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곡 베테랑과 샛별들 특급케미 뽐냈다 ...'세일 한국가곡의 밤' 올해도 히트
2019.10.08 오전 11:17
제11회 콘서트 성황...강혜정·정수연·신상근·양준모·김종표 등 출연
[아이뉴스24 민병무 기자] 강혜정·정수연·신상근·양준모·김종표 등 한국가곡 베테랑들이 김현지·윤서준·안민규·황미래 등 한국가곡의 미래들과 함께 멋진 10월을 만들었다. 이들은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는 베스트 가곡과 최근에 창작된 신상가곡을 반반씩 넣은 한국가곡 콘서트로 못잊을 감동을 선사했다.

‘제11회 세일 한국가곡의 밤’이 3일 오후 7시30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렸다. 한국가곡 중흥을 모토로 설립된 세일음악문화재단이 해마다 개최하는 이 음악회는 현역 최고 성악가들이 ‘세일 한국가곡 콩쿠르’ 수상자들과 힘을 합쳐 마련하는 뜻깊은 공연이다.

‘제11회 세일 한국가곡의 밤’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가운데 출연자들이 관객들과 합창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지난 10년간 콩쿠르에서 입상한 창작가곡 중 성악가와 음악전공생들이 많이 연주하는 곡을 묶어 발매한 ‘세일한국가곡집’ 음반의 쇼케이스 형태로 열렸다. 앨범에는 모두 12곡이 실렸는데, 그 중에서 직접 녹음에 참가한 5명(강혜정·정수연·신상근·양준모·김종표)이 피아니스트 이영민과 김지훈의 반주에 맞춰 5곡을 선보였다. 이번 음반 출시로 한국가곡의 세계화와 대중화에 한 발짝 더 다가가는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제11회 콩쿠르 수상자의 무대는 역시 풋풋하고 싱그러웠다. 소프라노 김현지(성악 여자부문 2위)는 ‘강 건너 봄이 오듯(송길자 시·임긍수 곡)’을, 바리톤 안민규(성악 남자부문 공동1위)는 ‘그리운 마음(이기철 시·김동환 곡)’을 불러 샛별의 등장을 알렸다. 두 사람이 비교적 귀에 익은 음악을 선택한 반면, 테너 윤서준(성악 남자부문 공동1위)은 신작가곡을 골랐다. 제9회 콩쿠르 작곡부문 1위를 수상한 ‘바람이 불어(윤동주 시·신승민 곡)’를 노래해 공감을 이끌어 냈다.

세 사람은 삼중창으로 ‘청산에 살리라(김연준 시·곡)’도 연주했다. 테너와 바리톤의 솔로 부분에서 소프라노가 화음을 넣어주는 환상케미를 뽐내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다. 대규모 공연장에서의 첫 경험임에도 긴장하지 않는 강심장을 보여줬다.

후배들의 무대에 이어 국내외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선배들이 절정의 기량을 발휘했다.

소프라노 강혜명과 바리톤 김종표가 ‘제11회 세일 한국가곡의 밤’ 콘서트에서 듀엣으로 노래를 부른 뒤 관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낭중지추! 소프라노 강혜정은 ‘아라리요(이승민 작사·이지수 곡)’에서 전혀 힘을 드러내지 않았는데 오히려 파워업이 느껴지는 마법을 펼쳤다. 전래민요를 기본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도 전혀 올드하지 않았다. “달빛 밤 하늘같은 하늘 아래 / 내님 계신 그 곳 어딘가에 / 내 소식도 전해주오 애타게 / 외로운 내 맘 알고 계신다면 / 날 잊지마오 돌아와주오” 고수의 솜씨란 바로 이런 것이구나. 한곡의 세레나데를 듣고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 자연스럽게 러브송이 됐다. 6회 콩쿠르 작곡부문 2위를 차지한 ‘돌아가는 꽃(도종환 시·임태규 곡)’에서도 강혜정 이름 석자에 걸맞은 엄청난 스킬을 선물했다.

