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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 든 P2P사업자들, '공존'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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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엔터테인먼트 업체들과 정면 대결 양상을 보였던 P2P 업체들이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일부 유력 P2P 서비스 운영자들은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의 우산 속에서 새로운 삶을 찾고 있다고 AP통신이 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P2P 서비스 개척자들 중 상당수는 합법적인 유료 서비스를 통해 재기를 모색하고 있다.

◆ 모피어스-그록스터 등 협상중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모피어스란 P2P 서비스를 선보였던 마이클 와이스. 모피어스는 냅스터가 폐쇄될 무렵인 지난 2001년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면서 불과 4개월 만에 2천만 명의 사용자가 몰려들었다.

당시 와이스는 모피어스가 인기를 누릴수록 불길한 마음은 늘어만 갔다. 미국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공세가 두려웠기 때문.

그의 우려대로 마이클 와이스가 운영하던 스트림캐스트는 집중적인 소송 공세에 시달렸다.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은 냅스터와 카자, 그록스터 등과 함께 모피어스도 소송 대상에 포함시켰던 것이다.

지난 해 6월 P2P 서비스업체의 책임을 인정한 미국 대법원 판결 이후 대다수 P2P 업체들은 고개를 바짝 숙인 상태다. 와이스 역시 엔터테인먼트 업체들과의 화해를 모색하고 있다.

그는 "또 다시 향후 4년 동안 수 백만 달러를 써가면서 법정 다툼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 인생의 향후 4년을 또 다시 그런 일에 허비해야 할까란 의문이 든다"라고 말했다. 차라리 그 시간에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쪽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스트림캐스트는 아직 모피어스를 폐쇄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 회사는 최근 소송을 마무리하기 위해 엔터테인먼트 업체들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또 다른 인기 P2P 서비스인 그록스터를 이끌고 있는 와인 로소 역시 비슷한 처지다. 한 때 음반 업계를 공개적으로 비판해 명성을 얻었던 그는 지금은 상당히 고분고분해진 상태다. 그는 저작권을 보호하는 파일 교환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로소는 "누가 승자인지는 명확하다. 우리는 이 같은 저작물을 자유롭게 유통하는 것이 계속되지 못하리라는 것을 항상 알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 지난 해 대법원 판결이후 P2P 진영 목소리 잦아들어

P2P 지도자들의 최근 행보는 한 때 헐리우드와 음반업계를 강도 높게 비판하던 때와 비교하면 다소 의외의 모습이다. 이들은 한 때 '기술 혁신의 수호자'를 지칭하면서 음반업계와 강한 대립각을 세웠다. 몇몇 사람들이 자신들의 소프트웨어를 불법 복제용으로 사용한다고 해서 자신들에게까지 불법의 굴레를 씌우는 것은 부당하다며 목청을 높였던 것.

하지만 지난 해 6월 대법원 판결 이후 이들의 목소리를 잦아든 상태다. 게다가 지난 해 9월 엔터테인먼트 업계 대표자들이 7개 파일 교환 소프트웨어 운영자들에게 '폐쇄하지 않을 경우엔 법정으로 갈 준비를 하라'는 경고장을 보낸 뒤부터는 생존을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i2허브와 윈MX 운영 업체는 경고장을 받은 직후 바로 문을 닫았다. 라임와이어, 베어쉐어 등은 아직 자신들의 결정을 공식 발표하지는 않고 있다.

이와 별도로 오스트레일리아 법원은 카자 배포업체인 샤만 네트웍스에 대해 강력한 명령을 내렸다. 카자 다음 버전부터는 라이선스를 받지 않은 저작물을 걸러내는 장치를 마련하라고 한 것.

이처럼 P2P 업체들이 엄청난 시련을 겪고 있지만 파일 교환 규모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파일 교환 네트워크 조사 전문 업체인 빅샴페인의 에릭 갈랜드 최고경영자(CEO)는 "냅스터가 활동하던 때보다 파일 교환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라면서 "이 같은 추세가 변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파일교환 서비스업체가 문을 닫더라도 소프트웨어와 파일 교환 네트워크는 여전히 살아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오픈소스 커뮤니티들이 새로운 P2P 소프트웨어를 속속 선보이고 있기 때문에 한 두 업체의 목을 죄는 것만으로 P2P를 추방하는 것은 힘들다는 것이다.

미국 음반산업협회(RIAA)를 이끌고 있는 미치 바인월 역시 이 같은 점은 공감하고 있다. 그는 "항상 새로운 기술이 도전해 올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냅스터가 몰락한 이후 P2P 진영에도 거대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애플컴퓨터의 아이튠스 뮤직 스토어가 큰성공을 거둔 이후 디지털 음악 시장을 유료로 구입하는 추세가 크게 늘어난 점이 눈에 띈다.

◆ P2P-음반업계, 공존의 길 모색

전문가들은 냅스터의 처참한 잔해를 딛고 일어선 P2P 업체들은 합법적인 서비스 쪽으로 방향을 잡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와이스는 "더 이상 냅스터가 폐쇄되던 때와 같은 일이 반복되기를 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라면서 "가장 효과적인 다운로드 방식을 고안해내는 업체들이 2006년의 승리자로 기록될 것이다"라고 잘라 말했다.

현재 가장 성공적인 변신에 성공한 P2P 서비스 업체로는 아이메시(iMesh)를 꼽을 수 있다. 한 때 음반업계의 소송 공세에 시달렸던 아이메시는 이제 그들의 승인을 받아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그록스터의 주역인 로소 역시 새로운 파일교환 벤처인 매쉬박스(Mashboxx)를 준비하고 있다. 매쉬박스는 2006년 초 무렵에 음반업계의 축복 속에 힘찬 첫 발을 내디딜 것으로 예상된다. 그록스터는 5천만 달러로 소송 문제를 해결한 뒤 합법적인 서비스로 재탄생하게 되는 셈이다.

수 백만 달러의 법정 소송과 상호 비방으로 얼룩졌던 P2P 시장. 하지만 이제 극단적으로 대립했던 양쪽이 조금씩 공존을 모색해 나가고 있다. 시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더 이상 소송을 감당하기 힘든 P2P 진영이나 들풀처럼 등장하는 새 P2P 단속에 신경써야 할 엔터테인먼트 업계 모두 극한 대립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은 자명하다.

물론 말이 공존이지 누가 승자인지는 자명해 보인다. 하지만 공존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P2P 진영 역시 일방적인 패자라고 할 수만은 없을 듯하다.

/김익현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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