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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행동' 나선 유승민, 리더십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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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당 수순 돌입했지만 안철수는 미국행…劉 향후 행보 주목

[아이뉴스24 윤채나 기자] 바른미래당이 사실상 분당 수순에 접어든 가운데, 그간 몸을 사려 온 유승민 의원이 비(非)당권파의 독자세력화 선봉에 섰다. 보수 진영 유력 대권주자로 꼽히는 그가 21대 총선을 앞두고 리더십 시험대에 오른 셈이어서 관심이 쏠린다.

손학규 대표 거취를 둘러싼 갈등은 4·3 국회의원 보궐선거 직후 본격화해 8일 현재까지 반 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그 사이 당권파와 비당권파는 '네가 나가라' 식 사생결단 싸움을 반복하며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심정적으로는 이미 '이혼' 상태인 셈이다.

이런 가운데 비당권파가 지난 달 30일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이하 비상행동)'을 출범했다. 대표는 유 의원이 맡았다. 당내 갈등 국면에서 손 대표에 등을 돌린 지 오래지만 '행동'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유 의원은 비상행동 출범을 앞두고 한 외부 강연에서 "바른미래당에 와 이런 실패를 했기 때문에 이제부터 어떻게 할 것이냐는 것에 대해 고민이 깊다. 결심해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국민의당과 바른미래당 통합 선언 당시 유승민 의원[사진=조성우 기자]
지난해 국민의당과 바른미래당 통합 선언 당시 유승민 의원[사진=조성우 기자]

정치권에서는 유 의원이 비상행동을 이끌고 탈당할 가능성을 높게 점친다. 당사자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지만, 당에 잔류하기에는 손 대표를 비롯한 당권파와 감정의 골이 지나치게 깊어졌다. 실제 손 대표는 비상행동 출범 후 유 의원을 겨냥해 "정치적 양심이 없다" "해당행위" 등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최근 유 의원의 움직임도 탈당을 염두에 둔 듯 한 모양새다. 비상행동 대표를 맡은 뒤 곧바로 안철수 전 대표에 러브콜을 보낸 게 방증이다. 지난 4일 유 의원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독일에 있는 안 전 대표에게 개혁적이고 새로운 중도보수 정치를 선보이는 데 뜻을 같이해 달라고 계속 요청하고 있다"며 "직접 연락하고 의사를 묻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 의원의 앞길이 녹록치만은 않아 보인다. 당장 안 전 대표는 러브콜을 거절한 채 돌연 미국행(行)을 택했다. 안 전 의원은 지난 6일 트위터를 통해 "오래전부터 계획했던대로 10월 1일부터는 독일을 떠나 미국 스탠퍼드대 법대의 법, 과학과 기술 프로그램에서 방문학자로 연구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가 유 의원이 내민 손을 잡지 않은 배경은 과거 '트라우마'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안 전 대표, 유 의원이 각각 이끌던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합당해 만든 게 바른미래당인데, 유 의원 스스로 "바른미래당은 실패했다"고 규정할 정도로 제3정당으로서 유의미한 역사를 써내지 못했다. 안 전 대표로서는 한 번 실패한 연대에 선뜻 재도전하기 꺼려하는 분위기다.

안 전 대표의 정계 복귀가 미뤄지면서 비상행동의 탈당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당초 비상행동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국고보조금을 지급하는 11월 15일 이전 창당을 목표로 창당에 걸리는 시간을 감안, 오는 10일 전후 탈당을 결행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돌았지만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유 의원으로서는 안 전 대표 없이 안철수계 의원들을 포용하면서 사태를 정면돌파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 됐다. 최우선 과제는 국민의당 출신인 안철수계 의원들의 거취 문제다. 비상행동에 몸 담은 안철수계 의원 7명 가운데 6명이 비례대표인데, 비례대표는 자진 탈당할 경우 의원직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유일한 방법은 '제명'인데 당권파가 협조할 리 만무하다. 24명이 활동 중인 바른미래당의 당권파는 9명. 비상행동이 탈당하면 원내교섭단체(소속 의원 20명 이상) 지위를 잃게 되는데다 국고보조금도 크게 줄어든다.

일단 유 의원은 안 전 대표와 직접 접촉하며 향후 행보를 모색한다는 계획이지만 내년 총선 일정을 고려한다면 마냥 시간을 끌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일각에서는 결국 바른정당계 8명만 탈당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윤채나 기자 come2m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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