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사라진 남편, 그는 왜 표적이 되었나…필리핀 한인 살인 사건의 실체
2019.09.17 오전 10:33
[아이뉴스24 정상호 기자] 'PD수첩'이 지난 2016년 10월 필리핀 앙헬레스에서 돌연 사라진 지익주 씨 사건을 통해 현지 고위 경찰까지 연루된 한인 살인 사건의 실체를 파헤친다.

지난 2016년 10월, 필리핀 앙헬레스에서 작은 사업체를 운영하던 지익주 씨가 돌연 사라졌다. 남겨진 단서는 단 두 개. 괴한들이 그를 차에 밀어 넣고 어딘가로 데려갔다는 목격자들의 진술과 CCTV에 찍힌 지 씨 차량 주변의 수상한 움직임.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지 씨 아내는 남편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오토바이 수색대 50여대를 동원해 밤낮으로 흔적을 좇았고 '남편을 찾아 달라'는 기자회견을 했다. 3개월 만에 남편의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놀랍게도 남편을 데려간 괴한은 필리핀 경찰청 마약단속국 경찰들이었다. 심지어 남편이 납치된 곳은 필리핀 경찰청 안이었고, 남편 지익주 씨는 납치된 그날 경찰청 주차장에서 살해됐다.

'PD수첩' 필리핀 한인 살인 사건의 실체 [MBC]


외국인 상대 납치 범죄가 드문 것은 아니었지만 경찰들이 살인에 연루되고 경찰청에서 실행된 것은 전무후무한 일. 참혹한 진실에 필리핀 전체가 충격에 빠졌다.

PD수첩은 이 사건의 핵심 용의자와 사건 관계자들을 우여곡절 끝에 힘들게 만났다. 그들의 이야기는 충격적이었다. 필리핀 경찰들이 조직적으로 외국인을 납치해 돈을 갈취하고 있다는 것. 이른바 경찰들이 '납치 비즈니스'를 겸업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이 사건에 연루된 고위 경찰들로부터 신변의 위협을 받고 있다며 두려워했다. 이 사건을 지시하거나 개입된 고위 경찰들은 도대체 누구일까? 또 어느 선까지 올라갈까?

"이 사건에 더 많은 높은 사람들이 개입되어있거든요. 피해자 아내한테 전해주세요 제가 살해되기 전에 빨리 공판을 하라고. 그렇지 않으면 이 사건은 묻힐 거예요" 용의자 S의 증언이다.

지 씨 아내는 "만약 이 사건이 파헤쳐지면 (경찰 조직이) 다 흔들린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붕괴된다고. 다 연루되어 있다는 얘기죠"라고 전한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범인들의 머리를 한국에 보내겠다'며 엄정한 처벌을 약속했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까지 해결된 건 아무 것도 없었다. 핵심 용의자중 하나인 경찰청 마약단속국 팀장은 보석으로 풀려났고, 다른 용의자들은 혐의를 부인하며 시간만 끌고 있다.

3년째 1심이 진행 중이며 올해 단 한 차례의 재판이 열렸지만 그마저 진전 없이 끝난 상황. 교민들은 시간만 끌다 결국 용의자 모두 풀려날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현지 교민들도 우리 정부와 대사관의 대응에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2015~2018년 합산 기준, 한국인 대상 살인 사건이 가장 많았던 나라 필리핀. 대한민국 국민은 우리 정부로부터 어떤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걸까?

17일 밤 11시 5분에 방영되는 MBC 'PD수첩'의 '사라진 남편, 그는 왜 표적이 되었나'에서는 필리핀 한인 살인 사건의 실체와 피해자 아내의 외로운 싸움이 공개된다.

/정상호 기자 uma82@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