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풀무원식품의 일본사업 부진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신용등급까지 한 단계 하락하면서 수익성과 재무안정성 개선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 사업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일본법인의 적자가 이어지는 데다 건강케어부문 부진과 대규모 설비투자까지 겹치면서 현금창출력 개선이 늦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충북 청주 오송바이오폴리스 내 풀무원기술원. [사진=풀무원]](https://image.inews24.com/v1/53798c2b3d50ee.jpg)
14일 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풀무원식품의 장기신용등급을 'A- 부정적'에서 'BBB+ 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풀무원과 풀무원식품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신용등급도 'BBB+ 부정적'에서 'BBB 안정적'으로 낮췄다.
나신평은 해외사업과 건강케어부문의 실적 부진, 제한적인 현금창출력, 지속적인 설비투자 부담 등을 등급 하향 배경으로 제시했다. 미국과 중국법인은 최근 실적이 개선되고 있지만 일본법인의 손실이 이어지면서 해외부문 전체가 안정적인 영업흑자 구조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일본법인의 2021~2025년 평균 영업이익률은 -7.9%다. 매출도 2024년 983억원에서 지난해 866억원으로 약 12% 감소했다. 2023년까지 1000억원을 웃돌았던 매출이 2년 연속 줄어든 것이다.
올해 1분기 일본법인 매출 역시 1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3% 줄었다. 풀무원 해외사업 전체 영업손실은 같은 기간 53억원에서 3000만원으로 크게 줄어 손익분기점 수준까지 개선됐지만 일본법인의 외형 감소와 적자 구조는 이어졌다.
일본사업 부진에는 현지 소비 위축과 경쟁 심화, 노후 설비와 고정비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주력 제품 '두부바'는 누적 판매량 7000만개를 넘겼지만 최근 경쟁 제품 증가로 성장세가 둔화했고 유부와 두부 등 기존 제품군도 원재료와 에너지 비용 상승의 영향을 받고 있다.
풀무원은 일본 현지 생산공장을 기존 5곳에서 3곳으로 통폐합하고 생산 거점을 효율성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두부바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건강 간식과 상온 제품, K푸드 간편식 등으로 제품군을 넓혀 실적 반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비빔밥과 잡채, 짜장면을 냉동 한 그릇 식사로 구현한 'K-원볼밀'을 일본을 비롯해 미국과 중국, 유럽 시장에 선보이며 새로운 수요 발굴에 나선다.

해외사업의 성과가 모두 부진한 것은 아니다. 미국법인의 올해 5월 누적 두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8% 증가한 1078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두부 매출의 약 70%를 차지하는 워터팩 두부 매출은 23.9% 증가한 799억원으로 집계됐다. 고단백 두부와 가공 두부 매출도 각각 13% 이상, 9% 넘게 성장했다.
풀무원은 지난 3월 미국 매사추세츠주 에이어 두부공장 증설을 완료해 생산능력을 기존의 2배로 확대했다. 연내 캘리포니아주 풀러튼 공장의 연순두부 생산설비까지 늘려 대형 유통채널과 외식·식자재 기업간거래(B2B) 시장을 추가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중국법인도 파스타와 냉동김밥 등 고수익 제품과 온라인·회원제 채널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해외 투자가 실제 현금창출력 개선으로 이어지는 속도다. 풀무원식품은 최근 5년간 연평균 1057억원을 설비투자에 지출했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미국과 일본 법인에 출자한 금액도 2942억원에 달한다.
투자 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영구채로 불리는 신종자본증권 의존도도 높아졌다. 풀무원식품의 신종자본증권 잔액은 2021년 685억원에서 지난해 2262억원으로 세 배 이상 증가했다. 최근 발행분은 과거보다 금리가 높아지는 등 조달 조건도 악화됐다.
이에 따른 현금 유출 부담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신종자본증권 수익분배금은 123억원으로 영업이익 646억원의 19%에 해당한다. 여기에 이자비용 228억원을 더하면 이자와 수익분배금으로 지출된 금액은 총 351억원으로 영업이익의 절반을 넘어선다.
신종자본증권은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돼 부채비율을 낮추는 효과가 있지만 정기적인 수익분배금 지급은 실질적인 현금 부담으로 작용한다.
풀무원 관계자는 "일본법인은 현지 대두와 채종유, 에너지 단가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이 지속된 가운데 식품 가격 상승에 따른 소비 위축과 두부바 성장세 둔화 등으로 전년 대비 적자 폭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하반기부터 생산 거점을 효율성 중심으로 통합 운영해 비용 구조를 최적화하고 있다"며 "기존 주력 제품인 두부바의 내실을 다지는 동시에 새로운 K푸드 제품을 출시하고 카테고리를 확대해 실적 반등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서윤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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