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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월째 역성장⋯무너지는 '식품공룡' SSM

6월 매출 10.8% 급감…7개월 연속 마이너스 역성장 늪
식품매출 10.6% 뚝…구매건수 줄며 점포당 매출 11%↓
물가상승·규제부담 겹쳐⋯생존 전략 재편 필요성 대두

[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신선식품 경쟁력을 앞세워 유통시장을 호령하던 기업형슈퍼마켓(SSM)이 7개월연속 역성장 늪에 빠졌다. 전체 매출 가운데 90%이상을 차지하는 핵심상품군이 흔들리면서 '식품강자'라는 업태 정체성마저 휘청이는 모양새다. 쿠팡을 비롯한 온라인 플랫폼과 편의점이 신선식품 영역을 빠르게 잠심해 SSM이 지녔던 입지 역시 좁아지고 있다.

서울의 한 기업형슈퍼마켓(SSM) 내부 전경. [사진=진광찬 기자]

4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SSM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0.8% 줄었다. 지난해 12월 감소세로 돌아선 후 7개월째 마이너스 흐름이다.

올해 1월(-4.4%)부터 시작된 하락세는 3월 -8.6%, 4월 -6.9%, 5월 -8.0%를 거쳐 6월 들어 두 자릿수로 확대됐다. 분기 기준으로는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4개 분기연속 뒷걸음질 쳤다.

문제는 SSM 성장을 이끌던 식품부문 부진이 심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6월 기준 SSM 전체 매출에서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92.9%에 달한다. 식품 흥망이 곧 사업성패를 가르는 구조다. 하지만 같은달 식품매출은 전년대비 10.6% 급감했다.

세부적으로는 가공식품 매출이 12.2% 줄었고 농수축산은 10.4%, 신선·조리식품은 8.9% 감소했다. 과거 실적을 견인하던 식품경쟁력 약화가 도리어 전체 실적을 끌어내리는 독이 된 셈이다.

매장 생산성 지표도 악화일로다. 같은기간 SSM 구매건수는 9.7% 줄었고 1인당 구매단가 또한 1.3% 하락했다. 소비자가 매장을 찾는 발길 자체가 줄면서 점포당 매출은 11.0%나 꺾였다.

유통업계에서는 SSM 부진을 단순한 소비침체 여파가 아닌 유통채널간 주도권 변화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과거 SSM은 대형마트보다 가깝고 편의점보다 다양한 식품을 갖춘 채널로 확실한 입지를 다졌다. 특히 집 근처에서 필요한 식재료를 신선하게 살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를 끌어모은 핵심동력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이커머스 업체들은 새벽배송과 당일배송을 앞세워 편의성을 극대화했고 편의점은 소용량 신선식품과 간편식(HMR) 라인업을 파격적으로 넓히며 장보기 수요를 빠르게 흡수했다.

결과적으로 SSM은 대형마트 대비 가격경쟁력이 부족하고 온라인 대비 배송 편의성도 떨어지는 중간채널로 전락했다.

식품에 과도하게 쏠린 수익구조 역시 한계로 지적된다. 특정품목 전문성을 뜻하던 식품비중이 시장 주도권을 빼앗긴 상황에서 실적 전체를 위협하는 위험요인으로 작용해서다. 최근 먹거리 물가가 오르면서 소비자들이 식재료 구매에 민감하게 반응해 구매 규모를 줄인 점도 타격을 더했다.

서울의 한 편의점에서 다양한 신선식품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여기에 대형마트와 동일하게 적용받는 유통산업발전법상 의무휴업 및 영업시간 제한 규제는 유연한 점포 전략을 방해하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과 편의점이 규제 밖에서 사세를 확장하는 동안 SSM은 발이 묶인 채 대응 타이밍을 놓쳤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SSM이 생존하려면 기존 성공방식을 버리고 신선식품 사업모델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지역농가와 연계한 로컬푸드 확대, 상권 맞춤형 특화매장 전환, 즉석조리식품 강화 등이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SSM이 지닌 가장 큰 리스크는 식품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이라며 "가격과 배송경쟁에서 밀릴 경우 사업기반 전체가 흔들릴 수 있는 만큼 차별화한 오프라인 경험을 제공하는 전면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