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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CDMA 휴대폰도 감청가능...통신사 협조의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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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안전기획부가 지난 1996년부터 2002년까지 CDMA 방식의 휴대폰도 감청해온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그동안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던 CDMA 도·감청 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그동안 국정원과 정보통신부는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의 휴대전화는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기술적으로는 도감청이 어렵다"고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안기부, 감청장비 수입 및 자체개발...지금은 폐기

국정원은 5일 '국가안전기획부 X파일 사건' 중간 발표를 통해 당시 안기부가 국내에서 CDMA기술이 처음 상용화된 지난 1996년 1월 이탈리아로부터 감청장비 4세트를 수입해 도·감청업무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장비는 휴대전화 사용자의 반경 200m내에서 감청이 가능했다.

당시는 'CDMA 95A'라는 디지털 방식 기술이 도입됐던 시절. 하지만 아날로그방식도 함께 사용됐다.

따라서 안기부는 아날로그 신호방식을 도감청할 수 있는 이탈리아산 장비를 채택, 99년 12월 아날로그 휴대전화 서비스가 중단될때까지 사용했다.

이어 안기부는 디지털방식인 CDMA용 감청장비 2종인 '유선중계 통신망 감청장비'와 '이동식 휴대전화 감청장비'를 개발, 2002년 3월까지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선중계통신망 감청장비'는 이동전화 기지국과 컨트롤러 사이의 회선에 장착해 이용했으며, '이동식 휴대전화 감청장비'는 98년 5월부터 차량에 탑재해 휴대전화 사용자의 200m안에 접근해 감청했다.

총6세트로 만들어진 '이동식 휴대전화 감청장비'는 특정 대상자를 근거리에서 추적해야만 감청할 수 있고, 휴대전화 사용자가 기지국을 옮기며 통화할 경우 감청이 중단되는 등 단점이 있었다.

이 장비는 2002년 3월 통신비밀법 개정을 계기로 정부가 감청 감시 업무를 대폭 조정하면서 전량 분해 후 소각됐다.

이와 관련 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안기부에서 어떤 방식으로 감청업무를 했는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다"며 "안기부가 감청장비를 수입하거나 자체개발하는 등의 행위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안기부는 정보수사기관 자격으로, 통신비밀보호법상(이하 통비법) 감청장비 인가제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말이다.

통비법에 따르면 감청설비를 들여오거나 개발할 경우 민간은 정통부 장관의 허가를 받도록 돼 있고, 국가기관장은 신고하게 돼 있지만 정보수사기관장은 제외돼 있다.

다만 정보수사기관장은 반기별로 감청설비 현황에 대해 국회 정보위원회에 통보토록 돼 있다.

◆국정원, 감청장비 기지국에 설치 요구...통비법 시행령 논란

국정원은 이날 "2000년 CDMA2000 1x 방식으로 CDMA가 업그레이드되면서 이동식 감청장비는 기능이 상실됐다"며 "범죄수사와 국가안보를 위해 합법적인 감청이 가능하려면 통신사업자가 기지국이나 중계기마다 감청장비를 설치해 저장해 둔 것을 국정원이 공개 영장을 신청하면 알려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기술적인 문제로 합법적인 감청이 불가능해 질 수 있다는 우려를 없애려면 이동통신회사들이 감청설비와 기능, 기술을 제공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에 앞서 법무부는 "전기통신사업자는 통신제한조치(감청)와 관련된 수사기관의 요청이 있을 때 필요한 설비, 기술, 기능 등을 제공해야 한다"는 요지의 통신비밀보호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바 있다.

국정원 관계자는 "통신회사들이 할 일은 많지 않다"며 "이미 해외로 수출되는 교환기나 기지국장비 등에는 감청이 가능한 모듈이 들어있다"고 말했다.

정통부 관계자도 "통비법 시행령 문제는 수사편의 등을 위한 것으로 정통부가 판단할 문제는 아니며, 법이냐 시행령이냐의 문제도 국회 법사위에서 판단할 문제"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동통신업계와 시민단체에서는 통신회사가 감청 설비와 기능을 제공하는 것은 매우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통신 업체 관계자는 "통비법 시행령 조항은 미국정부가 통신업체에 수사기관의 감청에 적극 협조하도록 하는 의무를 규정한 칼레아(Calea)법을 준용한 것 같다"며 "칼레아법은 입법과정에서 뿐 아니라 그 적용범위를 두고 미국에서도 논란이 진행중인 만큼, 우리나라도 비슷한 규정을 도입하려면 시행령이 아니라 법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응휘 녹색소비자연대 정책위원은 또 "미국의 칼레아법은 통신회사들이 이동전화, 유선전화, 인터넷전화 등을 서비스할 때 합법적인 감청이 가능하도록 하는 기능을 넣는 것인데, 우리도 그렇게 하자는 것인지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며 "이런 규제를 도입하려면 이로 인해 신기술 서비스가 제약을 받지 않는지 등을 충분히 검토해야 하며, 만약 필요하다면 법으로 해야 옳다"고 말했다.

/김현아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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