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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800조 호남 반도체…"호남은 AI 데이터센터가 적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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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박사 인력은 수도권 남부 집중
19.1GW 수요 vs 14.2GW 실효용량
산업부 "거점 다변화해야"...국힘 "속도보단 검증"

[아이뉴스24 권서아 기자]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통해 총 800조원 규모로 서남권에 신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하는 가운데 호남에는 반도체 공장보다 AI 데이터센터가 지역 여건에 더 적합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13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 대계, 진정한 지역균형발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토론회에서는 정부가 추진하는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를 놓고 전문가들과 정부가 상반된 의견을 내놨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400조원 투자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9일 만에 광주 군공항을 후보 부지로 확정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 대계, 진정한 지역균형발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권서아 기자]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 대계, 진정한 지역균형발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권서아 기자]

전문가들은 반도체는 공장만 짓는 산업이 아니라 연구개발(R&D) 인력과 협력업체, 대학이 함께 모인 산업 생태계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집적 산업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현숙 숭실대 경제통상대학 부학장(전 여성가족부 장관)은 "반도체 인력의 근무 선호 지역은 사실상 경기 남부가 마지노선"이라며 "석·박사급 연구인력과 협력업체가 집적된 용인 클러스터도 아직 완성되지 않은 만큼 기존 클러스터부터 먼저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호남은 반도체 공장보다 AI 데이터센터가 지역 여건에 더 적합하다"며 "재생에너지 활용이 쉽고 초순수 부담도 적어 현대자동차가 새만금에서 추진하는 AI 데이터센터와 수소 사업처럼 이차전지·그린수소·해상풍력 등 기존 산업과 연계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제안했다.

호남의 높은 전력자급률이 곧 반도체 공장 운영이 가능함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왔다. 반도체 공장은 24시간 안정적인 전력과 초순수를 공급받아야 하는 만큼 발전량보다 피크 시간대 실제 공급 능력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박주헌 동덕여대 경제학과 교수(전 에너지경제연구원장)는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와 AI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면 호남의 피크 전력수요는 현재 11.8기가와트(GW)에서 19.1GW로 늘어나지만 실효용량은 14.2GW 수준"이라며 "한빛원전 1·2호기의 계속운전에 차질이 생기면 공급 여력은 더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박준홍 연세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는 "정부가 제시한 하루 65만톤 용수 공급 계획은 실제 기업 투자 규모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산정된 수치"라며 "2022~2023년 남부권 가뭄 같은 극한 기후까지 고려해 용수 공급 계획을 다시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호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 책임연구원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에너지 정책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며 "원전을 포함한 장기적이고 일관된 국가 에너지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정부는 장기적으로 생산거점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김창완 산업통상부 반도체과 팀장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추진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부지 확장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대만과 일본도 공급망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생산시설을 분산하고 있는 만큼 정부도 전력과 용수 문제를 관계 부처와 함께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국회의원 연구단체 '인구와 기후 그리고 내일'과 나경원 의원을 비롯한 7명의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했다. 참석 의원들은 정부가 기업 주도의 입지 선정이 아닌 정치 논리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절차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권서아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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