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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하영 7월25일 독창회…독일 오펀스튜디오서 쌓은 실력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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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러·리스트·쳄린스키의 예술가곡 선사…‘첫사랑’ ‘마중’ 한국가곡도 연주

[아이뉴스24 민병무 기자] 소프라노 라하영의 결정적 터닝 포인트는 지난 2014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마스터클래스였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무대를 꿈꾸며 미국 유학을 진지하게 고민하던 중에 우연히 참가했는데, 이날 이후 삶의 궤적이 180도 바뀌었다.

늘 부르던 독일가곡을 레슨 받았다. 완전 충격이었다. 현지에서 제대로 된 발음을 듣고, 그 발음이 노래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무슨 의미를 지니는지, 또 음악적으로 어떻게 움직이는지 등을 배웠다. ‘그래 바로 이거야’ 눈이 번쩍 떠졌다. 이후 독일어 공부에 푹 빠졌고 마침내 독일에 자리를 잡았다.

소프라노 라하영이 7월 25일(토) 오후 5시 서울 강남구 국제아트홀에서 독창회를 연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성악과를 졸업한 뒤 곧바로 독일로 건너가 함부르크 국립음대 석사과정을 마쳤다. 부지런히 이곳저곳 오디션을 보며 오펀스튜디오의 문을 두드렸다.

많은 곳에 지원했지만 번번히 낙방했다. 하지만 실망할 겨를도 없었다. '더 열심히 해야지'라고 오히려 오기가 생겼다. 그리고 결실이 나타났다. 2019/20시즌 튀링엔 오펀스튜디오에 들어가 바이마르 국립극장에서 모차르트 '돈 조반니'의 체를리나 역으로 성공적인 데뷔를 했다. 노어트하우젠 극장에서는 '마술피리'의 파파게나, '헨젤과 그레텔'의 모래요정 역할을 맡았다.

라하영은 2020/21시즌에는 뉘른베르크 오펀스튜디오에서 활동할 예정이다. 집도 바이마르에서 뉘른베르크로 옮겼다. 독일에서 차곡차곡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는 그가 6월말 귀국했다. 국내팬을 만나기 위해서다. 7월 25일(토) 오후 5시 서울 강남구 국제아트홀에서 독창회를 연다. 최윤정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선보인다. 잠시 꿀맛 휴식을 취한 뒤 8월 중순께 다시 뉘른베르크로 돌아간다.

"이번 리사이틀 프로그램은 제가 좋아하는 곡들로 구성했어요. 사실은 봄에 하려고 했으나 코로나19 때문에 연기됐어요. 봄 분위기를 연상시키는 두근거리는 가곡을 많이 넣었는데... 하지만 여름에도 충분히 봄의 설렘을 느낄수 있다고 생각해 레퍼토리를 바꾸지는 않았어요."

단연 독일 예술가곡 리트가 기대된다. 말러의 ‘Frühlingsmorgen(봄날 아침)’, 베르크의 ‘Die Nachtigal(나이팅게일)’에 이어 리스트의 'Tre Sonetti di Petrarca(페트라르카의 3개의 소네트)' 중 첫 번째 곡인 ‘Pace non trovo(난 평안을 찾을 수 없네)’를 부른다. 쳄린스키의 연가곡 '6개의 왈츠노래(Walzer-Gesänge)'는 라하영이 특히 애정하는 곡이다.

오페라 아리아도 2곡을 선사한다. 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에 나오는 ‘Giunse alfin il momento...Deh, vieni non tardar(드디어 왔어요. 어서 오세요, 내 사랑)’와 마스네 '마농'에 흐르는 ‘Je suis encor tout etourdie(나는 아직도 정신이 없어요)’를 부른다. 마농의 애절한 아리아 역시 그가 좋아하는 곡이다.

한국가곡도 들려준다. 2030의 사랑을 받고 있는 ‘첫사랑(김효근 시·곡)’과 ‘마중(허림 시·윤학준 곡)’을 부른다.

라하영은 고등학교 2학년때 성악을 시작했다. 노래 잘한다는 이야기는 어린 시절부터 들었지만 아예 전공하겠다는 마음은 대학 입시를 코앞에 두고 결정했으니 늦깎이다. 이때 만난 첫 스승이 K클래식 전도사로 유명한 소프라노 임청화 교수(백석대)다.

"정말 특별한 인연입니다. 초등학교 시절 교내 합창단에서 활동했는데, 임 교수님께서는 그때 합창단을 맡으신 선생님의 선생님이었어요. 본격적으로 성악을 배우기로 결심하고는 합창단을 이끌었던 선생님을 찾아뵙고 자문을 구했는데 임 교수님을 소개시켜줬어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제게 가장 소중하고 존경하고 감사한 분이세요. 엄마같은 분이죠. 임 교수님을 만나 정말 따듯한 음악을 배웠습니다."

라하영은 인문계 고등학교를 다녔는데 성악을 공부하기가 힘들었다. 야간 자율학습과 빽빽한 수업 때문에 연습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마침 대원여고에 음악반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아예 전학을 갔다. 그는 “18세의 나이에 혼자 이리저리 발품 팔아 알아보고 부모님께 전학시켜달라고 말했으니 독한 구석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의 장점은 긍정 마인드다. 누구를 만나든 첫 만남에서 자신을 어필하기 보다는 성실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더 노력한다. 그는 “아직 나이가 어리니 솔직히 묵직한 작품은 힘들다. ‘라 트라비아타’ ‘라보엠’을 들으면 심장이 터질 것 같다. 당장이라도 무대로 뛰어나가고 싶다. 하지만 천천히 기회를 잡으려 한다”며 의젓한 모습을 보여줬다.

'사랑의 묘약'의 아디나, '피가로의 결혼'의 수잔나 역할을 맡고 싶다는 속내를 살짝 드러낸 라하영. 그리고 '돈 조반니'의 체를리나도 한번 더 하고 싶다는 라하영. 이제 그의 나이 스물 일곱이니, 못이룰 일은 없다. 25일의 독창회는 그의 무한 가능성을 확인하는 무대다.

"독일에서도 한국에서도, 이 세상 어디에서든 따듯하게 감동을 주는 노래를 하고 싶어요. 단순히 소리만 내는 것이 아니라 관객과 교감하는 노래요. 제 노래를 듣고 제가 느끼는 웃고, 울고, 화나고, 무서운 그런 여러 감정을 팬들도 함께 똑같이 공유하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민병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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