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통큰 결단...'모바일 대출금리 비교 서비스' 4대금융 중 첫 참여
2019.10.10 오전 6:00
수익 포기하면서도 시대흐름 맞춰 적극협력...핀테크 선점 포석
[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미완의 대기'로 남을 것만 같았던 대출 확정금리 비교 서비스가 드디어 빛을 볼 전망이다. 4대 금융지주로는 처음으로 우리은행이 뱅크샐러드 대출 비교서비스에 들어가게 돼서다. 업계에선 1금융권 은행이 해당 서비스에 들어갈 유인이 적었던 만큼, 우리은행이 통 큰 결정을 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달 우리은행은 4대 금융지주 중엔 최초로 뱅크샐러드의 '대출상품 비교추천' 서비스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본점 [사진=아이뉴스24 DB]


◆혁신성은 확실하지만…무언가 부족했던 대출 비교 서비스

'모바일 대출 금리 비교 서비스'는 고객들이 스마트 폰 앱을 통해 확정적인 대출조건 정보를 조회하도록 하는 게 주된 기능이다. 기존엔 대출 확정 금리를 확인하려면, 일일이 각 은행의 앱에 접속해 공인인증서 정보를 입력하는 등 복잡하고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만 했다.


이 서비스를 통해 대출 신청자는 시간을 단축하는 한편, 정보 부족으로 인해 고금리 상품을 이용하는 불이익을 최소화할 수 있다. 아울러 금융회사 간 경쟁이 일어나 소비자 중심의 대출상품이 다수 출시될 가능성도 있다.

금융위원회는 그간 이러한 혁신성을 감안해 다수의 모바일 대출 금리 비교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해왔다. 금융위에 따르면 현재까지 모바일 대출 비교 서비스를 내놓은 핀테크 업체는 13개로 전체 혁신금융서비스 중 가장 많은 비중인 24%를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아직까지 참여하는 은행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명색이 대출 비교 서비스라면 다른 은행들의 상품과 견줄 '비교군'이 필요한데, 참여하는 은행이 적으면 아무래도 실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상대적으로 수요가 많은 4대 금융지주의 은행들이 참여하지 않는 것도 아쉬운 대목이었다.

현재 핀다의 대출금리 비교 서비스엔 ▲한국투자저축은행 ▲KB저축은행 ▲스마트저축은행 등 3곳에 불과하다. 토스는 ▲광주은행 ▲유진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 ▲OK저축은행 ▲한국투자저축은행 ▲신한저축은행 등과 제휴를 맺었다.

사실 은행 입장에선 핀테크 업체의 대출 비교 서비스에 참여할 유인이 크지 않다. 대다수 은행들의 주 수입원이 대출 이자인 만큼, 타 은행과 대출 금리가 비교되는 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또 자체 모바일 플랫폼이 구축돼있어, 자사와 관계사의 대출 상품을 비대면으로 제공하는 것도 가능하다.

여기에 은행과 핀테크사 간의 금융망 연결이라는 작업 소요가 필요하다는 것도 한 몫 거든다.

권대영 금융위 금융혁신기획단장은 지난 2일 혁신금융서비스 브리핑 당시 대출 금리 비교 서비스 활성화의 전제로 "핀테크 기업이 킬러 콘텐츠를 바탕으로 금융회사를 설득해야 하는 게 관건"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4대 금융지주로서는 처음 참여…핀테크 업계는 '반색'

이런 가운데 4대 금융지주 중 하나인 우리은행의 대출 비교 서비스 참여는 업계에 순풍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달 30일 우리은행은 뱅크샐러드의 대출금리 비교 서비스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뱅크샐러드 앱 이용고객은 대출상품 비교추천 서비스에서 우리은행의 대출 상품의 확정 금리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제공되는 상품은 '우리비상금대출'이다. 최대 한도는 300만원으로 1년 만기 마이너스통장으로만 취급되며, 통신사 신용등급에 따라 최대 0.50%포인트(p)를 우대금리로 받을 수 있다. 아직 뱅크샐러드 앱에선 금리 조회만 가능하지만, 조만간 신청 기능도 탑재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향후 고객 수요에 따라 한도가 상향된 신용대출과 자동차, 부동산 대출 등 다양한 상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은행 입장에선 핀테크 업체들이 펼치는 서비스에 들어오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이다"라며 "4대 금융지주 중 한 곳이 들어온 만큼, 타 업체들의 서비스보다 한 발 더 앞서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래픽=아이뉴스24 DB]


업계 전반으로 봤을 때 우리은행의 핀테크 서비스 참여는 일종의 '마중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금융지주 등 1금융권 회사들은 금융산업에서의 주도권을 의식해 좀처럼 핀테크 업체들과 협업을 주저해온 게 사실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선 독자적으로 대출 상품을 파는 게 수익 측면에서 더 나은데다, 주도권을 뺏길 우려가 있어서 협업을 잘 하지 않으려고 한다"라면서 "이번에 우리은행이 협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다른 은행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이 있다"라고 전했다.

우리은행의 이 같이 한 박자 빠른 결정은 테크핀 영역에서의 입지를 공고하게 다져두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아무래도 은행의 앱보다 핀테크 업체들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다보니 시대의 흐름에 맞게 이 같은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다"라며 "뱅크샐러드와는 지난 4월 마이데이터 관련 협약을 맺었는데, 이번 서비스 참여 역시 당시 전략적 제휴의 일환으로 이뤄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우리은행은 대출비교 서비스 참여 외에도 현재 뱅크샐러드와 '금융데이터 오픈API 제휴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서상혁 기자 hyuk@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