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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전국대회 유치하고도 무관심… 방치된 평택의 천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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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이윤 기자] 평택의 초등학생 펜싱 선수들은 이미 대한민국 정상급이다.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전국 랭킹 1-3위를 오르내리며, 경기도 대표 선발 명단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일부 선수는 또래를 압도하는 기량으로 국가대표 후보군이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이쯤 되면 이들은 더 이상 ‘가능성의 대상’이 아니다. 이미 결과로 검증된 인재다. 그러나 이 아이들을 대하는 평택의 현실은 냉담하다. 성과는 넘치는데 시스템은 없고, 재능은 쌓이는데 정책은 비어 있다. 이 모순이 지금 평택 스포츠 행정의 민낯이다.

더 아이러니한 사실은, 평택이 2026년 국가대표 선발전과 전국 규모 펜싱 대회를 유치했다는 점이다. 전국 최고 수준의 대회를 직접 개최하는 도시이면서도, 정작 지역 유소년 선수 육성에는 무관심하다. 외형은 ‘스포츠 도시’지만, 내용은 비어 있는 구조다.

대한민국 펜싱의 간판 오상욱 선수의 성공은 개인의 노력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대전시는 유소년 시절부터 △전담 지도 체계 △훈련 인프라 △장비 지원 △기업 후원 연계를 단계적으로 구축하며 선수를 체계적으로 육성했다. 선수를 관리 대상이 아닌 도시의 자산으로 바라본 결과였다.

반면 평택은 어떠한가?

전국 최상위권 유소년 선수들이 즐비하지만, 전담 예산은 부재하고, 중장기 육성 전략도 없으며, 전문 행정 시스템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 선수는 있는데 행정은 없고, 결과는 있는데 책임은 없다. 평택시와 평택시체육회는 수년째 반복되는 이 구조를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

평택 유소년 선수들이 전국 대회에서 메달을 따는 과정은 결코 화려하지 않다. 대회 출전비는 학부모 부담이고, 장비 구입도 개인 몫이며, 원정 경비 역시 자비로 해결한다. 열악한 훈련 환경 속에서 선수와 지도자는 ‘버티기’로 시즌을 견딘다. 지방자치단체와 체육회의 기본 역할인 지원·조정·관리 기능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전국 1등도 혼자 싸우는 도시.’

이 표현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국가대표 선발전이 열리고, 전국대회가 개최되는 도시에서 정작 유망주들은 시스템 없이 고군분투하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구조적 무책임이다.

부족한 훈련장,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지도자, 불안한 미래 속에서 흔들리는 선수들. 이 현실은 외면한 채 결과만 소비하는 행정이 반복되고 있다. 성과는 차지하고 책임은 회피하는 구조다. 이 구조가 지속된다면 인재 유출은 필연이다.

유소년 스포츠는 단순한 취미 활동이 아니다. 도시 경쟁력이며, 인재 산업이며, 장기적 브랜드 자산이다. 지금 평택의 아이들 가운데에는 10년 뒤 국가대표,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 올림픽 주역이 될 재목들이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방치 구조가 유지된다면, 그 영광은 다른 도시의 이름으로 기록될 것이다. 평택은 대회만 유치하고, 성과는 외부로 유출되는 ‘중간 경유지’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예산이 아니다. 의지다.

유소년 육성을 위한 해법은 이미 정해져 있다. 전담 예산 편성, 중장기 육성 로드맵 구축, 기업 연계 후원 시스템 마련, 전문 행정 조직 강화. 대부분의 선진 도시가 이미 시행하고 있는 모델이다.

평택이 못할 이유는 없다. 하지 않는 이유만 있을 뿐이다. 그 이유는 분명하다. 관심과 책임 의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제 평택시와 평택시체육회가 답해야 할 시간이다. 더 이상 ‘몰랐다’는 변명으로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 지금의 구조는 행정의 선택이며, 방관의 결과다.

아이들은 이미 답을 보여줬다. 전국 1-3위라는 성적으로 증명했다. 이제 답할 차례는 행정이다.

키울 것인가? 버릴 것인가? 방치할 것인가? 책임질 것인가?

침묵이 계속된다면, 그 침묵은 곧 평택 유소년 스포츠에 대한 공식적인 포기 선언이 될 것이다.

/평택=이윤 기자(uno2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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