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오유진 기자] "동해공장은 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대의 시멘트공장인 만큼, 폐열발전설비 역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합니다. 이를 통해 매년 13만 톤 가량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저감하고 있으며, 전력비도 공장 전체의 33%에 해당하는 연간 270억원 가량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원용교 쌍용C&E 동해공장장은 이달 15일 진행된 미디어 초청 동해공장 투어에서 공장 내 설치된 폐열발전설비를 가리키며 이 같이 설명했다.
쌍용C&E는 올해 초 창사 이래 59년 동안 유지해 온 사명인 쌍용양회를 지금의 이름으로 바꿨다. 신규 사명은 시멘트(Cement)와 환경(Environment)의 첫 글자를 각각 따와서 탄생됐다. 이는 시멘트사업에 기반해 환경사업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궁극적으로는 종합환경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쌍용C&E는 새로운 사명과 함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비전인 '그린 2030(Green 2030)'을 선포했다. 그린 2030은 ▲친환경 자가발전 설비 등을 통한 '자원순환사회 구축' ▲유연탄 사용량을 제로(0)로 줄이는 '탈석탄' 등이 핵심 목표다.
동해공장 곳곳에는 2021년 공장 운영방침으로 '기필코 목표달성, 초격차 일등공장'이라는 문구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새롭게 세운 ESG 경영비전인 그린 2030의 강한 실현 의지를 드러내는 모습이었다.
◆ '탄소중립' 실현 위한 대규모 투자 단행
시멘트 생산설비의 핵심인 킬른(Kiln, 소성로)은 시멘트의 원료가 되는 클링커를 생산하는 장비다. 쌍용C&E는 여기서 발생하는 열을 다시 회수해 발전에 사용함으로써 전체 전력비를 줄여 원가 절감은 물론 이 과정에서 발생되는 대기오염물질도 함께 줄여나가고 있다.
통상적으로 고온의 소성공정을 거쳐 클링커를 생산, 다시 급랭한 뒤 여기에 석고와 혼합재를 섞어 분말 형태로 분쇄하면 양질의 시멘트가 생산된다. 이 과정에서 1천450도 이상의 온도에서 생성된 클링커가 냉각과정을 거치면서 약 350도 수준까지 떨어지는데, 그동안은 고온의 열원 대부분을 대기에 그대로 배출해왔다.
이를 활용하기 위해 고안된 장비가 폐열발전설비다. 킬른의 전후 공정인 예열실과 냉각기에 별도의 보일러를 설치하고 대기로 배출되는 열원을 회수·가열하는 설비를 구축해 증기를 생산, 이 증기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구조다.
쌍용C&E 동해공장 내 폐열발전설비는 구분하기 쉬웠다. 친환경 설비라는 이름과 걸맞게 킬른 주변 초록색 철물 구조에 관련 설비들이 구축돼 있었다. 이 설비는 단일 규모로는 전 세계 최대의 시멘트공장에 설치된 만큼 압도적인 크기는 물론 발전량(43.5MWh·연간 발전량 28만1천MWh) 역시 높았다.
특히 쌍용C&E 이러한 폐열발전설비뿐만 아니라 전력비가 저렴한 심야시간에 전력을 충전해 전력비가 높은 낮시간에 대신 활용하는 22MWh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설비를 가동하며, 온실가스 추가 절감을 위한 별도의 노력도 함께 기울이고 있었다.
◆ 화석연료인 유연탄 대신 폐합성수지 활용
시멘트업은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업종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이는 고온의 소성공정을 위해 화석연료인 유연탄을 주연료로 사용하는데, 연소과정에서 다량의 탄소가 발생한다는 문제점을 지니고 있어서다.
최근 시멘트업계는 이러한 문제의 해결 방안으로 유연탄을 대체하는 연료와 부연료로 폐합성섬유와 폐타이어 등 가연성 폐기물을 시멘트 제조공정에 투입해 사용하고 있다. 가연성 폐기물은 대부분 석유에서 추출한 원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높은 열량을 나타낸다는 게 특장점으로 꼽힌다.
더욱이 시멘트 제조공정에서의 폐기물 재활용은 제품 생산에 기여하는 것뿐만 아니라 친환경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2천 도에 달하는 초고온의 소성공정에서 폐합성수지 등을 완벽하게 처리함으로써 환경오염을 최소화할 수 있고, 동시에 국가 전체적인 탄소배출량도 줄여나갈 수 있다.
또한 유연탄을 연료로 사용하면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질소산화물이 발생하는데, 폐합성수지를 대신 사용함으로써 질소산화물 발생량도 줄일 수 있다는 게 시멘트업계 주장이다.
시멘트업계 1위 쌍용C&E는 순환자원을 원료와 부연료로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기업이다. 마땅한 처리 방법이 없어 소각하거나 방치돼 사회적인 문제로 인식됐던 폐타이어를 시작으로 폐합성수지 등 쓰레기로만 인식되던 폐기물들을 시멘트 제조공정에서 사용함으로써 재활용이 가능한 순환자원으로 재탄생시켰다.
현재 쌍용C&E는 약 1천억원이 넘는 투자를 통해 폐플라스틱 사용량 확대를 위한 설비를 신설하고, 증설·개조하면서 인프라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실제로 쌍용C&E 동해공장 내 시설 중 가장 눈에 띄었던 곳은 '순환자원 저장고'였다. 이곳은 전국에서 회수한 폐합성수지를 가공·운송하기 위한 설비들을 갖추고 있었는데, 공장 규모와 걸맞게 버스 수백 대는 주차할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규모를 자랑했다.
쌍용C&E의 이 같은 노력들은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2019년 150만 톤 수준이었던 유연탄 사용량이 지난해 100만 톤까지 줄어들었고, 폐합성수지는 70만 톤 수준까지 확대 처리할 수 있는 설비를 갖췄다고 사측은 강조했다.
현재 쌍용C&E는 탈석탄을 실현하겠다는 도전적인 목표를 세우고 실천해 나가고 있다. 구체적으로 유연탄 사용량을 2025년까지 지금보다 7~80% 감소시키고, 2030년에는 유연탄 사용을 제로(0)로 만든다는 방침이다. 이를 실천하기 위한 시설 투자금은 3년 내 3천억원 정도 더 투입돼야 하지만, 목표 실현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게 쌍용C&E의 다짐이다.
이날 미디어투어에 동석한 이현준 쌍용C&E 대표는 '탄소중립'이라는 목표 실현을 위해 자사가 실천 중인 일련의 과정들을 "에너지 대변혁, 혁명적으로 변화하는 초입 단계"라고 정의했다.
이 대표는 "에너지 변혁을 위한 자사의 노력은 설비와 투자 현황을 통해 엿볼 수 있다"며 "1970년대 말 오일쇼크 극복하기 위해 유연탄으로 변화가 한번 이뤄졌고,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2050년 탄소중립 감축을 위해 2018년부터 유연탄을 순한자원 폐합성수지, 폐타이어로 대체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오유진 기자(ou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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