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현창민 기자] 현재 평균 대한민국 학생들의 평균 수준은 나날이 진화하며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중고등학생 프로젝트에서는 대학, 기업과 같은 전문기관과의 협업이나 지원이 부족한 실정이다. 학생들이 이뤄낸 교육적 성과가 지속 가능한 미래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이제 한 단계 더 높은 차원의 선결과제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바로 학생들이 교실 안에서 배운 지식을 현실 세계와 연결하고, 나아가 지역 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고등학교 단계에서의 산학연계 생태계 구축’이다.
필자가 속한 'BiYeon Racing' 팀은 제주에서 활동하는 고등학생들로 구성된 STEM Racing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다. 차량 설계부터 제작, 브랜딩, 마케팅, 후원 유치까지 프로젝트의 전 과정을 학생들이 직접 주도하며 세계 대회를 준비해 왔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마주한 가장 큰 장벽은 공학적인 기술이나 차량 설계의 난이도가 아닌, 학생들의 아이디어를 현실로 구현해 줄 전문가를 찾고, 기업 및 산업 현장과 소통할 수 있는 '연결 고리'의 부재였다.
세계 무대에서 만난 해외 팀들은 이미 대학 연구실, 기업 엔지니어, 지역 제조업체와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함께 성장하고 있었다. 반면 우리나라는 청소년들의 열정과 역량이 세계 수준에 뒤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산업 현장과 이어줄 공식적인 창구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우리가 직접 경험하며 느낀 산학연계의 문제점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학생과 기업이 소통할 수 있는 공식 협력 창구의 부재다. 어떤 기업이 학생 프로젝트에 관심이 있는지, 어디로 제안서를 보내야 하는지 알 수 없어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둘째, 접근하기 어려운 의사결정 구조다. 공식적인 시스템이 없다 보니 협력이 개인적인 네트워크에 의존하게 되는 한계가 있다. 셋째, 신뢰 형성의 장벽이다. 기업 입장에서 검증되지 않은 고등학생 팀을 파트너로 신뢰하기란 쉽지 않다. 기회를 얻기 위해서는 경험이 필요하지만, 경험을 쌓으려면 기회가 필요한 역설적인 순환에 갇히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제주가 단순한 교육도시를 넘어 미래 혁신의 중심지로 거듭나기 위해 세 가지 정책적 제언을 드리고자 한다.
첫째, 학생과 기업·기관을 잇는 공식 소통 플랫폼의 구축이 필요하다. 거창한 시스템이 아니더라도 멘토 풀(Pool) 등록, 기업 담당 창구 일원화, 프로젝트 소개 페이지 운영 등 작은 네트워킹 프로그램부터 시작할 수 있다. 제주는 이미 우수한 국제학교들과 다양한 공공·민간 기관이 밀집해 있어 이러한 실험을 시작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둘째,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협업 접근성의 확대다. 산학협력을 반드시 거대한 연구 프로젝트로만 국한할 필요는 없다. 단 한 번의 기술 자문, 짧은 기업 방문과 피드백 세션만으로도 학생 프로젝트의 방향성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대학생에게 집중되어 있던 인턴십과 멘토링의 기회가 준비된 고등학생들에게도 문을 열어주어야 한다.
셋째, 도전과 성장을 지원하는 문화의 조성이다. 학생들의 프로젝트는 처음부터 완벽할 수 없으며 시행착오를 동반하기 마련이다. 기업과 지역사회가 이들을 완성된 결과물로만 평가하기보다,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가진 미래의 파트너로 바라보고 과정에 함께해 주는 포용적인 문화가 확산되어야 한다.
제주는 이미 강력한 교육 인프라를 갖춘 'Education City'다. 이제는 학생들이 품은 아이디어가 혼자 사라지지 않도록 외부의 전문성과 연결해 주는 도시, 학생들이 마음껏 도전하고 실험하며 실제 산업의 활력을 불어넣는 'Innovation City'로 나아가야 할 때다.
이 때 국제학교에서 먼저 미래의 도화선에 불을 지펴 전국으로 좋은 영향을 확산해 학교와 기업, 그리고 지역사회가 함께 고등학생들의 가능성을 믿고 첫 번째 문을 열어줄 때, 제주를 넘어 대한민국 전체의 미래 교육 생태계는 더욱 견고하고 역동적으로 진화할 수 있다.
/제주=현창민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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