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 혈흔서 졸피뎀 검출…고유정 "모두진술 기회달라" 울먹
2019.09.17 오전 9:36
[아이뉴스24 권준영 기자] '제주 전 남편 살인사건' 3차 공판이 16일 열린 가운데, 증인으로 나선 대검찰청 감정관이 피해자 혈흔에서 수면제 성분인 졸피뎀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3차 공판에서 본격적으로 증인 신문이 이뤄진 가운데 쟁점은 졸피뎀이 피해자 혈흔에서 검출됐는지 여부였다. 그간 고유정 측 변호인은 감정 기록상 범행 당시 고 씨가 졸피뎀 사용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해왔다.

'제주 전 남편 살인사건' 피고인 고유정. [뉴시스]


16일 오후 제주지법 형사2부 심리로 열린 고씨 공판에서는 피해자 혈흔을 확인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대검찰청 감정관 2명이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들은 피고인 차량에서 나온 혈흔에서 졸피뎀이 검출됐고, 이 혈흔이 피해자 것임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한 감정관은 "붉은색 담요 13개 부위에서 시료를 채취해 인혈 반응을 시험한 결과 7곳에서 양성반응이 나타났고 이중 DNA 증폭 기술을 통해 피해자 것임을 확인한 것이 4곳, 피해자와 피고인의 DNA가 함께 나온 것이 1곳"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감정관은 "혈흔이 나온 부분에 대한 검사를 실시한 결과 두 곳에서 졸피뎀이 검출됐다. 해당 부분은 피해자의 DNA가 검출된 혈흔"이라고 증언했다.

이같은 증언은 앞서 고유정이 졸피뎀이 검출된 혈흔이 자신의 것일 수도 있다고 주장한 것과 배치되는 내용이다. 고씨 변호인이 졸피뎀이 피고인 혈흔에서 나왔을 가능성에 대해 질문하자 증인들은 '가능성이 없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한편, 이날 증인 신문에 앞서 변호인이 고씨가 1차 공판 때 하지 않았던 모두진술을 하겠다고 말해 관심이 집중됐다. 변호인은 "그동안 접견을 통해서 피고인과 주고받았던 내용을 얘기하겠다"고 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모두 진술 내용을 검토한 재판부가 1차 공판 때 변호인이 의견 진술을 통해 우발적 범행을 주장했던 내용과 비슷해 재판에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다음 재판 때 고유정에게 5분가량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재판 내내 머리카락으로 얼굴을 가리던 고유정이 고개를 들고 재판부에 울먹이며 모두 진술 기회를 달라고 요구해 장내에서 욕설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욕설한 방청객은 곧바로 법원에 제지당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30일 오후 2시 제주지방법원 201호 법정에서 진행된다. 4차 공판에서는 피해자 혈흔에서 졸피뎀이 검출됐는지 여부를 두고 대검찰청 분석관에 이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분석관들이 증인으로 나설 예정이다.

/권준영 기자 kjykjy@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