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황금빛 기자] 지난 2일 시작한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항공업계를 둘러싼 주요 이슈가 도마 위에 올랐다.
가장 많은 지적사항은 항공 안전 관련 이슈였다. 기내 흡연으로 적발된 조종사부터 공항 보호구역 내에서 발생한 지상안전사고, 유도로 오진입 사고 등이 다뤄졌다. 일본 수출규제 이후 항공사들의 일본 노선 운항 현황 등도 빠지지 않았다.
◆ 올해 기내 흡연 적발 조종사 2명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조종사 일부가 운항 중 조종실 내에서 공공연하게 흡연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항공사에서 자체 적발된 사례는 2건이었다.
현행법은 승객의 경우 항공기 내 흡연을 규제하고 있지만 기장 등 항공종사자나 객실 승무원의 흡연 행위에 대한 규제는 없는 상황이다. 현행법은 승객의 경우 기내 흡연 시 1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으며 전자담배도 전면 금지돼 있다. 기내 흡연은 타인에게 불쾌감을 유발할 뿐 아니라 화재나 폭발 위험이 있고 기내 공기를 여과하기 위한 장치를 빨리 마모시키는 등의 문제가 있어 전 세계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반면, 기장 등 항공 종사자나 객실 승무원의 흡연 행위에 대한 법적 규제가 없어 항공사 자율에 맡겨지고 있다. 하지만 조종사들의 기내 흡연은 간접 흡연의 문제를 일으킬뿐 아니라 항공 안전에도 위협을 줄 수 있다. 조종사의 기내 흡연으로 조종실 2인 상주 규정을 위반하거나 연기를 빼내는 과정에서 장치를 잘못 건드리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이에 박홍근 의원은 "항공 종사자의 운항 중 기내 흡연은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흡연을 금지하고 이를 어길 시에 자격 정지 또는 벌칙을 내릴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신설하고 항공운송사업자도 항공종사자를 대상으로 하는 기내 흡연 방지 규정을 만들도록 해야한다"며 항공안전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인천국제공항, 공항 보호구역 내 발생사고 가장 많아
이용호 무소속 의원이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간 공항 보호구역 내에서 발생한 지상안전사고는 63건이다. 연도별로 보면 ▲2014년 3건 ▲2015년 7건 ▲2016년 5건 ▲2017년 7건 ▲2018년 20건 ▲2019년 9월 21건으로 매년 급증하는 추세다.
공항 보호구역은 공항시설의 보호를 위해 국토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공항 운영자가 지정하는 구역으로 활주로, 계류장, 화물청사 등 보안검색이 완료된 구역이 해당한다. 이 구역에서 가장 많은 사고가 발생한 공항은 인천국제공항으로 총 32건이 발생했다. 이어 ▲김포공항 18건 ▲제주공항 8건 ▲김해공항 3건 ▲무안공항 2건 순이다.
세부 내역을 보면 최대 시속 50km인 보호구역 안에서 차량 장비 간 3중 추돌사고가 나고 고임목이 빠진 항공기가 미끄러지면서 스텝카(계단 장착 차량)와 충돌하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국토부가 보호구역에서 발생하는 지상안전사고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지상안전사고로 산재 처리된 내역조차 사고 현황에서 누락돼 있어 기초자료부터 부실한 상황이라 안전불감증이 심각했다.
이용호 의원실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 간 지상조업 업체별 산재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토부 제출 자료에서 누락된 지상안전사고 총 28건이 추가로 확인됐다. 인천국제공항에서 근무하던 노동자가 돌리(화물 운반용 수레)에 끼어 5m 가량 끌려가고, 급유차량과 버스가 충돌, 과속하던 램프차량(승객 수송 버스)이 돌리와 충돌 후 지상조업 노동자를 덮친 사고 등이다.
