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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 "'아스달연대기'는 끝판왕…태릉인처럼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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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초승달이 뜬 어느 밤, 어느 한 손이 네 심장을 꺼내리라". 김지원의 저주처럼, 심장이 꺼내진 채 처참한 최후를 맞았다. 무광의 강렬한 마지막, 신인 배우 황희가 시청자들의 뇌리에 인상 깊게 남겨진 장면이었다.

황희는 tvN 금토드라마 '아스달 연대기'에서 대칸 부족 전사 무광을 연기했다. 권력자 타곤(장동건 분)의 명만 듣고 살생을 행하는, 피도 눈물도 없는 잔혹한 인물이었다. 야성미 넘치는 비주얼에 카리스마까지, 황희는 자신에게 주어진 무광을 생생하게 구현해냈다.

황희에게 '아스달 연대기'는 어렵게 찾아온, 고마운 기회였다. 첫 드라마 '내일 그대와' 이후 공백이 길어졌고, 숱한 오디션에서 고배를 마셨다. 자존감이 떨어졌지만, 연기 연습을 게을리 할 순 없었다. 그 시간을 돌이키며 "오디션 레벨 99가 됐다"던 황희에게 '아스달 연대기'에 승선할 기회가 주어졌다. 2차 오디션 때는 아예 상의를 탈의했다. 황희는 "사실 그 때는 제 몸에 크게 자신은 없었는데 훌렁 벗었다. 뭐라도 보여줘야 했다"고 말했다. 절박했던 마음이 통했을까. '아스달 연대기'의 무광이 황희에게 왔다.

황희는 "아주 임팩트가 있는 인물이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았다. 액션에 대한 준비가 굉장히 많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약 2개월의 준비기간, 황희의 하루는 운동으로 시작해 운동으로 끝났다. 매일 시간표를 짜서 크로스핏과 승마, 헬스를 했고, 액션스쿨을 다녔다. 집에 들어오면 다음날 먹을 닭가슴살 도시락을 준비했다. 태릉인 같았던 삶, 황희는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끝판왕을 만났다고 생각했어요. 김원석 감독님이 워낙 디테일하게 찍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제가 시도해본 적 없는 장르였어요. 언제 또 쉴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현장에 있을 때 잘하고 싶었어요. 훈련을 함께 하던 대칸 형들이 '이 작품하고 안할거야?'라고 할 정도였어요."

무광은 잔혹한 캐릭터였다. 황희는 "제겐 오로지 타곤(장동건 분)이 있었다. 맹목적으로 결정하고, 단순하고 직선적인 인물을 그리고 싶었다"라고 했다. 살기 어린 눈빛도 인상적이었다. 그는 "무광을 준비하면서 한계까지 몰아붙여 운동을 했다. 끝나고 나면 눈이 상기가 돼있고 희번덕 거린다. 그런 기운들이 자연스럽게 묻어난 것 같다"고 했다.

황희는 "제 모습을 화면에서 처음 마주했을 때 '정말 나빴다'고 생각했다. 처음에 와한족들을 죽이고 약탈하고 활을 쏜다. 무광이 와한 사람들에게 울분을 토하며 포효하는 장면이 있다. 1,2회를 함께 보던 친구가 입을 벌리고 저를 경멸스럽게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오랜만에 텔레비전에 나오니깐 좋다는 생각을 했다"고 웃었다.

결국 무광은 탄야의 저주대로 심장이 꺼내진 채 비극적 죽음을 맞이했다. 황희는 "심장이 꽃피어 죽는 건 어떻게 죽는 걸까. 그런 고민을 하고 집중했다"라며 "적절한 죽음이었다. 다만 사람들과 헤어짐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고, 시즌2가 제작이 된다고 해도 같이 못할 것 같다는 아쉬움이 있었다"고 했다.

캐릭터의 잔혹성 때문에 "욕을 먹겠다"는 각오를 갖고 시작했던 작품. 시청자들의 의외의 피드백을 보며 즐거움을 느꼈다고 했다.

