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융합 연료, 중수소를 얻는 새로운 방법 개발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핵융합발전의 핵심연료인 중수소를 보다 경제적으로 얻을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제시됐다.

16일 한국연구재단은 오현철 경남과기대 교수와 최경민 숙명여대 교수, 마이클 허셔 박사(막스플랑크연구소) 공동연구팀이 영하 170도에서도 중수소 분리가 가능한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절대온도 근처인 영하 250도 정도에서만 수소 동위원소 분리가 가능해 극저온 도달을 위해 고가의 액체헬륨(3만원/리터)을 사용해야 했으나, 이번 연구로 영하 200도 이상에서 분리가 가능해져 훨씬 경제적인 액체질소(600원/리터)로도 중수소 분리가 가능해졌다.

중수소는 수소에 중성자가 하나 더 있는 수소의 동위원소로, 미래 에너지원으로 꼽히는 핵융합 발전의 핵심연료이자 원자력발전과 연구용 장비 등에 쓰이는 대체 불가능한 자원이다. 하지만 지구상에 존재하는 중수소는 전체 수소 중 0.016%에 불과하다.

이 분야 연구자들은 수소 동위원소 혼합물에서 중수소를 분리하기 위해, 다공성 물질 안에서 가벼운 동위원소보다 무거운 동위원소가 더 빠르게 확산되는 양자효과를 이용해, 무게가 다른 동위원소를 마치 체로 거르듯 분리하는 연구를 진행해 왔다. 극저온 환경에서 수소 크기에 매우 근접한 기공에서는 수소(H₂)보다 무거운 중수소(D₂)가 더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영하 200도 이하의 극저온에서만 구현이 가능했다.

오현철 교수 연구팀은 극저온에서는 닫혀 있다가 온도가 올라가면서 서서히 열리는 기공을 가진 다공성 물질(금속-유기 골격체)을 이용해 영하 170도(100K) 이상에서 같은 현상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금속-유기 골격체를 이용해 고온에서 수소 동위원소 분리를 시도한 첫 연구"로 "지금까지 발표된 운동 양자체 효과를 이용한 중수소 분리 연구 중 가장 높은 온도에서 중수소를 성공적으로 분리함으로써 실제 산업에서 응용 가능성을 실험적으로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수소 혼합물에서 분리해 내기 어려웠던 중수소를 고온에서도 분리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한 것은 물론 다른 동위원소나 가스 혼합물을 분리하는 데도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및 해외대형연구시설활용연구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미국화학회지(JACS)에 11월 21일 게재됐다.

◇논문명 : Exploiting Dynamic Opening of Apertures in Partially Fluorinated MOF for Enhancing H2 Desorption Temperature and Isotope Separation

◇저 자 : 오현철 교수(교신저자/경남과기대), 마이클 허셔(Michael Hirscher) 박사(교신저자/막스플랑크연구소), 최경민 교수(교신저자/숙명여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