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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근거 없인 신뢰도 없다”…한국 행동분석의 미래를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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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문가 400명 집결…응용행동분석의 윤리성과 당사자 자기결정권 강조

[아이뉴스24 박준표 기자]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그치지 않고 당사자의 권리와 선택을 존중하는 응용행동분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 행동분석 전문가 400여명이 한자리에 모여 과학적 엄밀성과 윤리, 사회적 신뢰를 바탕으로 한국 응용행동분석의 미래와 새로운 역할을 모색했다.

한국행동분석학회는 지난 11일 ‘포용과 권리,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현대 응용행동분석(ABA) 패러다임’을 주제로 나사렛대학교에서 2026년 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전국의 행동분석 전문가와 특수교육 교사, 치료사, 대학원생, 관련 분야 종사자 등 약 400명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행동과학이 지향해야 할 과학적 엄밀성과 윤리적 가치, 사회적 책임을 중심으로 응용행동분석의 현재와 미래를 논의했다.

한국행동분석학회 하계학술대회 [사진=나사렛대]

기조강연은 미국 럿거스대학교 강성우 교수가 맡았다.

강 교수는 첫 번째 강연에서 자폐스펙트럼장애(ASD) 성인을 위한 연구 동향과 지원 방향을 소개했다. 아동기 이후 성인기로 접어드는 자폐 당사자들이 겪는 지원 공백과 어려움을 짚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연구와 실천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두 번째 강연에서는 자폐 지원 분야에서 확산하는 허위·왜곡 정보가 응용행동분석 전문직과 현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잘못된 정보가 전문적 판단을 흐리고 사회적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전문성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주제발표에서는 응용행동분석의 발전 방향을 교육·윤리·전문가 양성·학교 현장 등 다양한 관점에서 조망하는 논의가 이어졌다.

고은혜 박사(미국 텍사스 A&M대학교)는 초기 언어행동 연구의 기능적 접근과 교육적 시사점을 제시했다. 특히 영유아기 언어행동을 단순한 언어 습득의 문제가 아닌 기능과 환경의 상호작용이라는 관점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홍이레 교수와 서민경 교수(백석대학교)는 ‘순응에서 동의로: 응용행동분석 임상의 윤리적 기준과 실천적 함의’를 주제로 발표했다.

두 교수는 최근 국제 행동분석 분야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당사자의 자발적 동의와 수용’ 개념을 소개하고 단순히 대상자의 순응을 이끌어내는 데 그치는 접근에서 벗어나 당사자의 의사와 선택권, 자기결정권을 존중하는 지원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현대 응용행동분석이 행동 변화의 효과만을 평가하는 데서 나아가 지원을 받는 당사자의 권리와 존엄성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를 중요한 윤리적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전문가 양성체계의 표준화와 전문성 강화 필요성도 제기됐다.

최진혁 교수(부산대학교)는 ‘행동중재 전문가 양성을 위한 역량기반 표준 교육과정 개발’을 주제로 국내 행동분석 전문가 양성체계의 표준화와 전문성 강화 방안을 제안했다.

박계신 교수(나사렛대학교)는 ‘학교 기반 긍정적 행동지원 실행에서 행동분석가 윤리강령 실천 지침 개발 기초 연구’를 발표했다.

박 교수는 학교 현장에서 긍정적 행동지원(PBS)을 실천할 때 필요한 윤리 기준과 행동분석가의 전문적 책무성을 제시하며 현장 적용 과정에서도 과학성과 효과성뿐 아니라 학생의 권리와 존엄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합토론은 백종남 교수(우석대학교)가 맡아 과학적 엄밀성과 윤리성, 사회적 신뢰를 바탕으로 한 국내 응용행동분석의 미래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

토론에서는 응용행동분석의 사회적 신뢰를 높이기 위해 과학적 효과성뿐 아니라 당사자의 권리와 선택을 존중하고 전문가의 윤리적 기준과 책무성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박계신 교수(한국행동분석학회장)은 “이번 하계학술대회는 응용행동분석의 과학적 근거와 윤리적 가치, 당사자의 권리 존중이라는 현대적 패러다임을 함께 논의한 의미 있는 자리였다”며 “앞으로도 행동분석이 교육·복지·의료·지역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학문적 연구와 실천적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국행동분석학회는 행동과학과 응용행동분석의 학문적 발전과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학술대회와 연수회를 열고 학술지를 발간하는 등 다양한 학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천안=박준표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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