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황세웅 기자] LG전자가 대만법인 설립 25주년을 맞은 가운데 TV, 세탁기, 스타일러, 공기청정기, 제습기 등 5개 제품군에서 시장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고온다습한 기후와 제한적인 주거공간, 높은 프리미엄 제품 수요에 맞춘 제품 전략이 현지 시장에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LG전자는 최근 대만 타이베이 신이구 A13 원동백화점에서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현지 시장 전략을 설명했다. 신이구는 대형 백화점과 쇼핑몰, 오피스 빌딩이 밀집한 타이베이 대표 상권이다.
![김건일 LG전자 대만법인장이 대만 타이베이 신이구 A13 원동백화점 8층 매장에서 LG전자의 대만 시장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황세웅 기자]](https://image.inews24.com/v1/f046ea9190d872.jpg)
A13 원동백화점 8층 LG전자 매장에는 올레드 TV, 세탁기, 스타일러, 공기청정기, 제습기, 이동형 스크린 등이 전면에 배치돼 있었다.
김건일 LG전자 대만법인장은 대만 시장을 "작지만 프리미엄 수요가 큰 시장"으로 설명했다.
그는 "대만은 경상남북도를 합친 크기밖에 안 되고 인구도 2350만명 수준"이라면서도 "소비자들의 고급 제품 수요가 높고, 아시아 다른 국가보다 제품 평균판매단가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탁기를 예로 들면 태국의 수요가 대만보다 훨씬 많지만, 금액 기준으로 보면 차이가 크지 않을 정도"라며 "대만은 규모보다 프리미엄 수요를 봐야 하는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대만은 LG전자에 쉬운 시장은 아니었다. 과거 한국산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지 않았고, 일본 브랜드가 오랜 기간 가전 시장에서 강세를 보여왔다.
김 법인장은 "과거에는 대만 현지에서 한국산을 별로 선호하지 않는 분위기가 있었다"며 "올해 대만법인이 25주년을 맞았는데, 앞선 선배들이 24년 동안 그 인식을 깨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김건일 LG전자 대만법인장이 대만 타이베이 신이구 A13 원동백화점 8층 매장에서 LG전자의 대만 시장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황세웅 기자]](https://image.inews24.com/v1/905e125548348c.jpg)
LG전자가 현지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낸 제품은 스타일러다.
대만은 비가 잦고 습도가 높아 의류 관리 수요가 크다. 오토바이 이용자가 많아 외부 먼지와 냄새를 관리하려는 수요도 있다. LG 스타일러는 대만 시장에서 약 95%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최근 3년간 연평균 성장률도 약 50% 수준이다.
김 법인장은 "대만에서 판매되는 스타일러의 약 82%가 대용량 제품"이라며 "집 구조는 작은데 큰 제품이 더 많이 팔리는 아이러니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관이나 옷방에 스타일러를 두고 외부에서 들어온 옷과 냄새를 관리하려는 고객이 많다"고 설명했다.
세탁기 시장에서는 워시타워가 성과를 냈다. LG전자는 대만 세탁기 시장에서 약 32%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세탁기와 건조기를 결합한 워시타워는 좁은 베란다와 잦은 비, 실내 건조 수요가 맞물린 대만 주거 환경에 맞춘 제품이다.
김 법인장은 "워시타워 1세대 출시 당시 430만원 수준의 가격에 1만대 판매 목표를 말하자 많은 사람이 웃었다"며 "하지만 판매량은 1만대를 훌쩍 넘었고, 대만법인이 처음으로 세탁기 시장에서 1등을 하는 데 워시타워가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이달 중 대만 시장에 맞춘 25인치 워시타워도 출시한다. 세탁기와 건조기 용량은 각각 18㎏이다.
김 법인장은 "대만은 베란다가 좁고 제품을 들여놓기 어려운 집 구조가 많다"며 "큰 용량은 유지하면서 폭을 줄인 제품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제습기와 공기청정기도 현지 생활환경과 맞물려 성장하고 있다. 대만은 습도가 높아 제습기 수요가 크고, 반려동물 가구 증가로 실내 공기질 관리 수요도 확대되고 있다.
![김건일 LG전자 대만법인장이 대만 타이베이 신이구 A13 원동백화점 8층 매장에서 LG전자의 대만 시장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황세웅 기자]](https://image.inews24.com/v1/7ce6bf36b2041c.jpg)
LG전자 인버터 제습기는 대만 시장에서 점유율 5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공기청정기는 알레르겐 특화 필터 등을 앞세워 반려동물 가구를 공략하고 있다.
TV 시장에서는 올레드 TV와 이동형 스크린을 함께 내세우고 있다. 대만은 1·2인 가구 비중이 높고 주거공간이 크지 않아 고정형 대형 TV뿐 아니라 스탠바이미, 스윙 등 개인용 디스플레이 수요도 커지고 있다. LG 스탠바이미는 지난 2022년 대만 출시 이후 2년 만에 판매량이 두 배로 늘었다.
김 법인장은 인공지능(AI) 가전 경쟁에 대해서도 "단순히 AI라는 표현만으로는 고객을 설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매장에 나와 있는 가전 광고를 보면 모든 브랜드가 AI를 말하지만, 고객들은 '마케팅 용어 아니냐'고 묻기도 한다"며 "LG전자는 제품 안에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고객 편익을 보여주는 데 차별점이 있다"고 말했다.
구독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대만은 말레이시아에 이어 LG전자가 해외에서 두 번째로 가전 구독 사업을 시작한 시장이다. 현재 LG전자는 대만에서 대형 가전을 포함한 10개 제품군을 구독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사업 시작 1년 만에 주요 제품군의 구독 판매는 제품별로 2배에서 최대 20배까지 늘었고, 올해 5월 기준 에어컨 제품군의 구독 판매도 전년 대비 50% 증가했다.
김 법인장은 "대만은 구독이라는 개념이 거의 없던 시장이었지만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구독의 의미는 단순 판매 확대보다 고객을 더 잘 알 수 있다는 데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품 구매 이후 고객의 목소리를 자주, 빨리, 정확하게 듣고 제품과 솔루션에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대만법인 설립 25주년을 맞아 프리미엄 가전, AI 기능, 구독 서비스를 결합한 현지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대만에서 검증한 제품과 서비스 모델을 다른 아시아 및 중화권 시장으로 확산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대만 타이베이=황세웅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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