"제 이름으로 실시간검색어를 자주 찾아봤어요. 사람들이 무광을 욕하다 정들었는지 '조금만 더 있다가지. 그래도 너 나올 때는 속시원했는데'라고 아쉬워하는 사람들도 있어서 기분이 좋았어요. 제게 '팔콘'이나 아바타 나비족, 개미, 나무늘보를 닮았다며 별명을 지어주는데, 그런 것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었어요. 인지도 순으로 봤을 때 팔콘이라는 별명이 가장 마음에 들어요. 이런 재미 덕분에 최근 SNS도 시작했어요. 관심과 응원을 많이 받아서 더 기운이 생기는 것 같아요."

'아스달 연대기'는 시청자의 호불호가 갈린 작품이지만, 황희에게는 특별한 작품이 됐다. 그는 "내 뼈와 피땀과 연기에 대한 절박함이 다 묻어있다. 이런저런 결과를 다 떠나서 '아스달 연대기'가 가보지 못한 장르를 개척하는 데 함께 한 일원이라는 자부심이 있다"고 말했다.

황희는 '아스달 연대기'와 비슷한 시기 방영된 SBS 드라마 '의사 요한'에도 출연했다. 따뜻한 마음을 지닌 마취통증의학과 펠로우 이유준 역할로 여심을 저격했다. 장르도, 캐릭터도 전혀 다른 이 작품의 출연은 '아스달 연대기' 김영현, 박상연 작가의 도움이 컸다고.

"'아스달 연대기' 작가님들이 무광이를 애정했어요. 무광이를 촬영하던 중에 '의사 요한' 오디션에 갔는데, 누가 봐도 의사 비주얼은 아니잖아요. 그 때는 공항검색대에서 무조건 오라고 할 정도의 외모였거든요(웃음). '의사요한' 조감독님이 '현장에서 얼마나 열심히 하길래 박상연 작가가 추천을 한거냐'고 했어요. '아스달 연대기' 촬영이 하루 없어서 '의사요한' 오디션에 대본을 다 외워갔는데, '오디션을 통틀어서 대사를 다 외워온건 네가 유일하다'고 했어요. 대사를 외우는 게 칭찬 받을 일인가 싶었죠. 분위기가 좋아도 워낙 떨어진 경험이 다반사라 '감사하다'고 하고 나왔는데, 며칠 뒤 매니저 형이 캐스팅 됐다며 울더라구요. 그 때 참 감동적이었어요."

'아스달 연대기'와 '의사 요한' 촬영이 일부 겹치면서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잔인한 전사와 따뜻한 의사, 판타지와 메디컬 드라마. 전혀 다른 두 작품에 녹아드는 건 황희에게도 큰 숙제였다.

"무광이는 직선적인 인물이라 부러졌다면 이유준은 유연해서 부러지지 않아요. 어느 곳에 가도 관계를 만드는 힘이 있고 조화로운 사람이죠. 참 다른 두 인물을 연기하게 됐어요. 하루는 제주도에서 '아스달 연대기'를 촬영하고 오후에 청주 병원으로 가서 의사 가운을 입었어요. 힘이 덜 빠져 눈도 희번덕 거렸죠. 감독님이 잘 컨트롤 해줘서 촬영을 할 수 있었죠."

긴 공백기를 지나 두 작품을 동시에 만난 황희는 "다음엔 얼마나 오래 쉬려고 이럴까 싶다"고 웃으면서도 행복함을 숨기지 못했다. 무광과 유준의 홍보스티커가 붙은 자양강장제를 선물하며, 그는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이야기 했다.

"배우가 작품을 한다는게 참 행복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물론 두 작품을 했다고 해서 상황이 많이 바뀌진 않을 거에요. 오디션도 똑같이 보러 가고, 더 단단해질 때까지 저를 더 표현할 생각입니다. 작품을 계속 해서 앞으로 나아가고 싶어요. 소통하는 법에 대해 알게 됐고, 다음 작품을 빨리 만나고 싶어요. 정말 모든 것을 쏟아부었기에 연기 갈증은 해소됐는데, 다시 금방 목말라졌어요."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mycuzmy@joy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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