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종수 기자] 2026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장 최철, 이하 소리축제)가 8월 12일부터 16일까지 닷새간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북특별자치도 일원에서 개최된다.
올해로 25회차를 맞는 소리축제는 화려한 무대장치나 자극적인 볼거리보다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우리 소리의 본질과 공동체의 정신에 집중한다.
축제의 이름처럼 세계를 향해 나아가면서도 그 출발점은 가장 한국적인 소리의 뿌리에 둔다.

◇ 흩어진 소리를 하나의 ‘판’으로 모으다
올해 소리축제의 주제는 ‘소리의 숨결, 모아 판으로’다. 이는 흩어진 소리와 사람, 전통과 현재를 하나의 판으로 모아내겠다는 의미를 담는다.
개막식과 폐막식은 축제의 시작과 끝을 잇는 상징적인 무대로 펼쳐지며, 판소리와 산조, 시나위, 굿, 농악까지 한국 전통예술의 원형이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이번 축제는 관객이 객석에서 공연을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연희자와 함께 호흡하고, 소리와 장단을 따라 웃고 울며, 모두가 하나의 ‘판’을 완성하는 경험을 선사한다.
전통예술이 지닌 생명력과 공동체 정신을 가장 본질적인 방식으로 만날 수 있는 시간이 된다.
◇명창의 숨결, 350년 전 17세기의 시간을 잇다
축제의 중심에는 역시 판소리가 있다. 소리축제의 대표 프로그램인 <판소리 다섯바탕>은 전북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당대 최고의 명창들이 출연해 관객들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눈대목을 선보인다.
객석과 무대의 경계를 최소화한 공간에서 울려 퍼지는 한 소절 한 소절은 명창의 숨결과 북장단의 떨림까지 생생하게 전하며 우리 소리의 진수를 보여준다.
이어 <젊은판소리 다섯바탕>에서는 판소리의 미래를 이끌어갈 차세대 소리꾼들이 무대에 오른다.
전통의 문법 위에 자신만의 감각을 더한 이들의 무대는 판소리가 과거의 예술이 아니라 지금도 살아 숨 쉬는 현재의 음악임을 증명한다.
◇전통은 젊어지고, 소리는 미래를 만난다
판소리뿐 아니라 한국 전통음악의 다채로운 깊이도 함께 펼쳐진다. <산조의 밤>에서는 박대성과 박범훈 명인이 즉흥성과 예술성의 정수를 담아낸 무대를 선보이며, <오늘의 시나위>에서는 전통을 기반으로 새로운 감각을 더한 신진 예술가들이 한국 전통음악의 미래를 제시한다.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전통은 이번 축제를 통해 젊은 감각과 만나 새로운 생명력을 얻고, 관객들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하나로 연결되는 특별한 시간을 경험하게 된다.
◇굿이 축원이 되고, 농악이 공동체를 깨운다
굿과 농악은 이번 축제에서 ‘판’의 정신을 가장 생생하게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강릉단오제보존회 <강릉단오굿>은 축원과 화합의 에너지를 전하며 모두의 안녕을 기원하고 김소라 <여성농악 – 안녕, 평안굿>은 여성 연희자의 생명력과 공동체 정신을 현대적인 음악 언어로 새롭게 풀어낸다.
고창농악보존회의 <만두레 풍장굿>은 김매기 노동 속에서 피어난 흥과 신명을 무대 위에 되살린다.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서로를 위로하고 힘을 보태며 살아온 우리 공동체의 삶과 지혜를 오늘의 관객들에게 다시 전하는 시간이다.
김정수 소리축제 집행위원장은 “우리 선조들에게 ‘판’은 단순한 공연장이 아니라 슬픔을 나누고 기쁨을 더하며 삶을 위로받던 상생과 소통의 공간이었다”며 “이번 축제는 연희자와 관객의 경계를 허물고 모두가 하나 되어 어우러지는 ‘판의 정신’을 복원하는 데 집중했다. 화려한 겉포장 대신 한국 전통예술이 가진 날것 그대로의 감동과 연대의 신명을 온전히 전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북=박종수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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