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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들을 위하여…보수적 은행 '유리천장' 깨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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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들, 성평등 정책 강화…여성 채용·임원 늘려

[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유리천장'의 대표적인 분야였던 보수적인 은행이 바뀌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주목받으면서 성평등 기조도 강화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금융지주 및 은행들은 여성가족부와의 성별균형 협약, 여성리더십 프로그램 강화 등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성차별에 맞서는 여성을 뜻하는 '두려움 없는 소녀상' [사진=아이뉴스24 DB]
성차별에 맞서는 여성을 뜻하는 '두려움 없는 소녀상' [사진=아이뉴스24 DB]

2017년 기준 은행권의 총 임원 269명 중 여성은 18명으로 6.7%인데 반해 창구업무종사자 5만8천113명 중 여성은 3만3천585명으로 58%에 달했다.

현은주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은행업의 견고한 보수적인 문화로 인해 여성 근로자가 고위직까지 진급하기 어렵고 성별 간 직무가 분리돼 있다"고 풀이했다.

지난해에는 은행권에 무더기로 성차별 채용 비리가 밝혀지기도 했다. 금감원 특별검사에 따르면 KB국민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은 면접점수를 조작하는 등의 행위로 여성 지원자를 의도적으로 떨어뜨린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마련된 '은행권 채용절차 모법규준'이 시행된 다음부터 이 같은 성차별은 차츰 나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신규채용 중 여성 비율이 2017년 36.1%에서 2018년 56.9%로 늘어났고, 같은 기간 KEB하나은행은 28.6%에서 40.7%로, NH농협은행은 36.3%에서 48.2%로 증가했다.

◆ 여성임원 6%에 불과…확대하겠다

올 들어 은행들은 더욱 적극적으로 성평등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KB국민은행과 SC제일은행은 지난 6월, 우리금융과 신한금융은 각각 8월과 9월 잇따라 여성가족부와 성별균형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는 여성의 높은 관리직 진급 진입장벽을 뜻하는 '유리천장' 타파를 위한 내용이 담겼다.

우리금융은 2022년까지 부장급 여성비율 최대 15%, 부부장급 여성 비율을 최대 45%까지 달성하겠다고 했고, SC제일은행도 여성 임원 비율은 25%, 부장급 여성 관리자 비율은 30%까지 늘릴 계획이다.

국민은행도 부점장급 여성리더 비중을 현재 약 10%의 2배 수준인 2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신한금융은 여성 리더 육성 프로그램인 신한쉬어로즈(SHeroes) 참여 대상 그룹을 현재 그룹사 4곳에서 8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신한쉬어로즈는 지난해 3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여성리더의 체계적 육성을 위해 국내 금융권 최초로 출범시킨 프로그램이다.

한편 KB금융은 국내 금융사 중 최초로 지난달 25일 '2019 유엔글로벌콤팩트(UNGC) 코리아 리더스 서밋(Korea Leaders Summit)' 에서 '여성역량강화원칙(WEPs)'에 대한 지지도 선언했다. 이 원칙은 양성평등 촉진, 동등한 기회 보장 등의 내용을 담고 있으며, 구글, 씨티그룹 등 전세계 약 2천600여개 기업의 지지를 받고 있다.

◆ 여성임원 많으면 기업 실적에도 영향 미쳐

국내 은행들의 성평등 정책은 최근 경영과 투자의 화두로 떠오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지속가능경영 요소 측면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이는 기업들이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영업활동 뿐만 아니라 투명경영·남녀평등·환경보호·공정거래 등의 사회적 책임을 다 할 때 더 높은 성과를 낸다는 연구에 기반한다.

세계 3대 운용사인 SSGA(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에 딸면 기업의 ESG 성과가 높을수록 총자산이익률(ROA) 등 영업성과가 높고, 자본비용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평등은 기업의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피터슨 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강력한 여성 리더십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0.1%로 그렇지 못한 기업(7.4%)에 비해 더 높았고, 임원 직책에 여성이 전혀 없는 경우 대비 여성 비중이 30%로 증가하는 경우에는 수익성이 15%, 순이익률이 100bp 증가했다.

글로벌 기관투자자의 투자자산 25%가 ESG 평가를 통해 기업에 투자하고 있는데, 이를 위한 성평등지수에 국내 은행들도 최근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올 1월 신한금융과 KB금융은 나란히 국내 기업 최초로 '2019 블룸버그 성평등지수(Bloomberg Gender-Equality Index,GEI)'에 전세계 230개사 중 하나로 편입됐다.

김다운 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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