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명예를 지켜주세요" 공상 하재헌 중사의 눈물…보훈처 "재심의 진행"
2019.09.18 오후 11:20
[아이뉴스24 권준영 기자]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로 두 다리를 잃은 하재헌 예비역 중사가 '전상'(戰傷)이 아닌 '공상'(公傷) 판정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자신이 직접 청와대 국민청원글을 올려 억울함을 호소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국가보훈처(이하 보훈처)는 관련 법을 탄력적으로 검토하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하재헌 중사는 1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북한 목함지뢰 도발사건. 저의 명예를 지켜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을 올렸다. 해당 청원글은 게시된지 하루만인 18일 오후 11시 20분 기준, 1만 8210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하 중사는 "저는 '목함지뢰 도발'로 인하여 멀쩡한 두 다리를 절단하고 양쪽 고막이 파열되는 등 큰 부상을 입었으며, 21차례에 걸쳐 수술을 받은 후 이제는 의족을 낀 장애인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장애인 운동선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전역을 했고, 지난 2월 유공자 신청을 했는데 8월에 '공상(公傷) 군경'이라는 판정을 받았다"면서 "저는 당초 군에서는 '전상(戰傷) 군경'판정을 받았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원래 육군이 내린 '전상(戰傷)'판정은 반란을 진압하기 위한 행위, 전투, 또는 이에 준하는 직무 수행 중 입은 상이를 의미한다. 반면 이번 보훈처가 내린 '공상(公傷)'판정은 교육·훈련 또는 그 밖의 공무, 국가 수호 또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직무 수행 과정에서 입은 상이를 의미하며, 보상 금액에서는 큰 차이가 없으나 군인들에게는 '전상 군경'이 큰 명예로 여겨진다.

하 중사는 "당시 '목함지뢰 도발'로 11년 만에 대북 방송도 활성화하고, 북한의 포격 도발이 이어지자 전쟁 분위기까지 났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보훈처는 적과 북한의 존재는 빼고 '사고 당시 교전이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현재 북한과의 화해·교류 분위기로 보훈처에서까지 이렇게 하는 것이 말이 되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천안함 유공자분들께 양해를 구하고 이야기한다. 천안함 사건 역시 교전이 없었지만 '전상 군경'판정을 받았다. 이를 문의하니 천안함 사건은 많이 다치고 많이 돌아가셨다고 어처구니없는 변명을 했다"며 "누군가는 '전상'과 '공상'이 (보상) 5만원 정도만 차이 난다고 주장하지만 나에게는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저희(군인들)에게는 '전상 군경'이 곧 명예다"라고 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같은 논란과 관련해 관련 법조문을 다시 살펴볼 것을 지시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은 목함지뢰 폭발사고 부상자의 상이 판정에 대해 관련 법조문을 탄력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없는지 살펴보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고 17일 밝혔다.

김대원 보훈처 대변인 역시 18일 브리핑을 통해 "하재헌 중사의 이의신청에 대해 곧 재심의 절차를 진행 할 것"이라며 "재심의 과정에서는 기존 국가유공자법 시행령을 탄력적으로 검토해 심도 있게 논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보훈처는 대통령의 이 같은 주문에 재심의와 함께 법률해석 논란이 재발하지 않도록 관련 법령 개정도 종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권준영 기자 kjykjy@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