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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부실학술지 논문 비중 7.3%…OECD 평균 두 배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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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I, '부실학술지 게재비중의 국가별·분야별 비교' 보고서 발간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최근 5년간 우리나라 학술논문의 부실학술지 게재 비중이 OECD 평균의 두 배 이상에 달하는 독보적인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연구자들의 부실학술지 쏠림현상이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이같은 경향은 논문 건수 중심의 성과평가제도 도입과 연관된 것으로 우리나라 학술생태계의 ‘쉽고 빠른 논문 게재’ 선호 현상이 구조적으로 고착화됐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미래기술분석센터 박진서 책임연구원 등이 7일 공개한 '학술논문 데이터로 바라본 부실학술지 게재비중의 국가별·분야별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2014~2018)간 '스코퍼스(SCOPUS)'에 등재된 국내 연구진의 전체 논문 중에서 부실학술지로 분류되는 곳에 실린 논문 비중이 7.3%인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5년간 OECD 국가별 부실학술지 게재 비중[KISTI]
최근 5년간 OECD 국가별 부실학술지 게재 비중[KISTI]

이는 OECD 평균인 3.49%의 두 배 이상에 달하는 수치로 글로벌 평균보다 높은 국가는 한국을 제외하고 리투아니아(4.03%)와 이탈리아(3.93%)에 불과했다. 이같은 수치는 또한 체코와 러시아 연구진이 2015년을 기준으로 조사했던 이전의 조사값(5%)보다도 더 높아진 결과다.

분야별로는 다학제 분야의 부실학술지 게재비중이 20.38%, 보건학은 19.79%로 다섯 건 중 한 건 꼴로 부실학술지에 논문을 올렸으며 화학공학(9.20%), 환경과학(8.33%), 사회과학(8.15%) 순으로 비중이 높았다.

KISTI 연구진은 부실학술지의 기준을 2019년 3월 1일자로 업데이트된 빌리스트(beallslist.weebly.com)를 바탕으로 각 학술지에 등재된 전체 ISSN 정보를 수집해스코퍼스 데이터베이스와 비교, 766종의 학술지를 골랐다고 밝혔다.

그 결과 1996부터 2018년까지 스코퍼스 전체 논문 4천8백만여건 중에서 부실학술지 게재 논문수는 84만8천여건으로 나타났으며 우리나라는 2006년 271건에서 2017년에는 6천810건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2005년까지는 부실학술지 게재비중이 0.41%로 글로벌 평균 0.47%보다 적었으나, 2006년부터 서서히 차이가 발생하면서 2011년 이후로 글로벌 평균 수준 대역에서 급격히 이탈, 2014년 6.21%, 2015년 7.23%, 2016년 8.09%, 2017년 8.22%까지 증가하다가 2018년 6.70%로 감소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과다한 부실학술지 게재비중은 과학 선진국에서 보기 힘든 특이한 현상"이라고 지적하고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우리나라 학술생태계의 ‘쉽고 빠른 논문 게재’라는 유인체계가 이미 구조적으로 고착화되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연도별 부실학술지 게재비중 추이(파랑색)와 연도별 OECD 평균 대비 부실학술지 상대활동지수(오렌지색) [KISTI]
연도별 부실학술지 게재비중 추이(파랑색)와 연도별 OECD 평균 대비 부실학술지 상대활동지수(오렌지색) [KISTI]

연구진은 '구조적' 문제로 우리나라의 연구성과 평가제도를 지목했다. 우리나라의 부실학술지 게재비중이 글로벌 평균에 비해 높아지는 시점은 2006년으로, 2005년 12월의 ‘국가연구개발사업 등의 성과평가 및 성과괸리에 관한 법률’제정과 2006년의 ‘제1차 연구개발 성과평가 기본계획’ 수립이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성과평가법’ 제정 이후 대학과 출연연의 채용, 승진, 평가에 본격적으로 양적 건수 중심의 평가체계가 도입됐으며 이로 인해 우리나라 연구자들의 과도한 부실학술지 쏠림현상이 나타났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연구진이 부실학술지의 기준으로 삼은 빌리스트는 가장 많이 인용되는 부실학술지 리스트로 2017년 폐쇄됐지만 익명으로 업데이트돼 왔으며, 스코퍼스는 엘스비어가 운영하는 세계 최대 학술지 인용 색인 데이터베이스(DB)이다.

연구진은 "부실학술지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는가, 출판사 혹은 학술단체의 약탈적 성격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는가, 질적 수준이 낮은 것과 학술지가 약탈적이라는 것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는가" 등의 한계가 있지만 "부실학술지 게재 현황에서 나타나는 국가간 혹은 분야간 차이를 살펴봄으로써 개별국가의 어떤 제도적, 문화적 특성이 부실학술지 게재 경향에 영향을 주었는지 간접 파악"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최상국 기자 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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