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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쇼핑' CJ家 이선호, 檢 특혜 논란 속 자택 압수수색

대기업 후계자 봐주기식 수사 지적 빗발쳐…마약 밀반입 형량 무거워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변종 대마'를 밀반입하려다 적발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에 대한 특혜 논란이 일어난 가운데, 검찰이 이 부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대기업 후계자인 이 부장에 대한 봐주기식 수사라는 지적이 빗발치자, 이를 무마하기 위해 움직인 것으로 풀이된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인천지검 강력부(김호삼 부장검사)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이 부장의 서울 자택 등지를 압수수색했다.

지난 2일 법원에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해 발부받은 검찰은 이날 영장을 집행했다. 검찰은 이번에 확보한 각종 증거물을 분석해 조만간 이 씨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재현 CJ그룹 회장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 [사진=CJ그룹]

앞서 이 씨는 지난 1일 미국발 대한항공 여객기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던 중 마약 소지자로 적발됐다. 이 씨는 법무부 입국 수속 등을 마친 후 입국장으로 빠져 나가려 했으나, 인천공항세관에 덜미가 잡혔다. 세관 측이 입국객들을 대상으로 수화물 엑스레이(X-ray) 검색을 하던 중 이 씨의 여행용 가방에 마약이 담긴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여행용 가방에 담긴 마약은 액상 대마 카트리지였으며, 어깨에 메고 다니는 배낭에도 사탕·젤리형 대마 수십 개를 숨겼다. 대마 흡연도구도 여러 개 발견됐다. 이 씨가 밀반입한 변종 대마 수는 모두 50개가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조사에서 이 씨는 마약이 합법화된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변종 대마를 저렴한 가격에 손쉽게 구입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변종 대마를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간이 소변 검사에서도 마약 양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액상 대마 카트리지는 현재 마약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SK그룹과 현대그룹 창업주 손자들이 투약한 것과 같은 종류의 고순도 변종 마약인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 3세 최 모씨와 현대가 3세 정 모씨는 지난달 열린 결심 공판에서 각각 징역 1년 6개월에 1천여만 원 추징이 구형됐으며, 이달 6일 오후 2시 인천지법에서 선고 공판이 열릴 예정이다.

이번 일을 두고 재계에서는 재벌가 방계 혈족이 마약 사건에 연루돼 물의를 일으킨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회사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직계 장손이 마약에 손을 대다 적발된 것은 매우 드문 사례라고 평가하고 있다.

1990년생인 이선호 부장은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종손으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이 부장은 미국 컬럼비아대 금융경제학과를 졸업해 2013년 CJ제일제당에 입사한 후 바이오사업팀 부장으로 근무하다 최근 식품전략기획1팀으로 보직을 옮겼다. 2016년 4월에는 그룹 '코리아나' 멤버 이용규 씨의 딸이자 방송인 클라라 씨의 사촌 이래나 씨와 결혼했으나 같은 해 11월 사별했다. 이후 지난해 10월에는 이다희 전 스카이티비(skyTV) 아나운서와 재혼했다.

일각에서는 세관 당국으로부터 이 씨를 인계받은 검찰이 당일 조사 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그를 입건한 뒤 귀가 조치한 것을 두고 '특혜'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씨는 지난 3일 검찰의 출석 요구에 따라 재차 인천지검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비공개 조사를 받았으나, 이날도 5시간 만에 귀가했다.

이는 같은 죄명으로 경찰 수사를 받은 SK그룹 3세 최 모씨와 현대가 3세 정 모씨가 모두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것과는 대조적이다. 경찰 수사 착수 이후 최 씨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SK그룹 계열사인 SK D&D 사무실에서 체포됐으며, 수사 당시 해외로 출국한 상태였던 정 씨도 귀국 직후 인천공항에서 붙잡혀 구속됐다.

이에 대해 검찰은 이 씨가 혐의를 인정하고 도주 우려가 없어 체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최 씨와 정 씨가 모두 경찰 초기 조사 때부터 혐의를 인정했음에도 이 씨와 다르게 구속했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검찰이 대기업 후계자인 이 씨를 봐주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번 일로 CJ그룹은 장자인 이 부장의 승계를 위한 물밑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었으나, 이번 일로 시계제로 상황에 놓이게 됐다. CJ그룹과 오너 일가의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이 있을 뿐만 아니라 경영 승계 작업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단순 마약 투약의 경우 1년 이상의 유기징역형을 받지만 마약을 밀반입하다가 적발되면 무기징역이나 5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 받는 만큼, 이 씨를 중심으로 그려왔던 CJ그룹의 경영 승계 작업은 무산될 가능성도 높다.

이번 일로 CJ그룹의 경영 승계 작업에 제동이 걸리면서 향후 이 회장이 어떤 판단을 내릴 지 주목된다.

CJ그룹은 지난 4월 CJ올리브네트웍스의 올리브영 부문과 IT부문 법인을 인적분할키로 했다. 또 오는 11월에 IT부문을 CJ주식회사의 100%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이 부장과 이 상무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곳으로, 그룹 경영권 승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됐던 계열사다. 이 부장은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17.97%, 이 상무는 6.91%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 부장과 이 상무는 CJ올리브네트웍스 분할 뒤 주식교환으로 CJ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분할·합병에 따른 지분 교환 작업이 마무리되면 이 상무와 이 부장은 각각 CJ의 지분이 0.1%에서 1.2%, 0%에서 2.8%로 올라간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장의 일탈로 '장자 승계 원칙'을 바탕으로 경영 승계에 속도를 내고자 했던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계획이 모두 차질을 빚게 됐다"며 "이번 일로 이 부장의 그룹 내 역할이 축소되는 대신, 딸인 이경후 상무뿐만 아니라 이 상무의 남편인 정종환 CJ 상무 역시 중심축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 회장이 이번 일을 두고 침묵하고 있지만, 앞으로 어떤 입장을 내놓을 지 궁금하다"며 "일단 이 씨를 퇴사 조치한 후 수사에 최대한 협조할 수 있도록 할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모든 문제가 마무리되면 다시 이 씨를 경영에 복귀시키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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