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미국 의회가 애플을 비롯한 미국 기업들이 중국산 메모리 반도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공식 요구했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메모리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중국 업체에 의존하는 것은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16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존 물레나르 미국 하원 중국특별위원회 위원장과 조지 화이트사이즈 의원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미국 기업의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D램과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낸드플래시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원들은 "중국산 반도체에 의존하는 것은 미국의 국가안보와 경제안보, 공급망 안보를 위협하는 일"이라며 "특히 AI 시대에는 메모리가 핵심 전략 자산이 된 만큼 중국 업체에 시장을 내줘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번 요구는 애플이 최근 미국 정부에 CXMT 메모리 사용 승인을 요청한 사실이 알려진 이후 나왔다. FT는 앞서 애플이 글로벌 D램 공급 부족으로 중국에서 판매하는 일부 제품에 CXMT 메모리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의원들은 애플뿐 아니라 다른 미국 기업들도 메모리 부족을 이유로 중국산 제품 도입을 검토하고 있을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들은 CXMT를 미국 상무부의 수출 통제 명단인 엔터티리스트(Entity List)에 추가하고, 이미 제재 대상인 YMTC에 대해서도 규제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한국과 일본, 유럽연합(EU) 등 동맹국과 협력해 중국 메모리 업체들이 글로벌 공급망으로 영향력을 넓히지 못하도록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요구가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글로벌 메모리 업체의 입지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미국 기업들이 중국산 메모리를 사용할 수 없게 되면 한국과 미국 업체에 주문이 더 몰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서한은 미국 의회의 요구일 뿐 아직 정부 정책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향후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받아들여 추가 규제에 나설지가 관심사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