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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힐 듯 잡히지 않는 安… 합당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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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사진=김성진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사진=김성진 기자]

협상 전 당명 변경 요구·지역위원장 인선… 李 만나선 합당 공감

대선 국면 앞두고 몸값 올리기? 국당 "당명 변경, 전제 아냐"

국힘 협상단 "최근 발생 이슈에 우려 목소리… 만나서 확인"

[아이뉴스24 정호영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국민의힘과 본격적인 합당 논의를 앞두고 '밀당(밀고 당기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안 대표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취임 이후 두 차례 만나 합당에 공감대를 모으면서도 당명 변경을 요구하거나 '알박기' 의심을 야기할 수 있는 지역위원장 인선으로 국민의힘을 언짢게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선 국면 진입을 앞둔 만큼 안 대표가 4·7 재보선 승리, 이준석 체제 출범으로 훈풍을 탄 국민의힘에 그대로 흡수되기보다 시간을 벌면서 몸값을 올리기 위한 의도라는 시각도 나온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당은 전날(18일) 권은희 원내대표를 단장으로 김윤 서울시당위원장·김근태 부대변인이 가세한 실무협상단을 꾸렸다. 이들은 국민의힘 협상단과 조만간 협상 테이블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민의힘은 성일종 의원, 오신환·이재영 전 의원을 중심으로 협상단을 구성했다.

본격 합당 협상을 앞두고 있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양당 대표는 지난 12일 자택이 있는 노원구 상계동 인근의 카페에서 만나 합당을 논의한 데 이어 지난 16일에는 국회에서 첫 공식회동을 갖고 합당의 당위성에 공감했지만 각론에서 첨예한 이견이 감지되면서다.

국민의힘 심기를 건드린 것은 국민의당이 돌연 꺼내든 '당명 변경' 카드다. 권은희 원내대표는 양당 대표 공식회동이 예정됐던 16일 오전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새로운 당명으로 가는 것이 보다 원칙 있는 합당 방식에 부합한다"고 했다.

안 대표도 같은 날 이 대표와 만난 직후 관련 질문에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하면 (당명 변경은)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했다. 반면 이 대표는 "(앞서 합당 논의를 진행했던) 주호영 전 원내대표 협상안에는 없던 내용"이라고 응수했다. 이 대표는 이튿날(17일)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서는 "당 이미지가 전반적으로 좋은 상태에서 당명 변경을 할 필요가 없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당 대표 회의실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예방을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당 대표 회의실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예방을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성진 기자]

국민의당은 지난 17일 지역위원장 29명을 임명하기도 했다. 앞서 지역위원장 공모 과정에서 불거진 '알박기' 지적을 의식한 듯 "지역위원장 선정은 독자적 조직강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이어 "우리는 지분 요구를 않겠다고 밝힌 만큼 통합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을 최고위에서 거듭 확인했다"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같은 날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예방 직후 기자들과 만나 "그 또한 사전에 들은 바 없는 얘기"라며 "요즘 국민의당 쪽에서 새로운 얘기를 많이 듣는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안 대표의 이같은 움직임을 대선 전 몸값을 높이려는 의도로 보는 한편 국민적 공감을 얻기 어려운 무리수로 내다봤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안 대표가 대선에 도전하거나 훗날을 도모한다면 일단 국민의힘과 합해야 하지만 당명 변경 요구는 택도 없는 얘기"라며 "협상 우위를 점하려는 밀당 과정으로 볼 수 있지만 굳이 자신의 이미지를 해치는 방식을 쓸 필요는 없다. 전략적 미스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어 "요즘 지지율, 분위기 등 국민의힘이 뜨고 있는 상황인데 당명 바꾸는 게 당연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102석 정당과 협상하면서 대등한 관계를 요구하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당명을 바꾼 지 얼마 안 됐는데 3석 정당과 합당하면서 또 바꾸자는 것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박 평론가는 "합당 선언 뒤 지역위원장을 임명하는 모습이 '안철수의 정치'인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국민의힘의 지지율, 의석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일 때 합당 의지가 돋보이는 것이다. 합당에 여러 전제를 붙이고 지분을 챙기는 듯한 움직임은 구태정치로 보일 수 있고 협상을 어렵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국민의당은 지역위원장 인선은 지분 요구를 않기로 사전 양해를 받았기 때문에 합당 과정에서 전혀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당명 변경 요구는 전제가 아니라고도 했다.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은 "지역위원장 인선 과정에서 지분 요구를 않기로 사전 약속을 받았다. 전혀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당명 변경 요구도 전제가 아니다. 우리가 생각할 땐 그게 최상이지만 중도실용 가치를 녹여낼 수 있으면 된다"고 했다.

이어 "어떤 방식으로든 우리 당의 정체성이 그 안에 어우러져야 합당 이후 외연 확장이 될 것"이라며 "개별 입당 등으로 들어가는 모양새가 되는 건 우리 정치사에서도 마이너스라고 본다"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 실무협상단은 조만간 국민의당 측과 만나 당명 변경 요구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듣고 판단할 계획이다.

국민의힘 실무협상단에 참여한 오신환 전 의원은 "양당 합당에는 컨센서스가 모아져 있다"며 "안 대표도 오래 전부터 얘기했고 주호영 전 원내대표도 '도장만 찍으면 된다'고 했는데 최근 발생한 이슈 때문에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만나서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진짜 당명을 바꾸자는 건지 다른 의도가 있는 건지 아직 알 수 없다"며 "선입견을 갖고 만날 생각은 없다"고 전했다.

/정호영 기자(sunris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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