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설재윤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전사 디지털 전환(DX)을 발판 삼아 AI 전환(AX)을 본격 추진하며 그룹 전반의 업무 프로세스 혁신에 나섰다.
단순한 IT 시스템 도입을 넘어 글로벌 협업 방식을 표준화하고, 데이터 기반 경영 체계를 완성해 다가올 '피지컬 AI' 시대를 선제적으로 준비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은 12일 양재 본사에서 '현대차그룹 AX 성과 발표회'를 개최하고, 2019년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해 온 전사 DX·AX 과정과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그룹은 DX의 본질을 '임직원의 일하는 방식 혁신'으로 정의했다. 이에 따라 2022년부터 지라(JIRA), 두레이(Dooray), 컨플루언스(Confluence) 등 협업 플랫폼과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기반 협업 도구인 'M365'를 순차적으로 도입해 글로벌 전 사업장의 협업 환경을 하나로 묶었다.
데이터 체계 개편도 함께 추진됐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원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구축해 연구개발, 생산, 품질, 판매 등 전 밸류체인에 분산된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연결했다. 이를 통해 개발 데이터가 생산과 품질 관리에 활용되고, 현장 판매 데이터가 다시 제품 개발 및 공정 개선으로 이어지는 데이터 선순환 구조를 완성했다.
이처럼 구축된 데이터 자산을 바탕으로 AI 활용도 조직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대표적 사례인 사내 생성형 AI 플랫폼 'H Chat Pro'는 보안이 확보된 환경에서 챗지피티, 제미나이, 클로드 등 다양한 외부 모델을 선택해 활용할 수 있는 전용 AI 플랫폼이다. 2025년부터 전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확대한 결과, 올 7월 기준 사용자 수 3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현대차·기아 일반·연구직의 약 80%에 달하는 수치다. 비개발자 직군도 업무에 필요한 AI 에이전트를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등 사내 AI 문화가 안착했다.
현장 업무에 적용된 AI 솔루션들 역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연구개발 분야의 ‘충돌안전 AI 어시스턴트’는 분산돼 있던 충돌 시험 데이터와 해석 자료를 통합 분석해 관련 자료 탐색 시간을 약 90% 단축했다.
제조 현장에서는 비전 AI 기반의 ‘AI 자동화 인식 서비스’가 차량 식별번호를 자동 판독해 연간 52.4억 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으며, 글로벌 70여 개 생산 거점으로 확대 적용됐다.
이 외에도 강화학습 AI를 결합해 불필요한 생산 중단 시간을 약 86% 줄인 ‘대차 정렬 최적화 기술’, 현업 엔지니어가 직접 제조 특화 에이전트를 개발·운영하는 'E-FOREST: POLARIS' 플랫폼 등이 현장에 적용됐다.
서비스 분야에서는 LLM 기반 '정비 지원 AI 서비스’로 정비 대응 시간을 약 42% 줄였으며, '고객 리뷰 대응 자동화 솔루션'을 통해 리뷰 1건당 처리 시간을 35분에서 5분 수준으로 대폭 축소했다. 현재 전체 리뷰의 85% 이상을 AI로 처리하고 있으며 오는 9월 전면 자동화를 앞두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렇게 축적된 DX·AX 역량을 기반으로 향후 차량, 로보틱스, 제조 현장 등 실물 세계와 AI가 결합하는 피지컬 AI 영역으로 혁신을 확장할 계획이다. 또한 그룹 내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 산업 전반의 AI 전환 및 중소기업 AX 지원에도 적극 나선다.
진은숙 현대차·기아 ICT담당 사장은 "현대차그룹의 목표는 AI를 가장 많이 쓰는 기업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 AI를 가장 제대로 활용하는 기업이 되는 것"이라며 "AX를 통해 축적한 데이터와 운영 경험, 실행 역량은 다가올 피지컬 AI 시대를 준비하는 가장 강력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설재윤 기자(jyseol@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