메조소프라노 정수연이 ‘제11회 세일 한국가곡의 밤’ 콘서트에서 노래하고 있다.
메조소프라노 정수연은 원숙한 아름다움을 보여줬다. ‘무곡(김연준 시·곡)’에서는 색동옷 입은 소녀들이 무대에서 빙글빙글 춤을 추는 듯 선명한 이미지를 표현했다. “가엾은 넋이여 / 어디를 헤매다 이제 오나 / 수만리 장천 / 한 마리 도요새 되어 / 날아가다 돌아왔나” 박경리 시에 김신이 곡을 붙인 ‘도요새’(10회 콩쿠르 작곡부문 1위)에서는 삶의 혜안을 담담하게 담아내 브라바 환호를 받았다.

테너 신상근은 ‘그날(서정주 시·이건용 곡)’에 이어 ‘누군가 내 마음을 적시네(이월하 시·김도형 곡, 5회 콩쿠르 작곡부문 2위)’를 연주해 가슴 뭉클함을 전달했다. 또 바리톤 양준모는 민요 ‘거문도 뱃노래(백경환 편곡)’를 부른 뒤 ‘살아있는 것은 흔들리면서(오규원 시·최유경 곡, 2회 콩쿠르 작곡부문 1위)’에서 특유의 저음을 살려 여심을 흔들었다.

바리톤 김종표는 황동규의 시에 황미래가 곡을 붙인 ‘조그만 사랑노래’를 초연했다. 이 노래는 11회 콩쿠르 작곡부문 1위를 수상한 곡으로, 오페라의 클라이막스를 연상시키는 극적 구성이 돋보였다. 이어 ‘달은 듣다(김성춘 시·김다미 곡, 2회 콩쿠르 작곡부문 2위)’에서는 “좌우지간 / 무슨 비발디 풍으로 오는 선율 같기도 하고 / 똥, 땡, 똥, 땡, 찡, 찡, 찡...”이라는 내레이션 부분이 귀를 사로 잡았다.

테너 신상근과 바리톤 양준모가 ‘제11회 세일 한국가곡의 밤’ 콘서트에서 듀엣으로 노래를 부르고 있다.
남녀·남남의 듀엣송도 빛났다. 강혜정·김종표는 새로운 느낌으로 편곡된 ‘내 맘의 강물(이수인 시·곡)’을 불러 “비바람 모진 된서리”에도 묵묵히 자신의 삶에 열중하는 사람들을 응원했다, 신상근·양준모는 “오늘에야 찾을 날 왔다”라고 힘찬 보이스로 곡의 시작을 알린 뒤에 곧바로 오케스트라 반주가 이어지는‘그리운 금강산(한상억 시·최영섭 곡)’을 연주했다. 무대 뒤와 옆으로 단풍빛 조명까지 더해져 더 웅장한 음악이 연출됐다.

앙코르곡은 출연자와 관객 모두가 ‘기다리는 마음(김민부 시·장일남 곡)’과 ‘님이 오시는지(박문호 시·김규환 곡)’를 합창했다.

지휘봉을 잡은 최승한은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엑설런트한 하모니로 호흡을 맞췄다.

이날 2부 무대가 시작되기 전에 ‘제11회 세일 한국가곡상’ 시상식도 열렸다. 올해의 수상자인 이건용 작곡가는 박수길 세일음악문화재단 이사장 대행으로부터 상패와 상금(1000만원)을 받았다.

세일음악문화재단은 지난 6월 타계한 정승일 이사장이 지난 2008년에 설립했다. 매년 콩쿠르, 한국가곡의 밤, 세일한국가곡상 등을 진행해 우리 가곡 부흥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매달 세 번째 목요일에 개최하는 세일 한국가곡 상설무대는 한국가곡 애호가들의 열렬한 호응을 받고 있다. 내년에도 1월 강혜정, 5월 진성원·이동환, 7월 김충희·박지민, 11월 신상근·김진추 등의 라인업이 결정됐다.

/민병무 기자 min66@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