이용호 의원은 "공항 보호구역에 있는 도로는 제한 속도가 15~50km 밖에 되지 않는다."며 "이런 주행환경 속에서도 사고가 급증하는 것은 주무부처와 관련기관들의 관리·감독이 미흡하고, 항공업계의 안전 불감증이 여전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인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의 국제적 위상에 걸맞은 지상조업 근무환경 마련이 시급하다"면서 "국토부와 양 공항공사가 공항 내 보호구역 지상안전사고 실태 파악을 시작으로 지상조업 노동자들의 안전한 근무환경을 조성하는데 총력을 다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유도로 오진입·활주로 침범 사고 안전감독 강화해야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최근 5년 간 유도로 오진입 사고는 국내 공항에서 55건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87%가 올해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2건 ▲2016년 4건 ▲2017년 0건 ▲2018년 1건에 불과했던 오진입 사고 횟수와 대조된다. 공항별로는 ▲인천공항 50건 ▲김포 2건 ▲김해 1건 ▲제주 1건 ▲광주 1건 순이며, 이 가운데 ▲국적사 27건 ▲외항사 28건이었다.
국토부에 따르면 오진입은 관제탑으로부터 지시받은 지상 이동경로가 아닌 엉뚱한 길로 이동해 발생한 조종사의 실수이며, 지난 6월 '인천공항 계류장 내 안전강화와 항공안전 의무보고제도 적극이행 요청'에 따라 경미한 위반 사항에 대해서도 보고를 하다 보니 올해 들어 급증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활주로 침범 사례도 최근 5년 간 11건이나 발생했다. 활주로는 비행기가 이·착륙을 위해 시속 300~400km로 달리는 구간이다.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민경욱 의원은 "공항의 안전사고는 인적·물적 피해 유무를 떠나 해당 공항의 품격과 대한민국 국격과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라며 "유도로와 활주로의 문제점이 총체적으로 드러난 만큼 국내 공항 내 관제와 조종시스템을 둘러싼 실태점검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가장 핵심적인 것은 결국 관제탑과 조종사 간 소통의 문제이기 때문에 조종사·관제사 인적과실 예방 대책과 전국 관제시설에 대한 안전감독 활동을 강화해 줄 것"을 항공 당국에 주문했다.
◆ 일본 수출규제 이후 일본 항공 노선 감소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일본 수출규제 이후 일본 항공 노선은 최대 34.3% 감소할 전망이다. 또한 일본 항공 노선탑승률과 예약률은 각각 22.2%와 19.6%p 감소했다.
먼저 일본노선은 수출규제 조치 이전 주 1천187회에서 8월 26일 기준 주 1천2회로 주 185회가 감편됐다. 현재 항공사가 감편을 검토 중인 노선까지 합하면 일본노선은 주 780회(34.3%감소)까지 감편될 수 있다.
일본노선 운송실적자료를 보면 일본노선 탑승률은 7월 5주차부터 감소추세를 보이다, 8월 3주차에 감소폭이 22.2%(전년 동월 대비)로 커졌다. 휴가철임에도 불구하고 일본 수출규제로 오히려 일본노선 탑승객 수와 탑승률이 현저하게 줄어든 것이다.
일본노선 예약률은 7월에는 큰 변동이 없었지만, 8월과 9월 예약률 감소세가 확대됐다. 올 8~9월은 8월 25일 기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9%p와 19.6%p 감소했고, 10월에도 12.3%p 감소하는 등 감소세가 커지고 있다. 임박한 상황에서의 여행계획 변경·취소는 크지 않았지만, 신규 예약은 확연히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윤호중 의원은 "감소하고 있는 한일항공운항은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 조치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자발적이고 합리적인 대응의 결과"라며 "한일 양국의 관계 개선을 위해 일본은 한국의 대화요청에 응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항공교통이용자 보호 충실성 1위 '에어서울'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연구원이 제출한 '2018년 항공교통서비스 평가'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항공교통이용자 보호 충실성 분야에서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서울이 1위, 진에어가 2위를 차지했다. 반면 대형항공사(FSC)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4위와 6위에 그쳤다.
항공교통이용자 보호 충실성 평가는 항공운송사업자가 항공교통이용자 권익보호를 위해 보호제도를 충실히 구축하고 이행하고 있는지 평가하는 것이다. 평가 점수는 ▲피해구제성 40점 ▲행정처분 40점 ▲보호조치 충실성 20점으로 배점됐으며 각 항목별 점수의 합으로 결과를 산정했다.
황금빛 기자 gol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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