 건설을 다시 추진할지, 다른 방식으로 개발할지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여의도 아파트 전경. [사진=김민지 기자]

정부는 신규 공공주택지구 10만 가구 가운데 서울 강서구와 경기 남양주·광주에서 약 2만7000가구를 우선 공개했다. 나머지 7만3000가구 이상 후보지는 관계기관 협의 등을 거쳐 올해 안에 발표할 계획이다.

여의도 부지는 새로 땅을 확보해야 하는 공공주택지구와 달리 LH가 이미 소유한 도심 유휴부지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학교용지와 노후 공공청사 등 저이용 공공부지를 활용해 2030년까지 약 1900가구를 착공하기로 했다.

여의도 부지에서 2020년 추진했던 300가구는 현재 확정된 공급 물량이 아니다.

다만 당시 계획만 놓고 보면 이번 저이용 공공부지 착공 목표의 약 16%에 해당한다. 서울 핵심 입지에 이미 확보한 공공부지인 만큼 향후 활용 방안을 다시 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개발 여건도 2020년과 달라졌다. 서울시는 2024년 11월 여의도 금융중심 지구단위계획을 확정하면서 여의도동 61-1·61-2 일대를 '학교시설 해제부지'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했다.

현재 제2종 일반주거지역인 이 61-2 부지는 향후 세부개발계획에 따라 용도지역 조정 등을 포함한 개발 방안을 다시 검토할 수 있다.

주변에서는 대교아파트 등 15개 단지가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 여의도 일대가 약 1만3000가구 규모의 신축 주거지로 재편될 전망이다.

6년 전 공공임대 300가구 계획을 그대로 되살리기보다 달라진 도시계획과 주거·업무 수요에 맞춰 공급 규모와 개발 방식을 다시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학교용지나 노후청사 등 도심에서 활용 가능한 다양한 부지를 공급에 활용한다는 정책 방향 자체는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과거 계획을 단순히 복원하기보다는 달라진 도시계획에 맞춰 공급 규모와 복합개발 방식을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서울의 추가 공급지를 놓고 협의를 이어가는 만큼 새 땅을 찾는 것과 함께 수년째 활용법을 찾지 못한 기존 공공부지의 해법을 내놓는 것도 공급정책의 실행력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김민지 기자(itismjkeem@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