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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르노삼성·한국지엠에 부는 구조조정 칼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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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노조로 인한 한국시장의 '고비용 저생산' 구조가 원인

[아이뉴스24 황금빛 기자] 외국계 모기업을 둔 국내 완성차 업체 3사에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불고 있다. 이는 강성노조로 인한 한국시장의 '고비용 저생산' 구조가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쌍용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는 이미 구조조정에 들어갔고 한국지엠에서도 구조조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쌍용차는 현재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간 상태다. 지난 7월 판매 부진으로 생산물량 조절을 위해 나흘 간 평택공장 가동을 중단한 데 이어 임원 수 20% 축소, 임원 급여 10% 삭감 등에 돌입하고 하반기 채용 연기와 비업무용 부동산 매각 추진, 사내 복지를 줄이기 위한 노사협의 등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또 올해 말 직원 무급휴직 시행 검토, 전기차 모델 출시 계획 재검토 등을 할 것으로 전해진다.

르노삼성차는 지난 5일부터 이달 27일까지 제조본부 소속 생산직 선임(P2) 이상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하는 '뉴스타트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앞서 지난 8월 사측은 노조 간부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10월부터 부산공장의 시간당 생산량(UPH)을 기존 60대에서 45대로 변경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현재 부산공장 생산직 근로자 가운데 20% 가량인 400여 명 정도가 구조조정 대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르노삼성차가 이번에 대규모 희망퇴직에 나선다면 지난 2012년 약 1천600명 감원이 이뤄진 이후 7년 만이다.

한국지엠은 구조조정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우려를 낳고 있다. 인천 부평공장과 창원공장 조합원 8천여 명, 연구개발 신설법인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 소속 조합원 2천여 명 등 총 1만 여 명은 지난 9일부터 전면파업에 들어간 상태다.

현재 '스파크', '다마스', '라보' 등 경차를 생산하는 창원공장은 판매량이 줄어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근무 형태를 2교대에서 1교대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데 지난해 군산공장이 2교대에서 1교대 전환 뒤 폐쇄된 궤적을 똑같이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부평공장에서는 '말리부', '트랙스' 등을 생산 중이지만 노조는 신차투입계획 등 지속가능한 발전 방안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완성차 업체에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은 국·내외 판매 부진으로 인한 손실이 커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내수 시장 점유율은 쌍용차 7.0%, 르노삼성차 5.8%, 한국지엠 6.0%다. 반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각각 46.5%와 34.3%를 차지했다.

올 1~8월 누적 수출량을 보면 쌍용차는 전년 동기 대비 12.7% 감소했고, 르노삼성차는 38.9% 줄었다. 특히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연 10만 대 수준으로 부산공장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던 닛산 '로그'의 수출물량이 올해 이미 6만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지엠은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했지만, 2012년 65만 대 수준이던 수출물량이 지난해 30만 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특히 쌍용차와 한국지엠은 적자 규모다 큰 상태다. 쌍용차는 올해 상반기에만 약 769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해 지난해 연간 기록한 영업적자인 641억 원을 뛰어넘었고, 이미 올해 1분기부터 자본잠식에 들어갔다. 한국지엠도 2018년까지 지난 5년 간 4조 원의 누적 적자를 보고 있다.

 [사진=각 사]
[사진=각 사]

이에 따라 국내에서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지만, 이는 이들 3사의 모기업들이 글로벌 경기둔화 등에 따라 전 세계적 자동차 판매가 수요절벽에 몰린 상황에서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한국을 구조조정 대상으로 꼽은데 따른 것이기도 하다. 3사는 모두 외국계 모기업을 두고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모기업들, 특히 프랑스 르노하고 미국 GM은 이미 구조조정에 들어갔고 쌍용차 모기업인 마힌드라는 인도 판매가 굉장히 어려워 곧 구조조정에 착수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렇게 되면 글로벌 네트워크를 조정하게 되는데 한국이 이들 3개 모기업들의 로컬 기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구조조정을 할 때 단기적으로 축소조정을 할 수밖에 없는데 이때 성과를 따진다"며 "한국지엠하고 쌍용차는 계속 적자로 위험도가 특히 높고, 르노삼성도 배정되는 물량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불투명하지만 구조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GM은 지난해 말 캐나다와 미국 공장 폐쇄를 비롯해 1만8천여 명의 감원 계획을 내놓았고, GM인터내셔널(GMI)은 러시아·호주·유럽 등의 생산기지를 단계적 폐쇄한 후 추가로 해외 생산기지 2곳을 폐쇄할 계획을 밝혔는데 이 때문에 한국이 대상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처럼 한국이 구조조정 대상이 된 것은 한국시장의 '고비용 저생산' 구조가 근본 원인인데, 이는 강성노조가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학 자동차학과 교수는 "한국은 노사 관계가 잘못돼 있다"며 "노조가 무리하게 경영상에 개입해 고비용 저생산 구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르노삼성은 1년 동안 부분파업을 하면서 닛산 '로그' 물량부터 다 빠져나가고 강성노조 이미지가 회사를 다 망쳤다"며 "한국지엠도 지금 노조가 요구하는 것이 무리수인데 이를 빌미로 GM이 국내 생산을 줄이면서 빠져나갈 수 있는 궁리를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르노삼성차는 현재 이달 말로 닛산 '로그'의 수탁계약이 끝나지만 후속 수출 물량을 배정받지 못한 상태다. 프랑스 르노 본사는 지난해 말부터 노사관계 안정을 후속 수출 모델 배정의 조건으로 내세우며 배정을 미뤄왔다. GM 수석부사장 겸 GM인터내셔널 사장인 줄리안 블리셋은 지난 8월 한국을 방문해 "노조의 파업으로 생산에 차질이 있을 경우 한국 생산 물량 일부를 다른 국가로 이전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황금빛 기자 gol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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