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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예은 “좋은 사람·좋은 배우 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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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10주년? 어떤 형태로든 기념할 것…다양한 기회 주어지길 바라”

[아이뉴스24 박은희 기자] “정말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이 커졌어요.”

내년이면 데뷔 10주년을 맞는 이예은은 ‘좋다’는 형용사에 대한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일을 하면서 더더욱 ‘좋은 동료’ ‘모범적 선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한다.

“사실 10주년이라고 해도 어디 가면 중간밖에 안돼요.(웃음). 그렇지만 저한테 의미가 있고 무거운 책임감으로 다가오네요. 내년에 기회가 되면 콘서트가 됐건 어떤 형태가 됐건 또래들이랑 기념해서 좋은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싶어요.”

 [사진=조성우 기자]
[사진=조성우 기자]

그는 “그러고 나서 뮤지컬을 접하게 됐을 때 뮤지컬 쪽으로 자연스럽게 시선이 돌아갔다”며 “오히려 내가 좋아하는 춤·노래에 연기까지 할 수 있고 처음부터 끝까지 라이브라는 게 매력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땀과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하지 않나. 뮤지컬은 가장 그것에 가까운 느낌이었다”며 “중학생 때부턴 뮤지컬배우라는 꿈이 명확하게 있었고 한번도 바뀌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예은은 학창시절 일주일에 한번씩 대학로에서 뮤지컬을 보고 프로그램북·CD는 무조건 사 모았다. 외장하드엔 여러 작품의 정보들이 차곡차곡 쌓였고 진작부터 꿈을 정한 그를 부러워하는 친구들도 많았다.

단국대 공연영화학부에 입학한 그는 1학년 때 뮤지컬 ‘미스 사이공’ 오디션 소식을 접했다. “동기가 제게 ‘네가 동양적으로 생겼으니 경험삼아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알려주더라고요. 생각을 해보니까 그 말이 맞는 거예요. 궁금하기도 하고 해서 지원을 햇는데 자꾸 제 이름이 불려서 너무 재밌었어요.”

이렇게 처음 본 오디션을 통해 데뷔를 하게 된 이예은은 “한참 부족했지만 그 작품 안에서 농익은 한도 좋지만 어린 친구의 살아남고자 하는 악도 필요했던 것 같다”며 “첫 시작은 됐는데 그 이후 오디션에선 많이 떨어진 경험이 있다”고 털어놨다.

이예은은 작품을 통해 만난 여러 선배들에게 들은 말 중 인상 깊어 새긴 말이 있는지 묻자 뮤지컬 ‘레미제라블’에 함께 출연한 김늘봄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공연 20~30분 전 공지사항을 공유하고 파이팅을 외치는 파이팅콜 시간이 있어요. 한사람씩 돌아가면서 말을 하는데 공연 중반부쯤 김늘봄 오빠가 ‘집중이 안될 때는 상대배우의 말을 잘 들으면 된다’고 하더라고요. 저희가 장기공연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 말이 제 뇌리에 박혔어요. 굉장히 당연한 말이지만 사실 계속 익숙하게 일을 하다보면 자꾸 나에 대해서 빠지지 상대방의 말을 잘 못 듣거든요. 저는 그랬던 것 같아요. 그 오빠 덕분에 어떤 일이든 할 때 상대방의 말을 들으려고 해요.”

자신을 거쳐간 모든 캐릭터가 사랑스럽고 애착이 크다는 이예은. 하나의 캐릭터를 꼽는 게 어렵다며 잠시 고민한 그는 “요즘 날씨가 추워진 탓인지 ‘호프’가 많이 생각나긴 한다”고 밝혔다. 이어 “나 혼자 외로웠던 ‘길 위의 나그네’가 그립다”며 뮤지컬 ‘HOPE-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을 추억했다.

꼭 해보고 싶은 작품으로는 아직 뮤지컬로 제작되지 않은 TV드라마를 꼽았다. “저는 따뜻한 휴머니즘 이야기가 좋아요. 개인적으로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참 좋아하는데요. 나중에 뮤지컬화가 된다면 제가 꼭 참여해서 잘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꼭 만들어졌으면 좋겠어요.”

“항상 기본을 잘 지키면서 자신만의 개성이 드러나는 배우이고 싶다”는 이예은은 다시 한번 “좋은 배우이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도 다양한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어요. 저는 연기가 정말 재미있거든요.”

 [사진=조성우 기자]
[사진=조성우 기자]

“어떤 계기로 인해 생각의 전환이 생겨 ‘내가 배우가 된 게 얼마나 다행인가’를 느끼게 됐어요. 당시엔 짜증이 나도 시간이 지나면 그게 그렇게 손해 보는 것 같지 않더라고요. 그것도 내 일부라는 생각으로 받아들이게 됐어요. 오히려 아픔이나 고통이 없으면 사람들에게 공감을 살만한 깊이감이 없다고 저는 생각해요. 다만 치부라고 생각되는 것들, 아팠던 기억들을 표출할 수 있는 용기는 가져야겠죠. 진짜 내 모습을 보여주는 덴 용기가 필요하잖아요.”

이예은에게 용기를 주는 말은 ‘넌 잘하고 있어’라고. 이예은은 “누구나 스스로에게 ‘내가 지금 잘 하고 있나’ 하는 질문을 던지지 않나”라며 “묵묵히 내 길을 잘 가고 있다고 믿으며 살다가도 가끔 한없이 의심이 들 때 ‘충분히 잘 하고 있다’는 말을 들으면 마음이 편해진다”고 설명했다.

“누군가한테 확인받고 싶은 욕망이 있나봐요.(웃음) 공연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고민이 많아지고 이런 저런 생각들이 펼쳐졌을 때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혼란스러운 시기가 항상 오거든요. 그럴 때마다 주변 동료들이 잘 하고 있다고 말 한마디 해주면 다시 자신감이 상승하더라고요.”

똘똘하게 마인드 컨트롤을 잘 하는 이예은도 스트레스를 피할 순 없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시간이 나면 그는 독서를 한다. 언젠가 마음이 힘들 때 동료 배우가 빌려준 소설책을 푹 빠져서 읽다 보니 잡생각이 안 나서 그때부터 책에 재미를 붙였다.

“책은 그냥 독후감 숙제를 위한 것에 불과했는데 이젠 집이나 카페 한구석에서 자리 잡고 책을 읽어요. 어떤 사람이 그 책의 독자가 될지 알지 못하잖아요. 마치 나에 대한 선입견 없이 그냥 객관적인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나한테 조언을 해주는 느낌이라 위안을 받아요.”

최근 이예은을 기쁘게 한 사건은 뮤지컬 ‘이토록 보통의’가 무사히 올라간 것이다. 그는 제이라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난 것도 자신의 큰 복이라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듬뿍 드러냈다. 최근 원작자이신 캐롯 작가를 만난 에피소드도 전했다. “정말 꿈만 같았죠. 이런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려주신 분을 꼭 만나고 싶었거든요. 언젠가 작가님이 공연 보러 오시면 사인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책도 극장에 가져다 놨었는데 그것도 이뤄내서 정말 뿌듯하고 행복했어요.”

이예은은 지난해 겨울부터 쉬지 않고 공연과 연습을 이어와서 연말엔 개인 시간을 갖는 게 목표다. ‘이토록 보통의’가 끝나면 좋아하는 여행도 가고 배우고 싶었던 것들 배우면서 소소하게 보낼 계획이다.

박은희 기자 ehpar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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