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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국가, 은행 계좌 보유율 27%에 불과…핀테크·금융업계 해외로 눈 돌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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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아세안 핀테크 컨퍼런스'·인도네시아 대사 "한국, 아세안에서 큰 역할 가능"

[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매일 같이 새로운 기술을 쏟아내고 있는 한국의 핀테크 업계. 하지만 이미 성숙 단계에 들어선 한국 금융시장에서 좁은 틈을 비집고 들어가는 게 결코 쉽지만은 않다.

이런 가운데 해외, 특히 아세안 국가로 시선을 돌려보자는 주장이 나온다. 은행 계좌 보유율이 전체의 27%에 불과한데다, 상대적으로 젊은 연령층이 두터운 만큼 국내 핀테크 업체가 자리를 잡기 쉬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금융위 핀테크 데모데이 현장 [사진=금융위원회]
금융위 핀테크 데모데이 현장 [사진=금융위원회]

16일 오전 김세호 삼정 KPMG 디지털본부 상무는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아세안 핀테크 컨퍼런스'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번 컨퍼런스는 지난 달 부산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담'을 계기로 핀테크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마련됐다.

◆한국 금융산업, 성숙 단계 접어들었다

이날 김 상무는 한국의 핀테크 산업을 ▲네오뱅크 ▲간편결제 ▲모바일 플랫폼 대출 ▲자산관리 ▲인슈어테크 ▲테크핀 등 6개로 나눠 설명했다. 이 중 자산관리와 테크핀에 주목했다.

김 상무는 "디지털 시대와 고령화가 동시에 도래하면서 노후준비에 대한 니즈가 커졌다"라며 "이에 따라 핀테크 스타트업과 기존 금융사들이 모바일을 기반으로 흩어진 자산들을 관리해주는 서비스나, 보유한 자산을 어떻게 관리할지 시뮬레이션을 통해 보여주는 서비스를 활발히 제공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빅데이터를 활용해 초개인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움직임, 블록체인을 통한 접속 등 테크핀 영역에선 핀테크 서비스를 뒷받침하기 위한 고민이 계속되고 있다"라며 "단순 수작업이나 반복 작업을 자동화함으로써 남는 인력을 마케팅에 재배치하려는 움직임도 금융사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한국의 금융시장은 '성숙' 단계에 진입했다는 진단이다. 현재 한국이 보유한 세계 100대 은행은 총 6곳이며, 보험업계의 수입 보험료는 세계 7위에 해당하는 1천810억여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세계 100대 은행 중 6곳이 한국에 있으며 간편결제나 송금 등 페이먼트 시장에서의 거래량도 매우 많다"라며 "증권, 자산관리 시가총액도 세계 13위 가량 되는 등, 한국의 금융산업은 성숙 단계에 이르렀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걸음마 시작한 아세안 핀테크 시장, 잠재력도 커

성숙 단계에 접어든 한국과 다르게 아세안 국가는 이제 시작하는 단계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아세안 국가의 은행 계좌 보유율은 27%에 불과하며, 보험시장도 아시아 전체 중 하위권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상무는 "은행 계좌 보유율이 27%라는 건 아직 금융산업의 잠재력이 크다는 것"이라며 "페이먼트 측면에서 봐도 동남아시아의 경우 한국에 비해 신용카드 신용카드 시장이 성숙하지 않은 반면, 간편결제 시장이 꾸준히 커지고 있는데, 이 부분은 (한국에게) 좋은 기회 요인이라 판단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험사들의 자산도 꾸준히 증가는 하고 있지만, 아시아 기준으로 볼 때 보험침투율(국내 총생산 대비 보험료 수준)은 아직 낮은 수준"이라며 "이는 다시 말해 보험을 가입하는 고객이 적다는 것인데, 추후 성장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할 수 있는 부분이다"라고 덧붙였다.

각 국가마다 가진 장점이 뚜렷하게 구별되는 만큼, '타게팅'도 용이해 보인다.

싱가포르의 경우 아세안 국가 중 가장 인구는 가장 적지만 1인당 국내총생산은 6만5천달러로 1위다. 핀테크 기업수도 500여개에 달할 정도로 혁신 금융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대표적인 핀테크 기업은 승차공유 서비스를 개발한 '그랩'으로 보유한 고객만 지난 해 6월 기준 3천600만명이다. 현재 그랩 파이낸스, 그랩 페이, 그랩 인슈어런스 등 여러 파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가장 많은 인구를 보유한 한편, 계좌를 보유한 인구는 전체의 37%에 불과하다. 나머지 63%는 계좌가 없거나 금융상품 접근에 제약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 상무는 "계좌 보유 인구 비중이 낮다는 것은 그 만큼 잠재력이 있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태국의 강점으로는 탄탄한 디지털 인프라가 꼽힌다. 스마트폰 보급률이 70~80%에 육박하며, 모바일 환경을 활용한 거래가 연평균 53%씩 늘어나고 있다. 베트남도 계좌를 통한 예금 인출 거래가 연 평균 13%씩 늘어나는 등 금융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매력적인 핀테크 시장인 아세안 국가를 공략하려면 협회와 금융당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제언이다. 국가 차원에서 업무협약을 체결해 한국의 핀테크·금융업계가 활발하게 해외에 진출하도록 물꼬를 터줘야 한다는 것이다.

김 상무는 "당국 차원에서 핀테크 업체들이 진출하거나 해외 업체가 들어올 수 있도록 제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라며 "핀테크 협회도 업체들에 대한 적극적인 컨설팅을 지원하는 한편 글로벌 네트워킹 기회를 마련해줘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기존 금융사와 핀테크 스타트업이 대결하는 게 아니라, 각자의 장점을 조화시키려는 노력도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컨퍼런스의 축사를 맡은 우마르 하디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는 "사람들의 삶을 즐겁고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게 핀테크라고 생각한다"라며 "아세안의 수백만 국민들은 아직 은행거래를 하고 있지 않은 만큼, 최고의 기술을 자랑하는 한국이 아세안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한-아세안 핀테크 컨퍼런스'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서상혁 기자]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한-아세안 핀테크 컨퍼런스'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서상혁 기자]

서상혁 기자 hyu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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