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 산업 경제
정치 사회 문화·생활
전국 글로벌 연예·스포츠
오피니언 포토·영상 기획&시리즈
스페셜&이벤트 포럼 리포트 아이뉴스TV

도지사 바뀌었는데 ‘힘쎈충남’은 그대로…박수현의 이례적 선택

본문 글자 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민선 8·9기 도정 비전 나란히 공존…“과거 지우기보다 계승”, 간판·집기 교체 최소화

[아이뉴스24 정종윤 기자] 도지사가 바뀌었지만 전임 도정의 상징은 사라지지 않았다. 민선 9기 ‘통(通)하는 충남’이 출범한 지 보름이 다 돼가지만 충남도청과 내포신도시 관문 곳곳에는 김태흠 전 지사의 민선 8기 도정 비전인 ‘힘쎈충남 대한민국의 힘’ 간판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새 도정 출범과 동시에 전임자의 흔적을 지우는 관행과 달리, 박수현 충남지사는 이를 그대로 남겼다. 전임 도정의 성과를 계승하겠다는 뜻과 함께 수십억원에 이르는 교체 비용까지 아끼는 ‘계승의 정치’가 충남도정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충남도청의 정문 격인 북측 지하주차장 입구 왼쪽 오르막길과 내포신도시 고속·시외버스 정류소 오른쪽 뒤편에는 지금도 똑같은 문구를 새긴 입체 간판이 서 있다.

‘힘쎈충남 대한민국의 힘’.

박수현 충남도지사 집무실 [사진=충남도]

김태흠 전 충남지사가 이끌었던 민선 8기의 도정 비전이다. 내포신도시 제1의 관문인 홍북터널 양쪽 끝 상단에서도 ‘힘쎈충남’ 입체 간판은 여전히 붉은빛을 밝히고 있다.

박수현 충남지사의 민선 9기 ‘통(通)하는 충남’이 출범한 지 보름이 다 돼가지만 도청과 충남의 관문 곳곳에서는 전임 도정의 상징이 새 도정의 비전과 나란히 공존하고 있다. 새로운 도지사가 취임하면 전임자의 흔적부터 지우던 과거의 관행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충남도에 따르면 도청사·사업소 건물 안팎과 도로변 등에 설치된 도정 비전 간판·구조물·표지판·시트지는 모두 72개다. 이 가운데 민선 8기 도정 비전인 ‘힘쎈충남’을 담은 시설물은 7개로 집계됐다.

통상 새로운 도정이 출범하면 도지사 이·취임 사이 야간시간대까지 활용해 도 본청과 사업소 곳곳의 도정 비전 간판을 새 문구로 교체해 왔다. 그런 점에서 민선 8기와 9기의 도정 비전이 한 공간에 함께 존재하는 현재의 모습은 이례적이다.

충남도 안팎에서는 이를 단순한 간판 존치가 아닌 박수현 지사의 ‘전임 도정 계승’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으로 보고 있다. 새 도정의 정체성을 강조하기 위해 이전 도정의 흔적을 지우기보다, 성과와 역사를 인정하고 이어받겠다는 메시지라는 것이다.

박 지사는 취임 전 인수위원회인 ‘통(通)하는 충남 준비위원회’ 종합보고 당시부터 이런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당시 “힘쎈충남 대한민국의 힘, 좋은 문구 아니냐”며 도정 비전 간판 교체를 최소화하고 홍북터널 등에 설치된 대형 입체 간판도 그대로 두자는 뜻을 밝혔다.

지난 1일 취임사에서도 전임 도정에 대한 존중과 계승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박 지사는 취임식에서 “1995년부터 시작된 민선 충남도정은 우리 지역을 발전시키기 위한 피땀 어린 몸부림이었다”며 “이후 도정의 흐름은 도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양승조 38대 지사님의 ‘복지충남’, 우리 지역에 정부와 기업의 많은 투자를 이끌어낸 39대 김태흠 지사님의 ‘힘쎈충남’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지난 도정의 역사는 당시 도민들의 시대적 요구에 응답한 것으로서 모두 존중받아야 마땅하다”며 “저 또한 지난 도정들을 계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계승의 원칙’은 간판에만 머물지 않는다. 도지사 집무실의 집기와 관용차량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전임 도정의 물품을 교체하지 않고 계속 사용하면서 상징적 의미와 함께 상당한 예산 절감 효과까지 거두고 있다.

박 지사는 현재 집무실·접견실·휴게실의 책상과 회의 테이블·의자·손님용 의자 등을 모두 전임 도정에서 물려받아 사용하고 있다. 새로 마련한 것은 집무용 의자 2개뿐이다.

도지사 집무실 등의 집기는 2012년 충남도청이 내포신도시로 이전할 당시 일괄 구입한 것이다. 이후 13년 6개월 넘게 정비와 수리를 거쳐 사용해 왔다. 민선 7·8기 8년 동안 필요에 따라 26개를 추가 구매해 현재 모두 63개의 집기가 자리 잡고 있다.

이들 집기는 각종 회의와 방문·접견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이 사용하면서 크고 작은 파손이 생겼지만 도는 교체보다 수리를 택하고 있다. 도지사의 장기 출장 기간 등을 활용해 낡거나 손상된 부분을 손보는 방식이다.

도지사 전용 관용차인 이른바 ‘1호차’도 여러 도정을 거쳐 계속 사용되고 있다. 2018년 7월 등록된 승용차를 민선 7기와 8기에 이어 민선 9기에서도 그대로 이용 중이다. 도지사가 바뀔 때마다 집기나 차량을 새것으로 교체하는 대신 사용할 수 있는 물품은 최대한 오래 쓰겠다는 방침이다.

‘힘쎈충남’ 문구가 인쇄된 도정신문 포장 비닐도 버리지 않는다. 충남도는 남아 있는 포장 비닐을 폐기하는 대신 앞으로 2개월여 동안 모두 사용할 계획이다. 작은 소모품 하나까지도 새 도정 출범을 이유로 일괄 폐기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내포정류소 인근 입체간판 [사진=충남도]

충남도는 이 같은 선택이 단순한 절약 차원을 넘어 전임 도정에 대한 존중과 행정의 연속성을 보여주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한다.

도 관계자는 “전임 도지사의 비전이 담긴 간판을 당장 없애지 않은 데서는 충청 특유의 넉넉함과 도정 계승 의지를 엿볼 수 있다”며 “집기를 교체하지 않은 것 역시 과거 형님의 물건을 동생이 물려받아 사용하던 따뜻한 미풍양속과 닮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간판 철거와 재설치에만 수억원이 들고, CI 교체까지 포함하면 30억원 안팎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파악된다”며 “가뜩이나 녹록지 않은 재정 상황에서 ‘통하는 충남’은 앞선 도정을 지우는 대신 계승하고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은 그대로 쓰는 방식으로 상당한 예산 절감 효과까지 거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지사가 바뀌었지만 홍북터널의 ‘힘쎈충남’은 여전히 붉은빛을 밝히고 있다. 전임자의 구호를 서둘러 떼어내는 대신 그대로 남겨둔 박수현 지사의 선택은 민선 9기 충남도정이 내세운 ‘계승과 통합’의 방향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장면이 되고 있다.

/내포=정종윤 기자([email protected])



주요뉴스


공유하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해주세요.
alert

댓글 쓰기 제목 도지사 바뀌었는데 ‘힘쎈충남’은 그대로…박수현의 이례적 선택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댓글 바로가기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TIMELINE



포토 F/O/C/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