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정부가 용인·평택에 이어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속도를 내면서 반도체 인재 확보가 국가 경쟁력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반도체 전공 정원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장에서 원하는 것은 실제 반도체를 설계하고 제작해본 실무형 인재인 만큼, 대학의 교육 방식도 함께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혁재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이 14일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반도체공동연구소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abcb2d7b76a8ad.jpg)
이혁재 서울대 공과대학 교수 겸 반도체공동연구소장은 14일 아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반도체 인재의 경쟁력은 프로젝트 경험에서 나온다"며 "학생들이 직접 반도체를 설계하고 가능하면 시제품까지 제작해보는 교육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교육이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가 전국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면서 산업계의 인력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국내 반도체 산업에 필요한 인력이 오는 2031년 30만4000명까지 늘어나지만, 인력 양성 규모는 이를 따라가지 못해 약 5만4000명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교수는 프로젝트 경험과 함께 AI 시대에 맞는 교육 방식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전에는 많은 지식을 아는 것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AI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더 중요해졌다"며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문제를 정의하고 AI를 활용해 해결한 뒤 그 결과를 검증하는 능력"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학이 이런 교육을 하기에는 현실적인 한계도 크다. 반도체 설계에는 전자설계자동화(EDA) 프로그램과 시제품 제작(MPW), 각종 실습 장비가 필요한데 비용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이혁재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이 14일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반도체공동연구소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96b0afcf42efd9.jpg)
그는 새로운 해법으로 대학 간 공동 교육을 제안했다.
이 교수는 "모든 대학이 설계와 공정, 패키징, 테스트 시설을 갖추기 어렵고 한계가 있다"며 "지역 대학들이 각자 특화 분야의 실습 시설을 구축하고 학생들이 원하는 수업은 다른 대학에서도 들을 수 있는 공동 교육 체계를 만들면 훨씬 효율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비와 EDA, MPW도 대학마다 각각 구축하기보다 공동으로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며 "정부도 교육 인프라 구축에 적극 투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는 국내 최고 수준의 반도체 연구 인프라를 갖춘 연구시설이다. 이 교수는 연구소 내 시스템반도체산업진흥센터의 센터장도 맡고 있다.
시스템반도체산업진흥센터는 산학 협력과 창업, 기술 사업화, 인재 양성을 지원하며 대학과 산업계를 연결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지난달에는 세계적인 반도체 액셀러레이터 '실리콘카탈리스트'와 파트너십 데이를 개최하는 등 국내 시스템반도체와 팹리스 스타트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도 지원하고 있다.

이 교수는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와 시스템반도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술력이 있어도 실제 사용 사례가 없으면 시장에서 선택받기 어렵다"며 "정부와 공공기관이 먼저 국산 반도체를 도입해 레퍼런스를 쌓아줘야 기업도 경쟁력을 키우고 해외 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산 NPU를 학생들이 직접 사용하고 연구할 수 있도록 대학을 지원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했다. 미국 유학 시절 대학에서 시중의 슈퍼컴퓨터를 자유롭게 활용하며 연구했던 경험을 떠올리면서다.
이 교수는 "대학에서 국산 NPU를 활용해 연구도 하고, 직접 사용해보면 학생들도 더 많이 배울 수 있고 기업들은 레퍼런스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민간보다 대학에서 이 역할을 잘 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혁재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이 14일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반도체공동연구소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https://image.inews24.com/v1/0ef7f3bfa5dffb.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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