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Z폴드3·플립3'에 대한 정보가 공식 행사 전에 대부분 유출되면서 삼성전자가 '갤럭시 언팩(신제품 공개)'을 기점으로 흥행을 거둘 수 있을 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언팩 날짜부터 신제품과 케이스 렌더링 이미지까지 잇따라 유출되면서 자칫 '김빠진 행사'로 전락해 초기 판매에 악영향을 미칠까 내부적으로 전전긍긍하는 눈치다.
삼성전자는 11일 오후 11시 온라인으로 '갤럭시 언팩 2021' 행사를 열고 '갤럭시Z폴드3', '갤럭시Z플립3', '갤럭시워치4', '갤럭시버즈2' 등 하반기 신제품을 공개한다. 올해 '폴더블폰 대세화'를 선언한 만큼 그 동안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으로 선보였던 '갤럭시 노트' 시리즈를 내놓지 않는 대신 '갤럭시Z' 시리즈에 힘을 준 모습이다.
하지만 '갤럭시 언팩' 시작 전부터 신제품에 대한 정보가 우르르 쏟아지면서 시장의 기대감은 예전보다 크지 않은 분위기다. '갤럭시Z폴드3', '갤럭시Z플립3' 외관 공식 사진은 지난 3일 줄줄이 공개됐고, '갤럭시워치4' 실물 사진도 지난달 도쿄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해 출국하던 여자배구 대표팀 김연경 선수의 손목 위에서 먼저 모습을 드러내 주목 받았다. 이달 초에는 무선이어폰 신제품인 '갤럭시버즈2'의 실물 언박싱 사진이 등장했고, 지난 9일에는 폴더블폰 신제품의 케이스 렌더링 이미지도 공개됐다.
앞서 유명 IT 팁스터(정보 유출자)들도 각 제품의 색상, 스펙, 가격 등을 자신들의 트위터에 게재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부품 협력사 등으로부터 제품 정보를 알아내 유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삼성전자는 이번 '갤럭시 언팩'을 앞두고 팁스터들을 향해 정보 유출에 대해 경고장을 날렸다. 유명 IT 팁스터 맥스 잼버는 지난달 7일 트위터에 "삼성전자가 출시 전 제품 사진, 동영상 등에 대한 저작권 침해 대응에 나섰다"며 "며칠에 걸쳐 유출 사진을 삭제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들이 신제품 출시 정보나 개발 방향, 제품 사진이나 렌더링, 각종 루머를 공개하면 IT 기기 마니아와 네티즌들이 이에 열광한다"며 "100% 다 맞는 것은 아니지만 제조사 내 핵심 개발부서만 아는 정보들도 많아 적중률이 꽤 높다는 점에서 기업들이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이어 "제품 개발과 관련된 직원 수가 너무 많아 특정하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사내 정보원 색출에도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며 "정보 유출에 대해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한다면 사고를 줄일 수도 있겠지만, 기업 입장에선 일부 유출 활동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촉발한다는 점에서 강력 대응에 나서진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8월 '갤럭시노트9' 언팩 행사를 진행하기 한 달 전에 중국을 방문 중인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사장에 의해 제품을 미리 공개해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얻었다. 고 사장은 현지 미디어 행사 도중 '갤럭시노트9'를 사용하다 취재진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후 세계 각국의 주요 IT 관련 매체뿐 아니라 포브스 등 유력 경제 관련 매체들은 '삼성 CEO의 갤럭시노트9 실물 공개'를 비중있게 다뤘다. 이를 두고 외신들은 "실수라고 보기엔 너무 떳떳하게 사용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당시 유명 IT 매체 샘모바일은 "고 사장의 이번 행위가 '유출 마케팅' 일환이었다면 그 결과는 성공적"이라며 "세계 각국 주요 IT 관련 매체들이 삼성 CEO의 갤럭시노트9 실물 공개를 비중있게 다뤘다"고 보도한 바 있다.
최근에도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스마트워치 '갤럭시워치4'를 국가대표 김연경 선수를 통해 처음 노출시켰다. '갤럭시워치4'는 이날 밤 삼성이 공개할 제품으로, 올림픽 글로벌 파트너인 삼성전자가 운영하는 갤럭시 브랜드 홍보대사 '팀 갤럭시'의 일원인 김 선수를 통해 노출됐다는 점에서 의도된 연출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이에 대해 샘모바일은 "김연경 선수가 착용한 스트랩 색상은 '올리브 그린'처럼 보인다"며 "갤럭시워치4 유출은 삼성의 의도된 계산인지 혹은 단순 실수인지 판단할 순 없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IT 팁스터들은 삼성전자의 경고가 무색하게 '갤럭시 언팩'을 앞두고 신제품뿐 아니라 케이스에 대한 정보까지 모두 유출했다. 업계에선 사전 유출 자체로 광고·마케팅 비용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는 만큼 삼성전자가 이를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방치하며 '유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신제품 공개 이전에 업계의 관심을 높이고 제품의 사양이나 디자인을 확정하기 전에 미리 소비자 반응을 분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출 마케팅이 많이 쓰이긴 하지만 이번 삼성전자 신제품과 관련해선 도를 넘어선 느낌"이라며 "모든 정보가 공개되면서 정작 '갤럭시 언팩'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줄어들어 출시 일정에 맞춰 관심을 극대화하려는 삼성전자의 마케팅 전략에는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과도한 유출은 오히려 기대감을 떨어뜨리고 행사의 주목도 역시 반감시키는 부작용이 발생한다"며 "삼성전자가 이번 언팩에서 유출된 정보 외에 어떤 점을 앞세워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어들일 수 있을 지에 따라 초기 흥행의 여부가 갈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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