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vs게임사…클라우드 게임 주도권은?
2019.09.09 오후 2:19
파트너 손잡은 이통사…자체 개발하는 게임사 연말 결과는
[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차세대 게임 플랫폼으로 주목받는 클라우드 게임 분야를 선점하기 위해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뛰어들면서 기존 게임사들과 경쟁 구도가 펼쳐지는 모습이다.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이통사들은 5세대(5G) 이동통신 킬러 콘텐츠로 게임을 낙점하고 시장 공략을 예고한 상황. 반면 엔씨소프트, 펄어비스 등 게임사들은 자체 지식재산권(IP)과 기술력을 통한 클라우드 게임 진입을 예고해 향후 추이에 관심이 모일 전망이다.

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LG유플러스가 연이어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등 해외 파트너사와 손잡고 클라우드 게임 시장 진출 소식을 알렸다. 자체 클라우드 게임 개발보다는 유수 해외 IT 파트너와 손 잡는 전략을 택한 것.

SK텔레콤이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고 '엑스클라우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지난 4일 3대 콘솔 업체 중 한 곳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 시범 서비스를 오는 10월부터 국내에서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엑스클라우드는 MS의 콘솔 게임기인 '엑스박스(Xbox)'의 고화질·대용량 게임을 스마트폰에서 별도 설치 없이 즐길 수 있게 해주는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다.


SK텔레콤은 MS가 협력하는 전 세계 이동통신사 중 처음으로 공개된 엑스클라우드 파트너다. 양사는 10월부터 SK텔레콤의 5G·LTE 고객 체험단에 '엑스클라우드' 시범 서비스를 하고 향후 대상을 타 이통사 고객에까지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엑스클라우드는 한국에 구축된 '애저 리전'을 통해 제공된다.

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부장은 "3G에서 멜론과 같은 음악스트리밍이 탄생했고 LTE에서는 웨이브(WAVVE)와 같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나타났다면, 5G에서는 단언코 클라우드 게임이 대표 서비스로 자리할 것"이라며 "토종 서비스를 만드는 것도 고민했지만 이 분야는 테크 자이언트들의 각축장이므로 글로벌 제휴가 고객가치와 국내 게임산업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 봤다"고 MS와 손잡은 취지를 설명했다.

앞서 LG유플러스(부회장 하현회)도 지난달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래픽 기술 업체인 엔비디아의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 '지포스 나우'를 국내 선보일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회사 측은 세계 최대 PC 게임 플랫폼인 '스팀'과 연계, 스팀의 PC VR 게임 등 10여종을 1차로 제공하고 8월 말에는 20여종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아울러 LG유플러스는 연말까지 5G 기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인프라 확대와 유명 콘텐츠 소싱 및 제작 등을 추진하고 카카오VX, 롯데월드와도 전략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클라우드 VR게임 체험 확대를 위해 이달부터 서울 용산과 마곡사옥 및 전국 90여 곳의 유통매장에 5G클라우드 VR 게임 체험존을 설치해 장소 제약없이 게임을 제공할 방침이다.

김준형 LG유플러스 5G서비스추진그룹장은 "지난 달 세계 최초의 4K 3D AR 콘텐츠 서비스 계획을 밝힌 지, 한 달 만에 세계 최초 클라우드 VR 게임을 선보일 수 있게 됐다"며 "LG유플러스만의 초저지연을 보장하는 5G 네트워크 운영 기술과 솔루션을 바탕으로 AR과 VR부문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콘텐츠를 고객에게 제공해 5G 리더십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임사들도 클라우드 시장 진출 염두

KT를 제외한 국내 이통사들이 일제히 클라우드 게임 진출을 예고한 가운데 게임사들 역시 클라우드 진입을 예고한 상태다. 다만 이통사처럼 해외 파트너사를 바탕으로 다수의 클라우드 게임을 제공하는 대신, 자체 IP의 플랫폼 확대 측면에 더 방점이 찍혀 있다는 점이 차이다.

가령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는 모바일 게임 '리니지2M'를 PC에서 플레이할 수 있게 해 주는 자체 게임 플랫폼 '퍼플'에 향후 클라우드 게임 기능을 탑재하는 방향을 고려 중이다.

이 방안이 현실화될 경우 리니지2M 등 퍼플에서 제공될 고사양 모바일 게임을 저사양 스마트폰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실제 엔씨소프트는 PC 온라인 게임 '리니지 리마스터'를 저사양 스마트폰에서 플레이할 수 있게 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예티'를 선보인 바 있다.

다만 회사 측은 예티 이외에 구체적인 클라우드 계획은 함구하고 있는 상황. 윤재수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클라우드 게임의 경우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하고 있다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내부적으로 리서치 및 여러 시도는 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모바일 게임 '리니지2M'을 공개한 엔씨소프트. 클라우드 게임 진출 가능성을 언급했다.


'검은사막'으로 유명한 펄어비스(대표 정경인) 역시 자체 개발작을 중심으로 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예고한 상태. 자체 개발 엔진으로 검은사막 IP를 창출한 펄어비스는 개발에 착수한 신형 게임 엔진에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프로젝트K', '프로젝트V' 등 신작들은 모두 해당 엔진으로 개발되는 만큼 향후 클라우드 기능이 탑재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해외 플랫폼을 통한 클라우드 게임 분야에 진출할 여지도 있다. 지난 4일 진행된 SK텔레콤-MS 5G 기반 클라우드 게임 공동사업 발표회에는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엑스박스 버전을 스마트폰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시연 버전이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다만 회사 측은 MS 엑스클라우드를 통한 검은사막 클라우드 게임 출시 여부를 확정하진 않은 상태다.

이처럼 국내 클라우드 게임 시장 공략을 위한 경계없는 경쟁이 시작된 가운데 흥행 성패는 결국 양질의 게임성과 유명 IP, 입력 지연 현상 해소 등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클라우드 게임은 클라우드 서버 등 가상 공간에 게임을 설치, 별도 다운로드 없이 이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기기 사양에 상관없이 동일한 성능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게 강점이나 인터넷 속도에 따라 입력 시 즉각 게임 내 캐릭터가 반응하지 않는 이른바 지연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그동안 활성화되지 못했다. 5G가 본격적으로 대중화되면 이러한 문제 또한 자연스레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조성되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출시됐던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들은 킬러 콘텐츠의 부재, 입력 지연 등의 영향으로 시장 안착에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신규 기술과 서로 다른 전략으로 클라우드 게임 시장을 공략하려는 업체들 중 주도권을 잡을 곳이 어디인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문영수 기자 mj@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