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진에어 제재 1년…애꿎은 직원들만 발 '동동'
2019.08.26 오전 6:00
[아이뉴스24 황금빛 기자] 지난해 8월 국토교통부는 진에어에 '항공법령 위반 재발 방지와 경영문화 개선 대책' 이행을 요구하면서 신규노선 허가 제한, 신규 항공기 등록과 부정기편 운항허가 제한 등의 제재를 가했다.

이후 진에어는 회사 경영 투명성과 독립성 확립을 위해 사외이사 역할을 강화했다. 준법경영을 위한 법무실 신설과 내부비리 신고제를 도입했고, 수평적 조직문화 확립을 위해 인사 제도 개선과 사내 고충처리 시스템을 보완했다. 국토부가 요구한 과제는 지난 3월 모두 마무리됐다.


하지만 제재는 풀리지 않았다. 이후 국토부는 진에어에 외부 자문 컨설팅을 받을 것을 요구했다. 6월에는 인천·김포공항 면세 구역에서 고객 2천 명을 대상으로 진에어 제재에 관한 생각을 묻는 내용의 설문을 하라는 과제를 냈다. 같은 달, 전문가 집단 리포트를 써 내라는 과제까지 진에어는 완료했다.

그런데 제재의 원인이었던 조현민 전 부사장이 진에어 지주회사인 한진칼 전무로 경영에 복귀하면서 숙제가 또 주어졌다. 국토부는 진에어 측에 조 전 부사장 경영 복귀에 대한 소명서 제출을 요구한 것이다. 조 전 부사장이 진에어 경영에 간섭할 수 있으니 이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는 방안을 마련하라는 내용이다.

진에어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사외이사 역할 강화 등을 통해 조 전 부사장의 경영 간섭을 막을 수 있는 시스템을 이미 지난 3월 마련했는데, 또 마련하라는 것은 억측이라는 주장이다.

진에어는 국토부가 처음 요구한 과제에 추가 과제까지 완료하면서 1년을 버텨왔지만, 여전히 제재를 풀지 않는 것은 애초부터 제재 동기가 다른 곳을 향해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국토부가 제재를 가한 것은 조 전 부사장이 미국 국적으로 2010년 3월 ~ 2016년 3월 진에어 등기 이사로 재직한 것이 밝혀져 구 항공법상 면허 결격사유에 해당돼서다. 물론 이 사실은 조 전 부사장의 '물컵 갑질' 사건을 계기로 드러났다.

이후 조 전 부사장은 진에어를 떠났는데 남은 직원들이 제재 해제를 위한 과제를 이행하고 있는 황당한 상황이다.

진에어 직원들은 불안하다. 2분기 적자를 냈지만 제재 때문에 일본 문제나 항공시장 공급 과잉 문제 등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어 3·4분기 경영계획까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항공기 추가 공급을 하지 못하다보니 현재 있는 인력 또한 유휴인력으로 남아 있고, 객실 승무원의 경우 기본급이 월급 가운데 50%인데 비행시간이 안 나오다보니 비행수당을 받지 못해 수입이 많이 줄어 힘들어 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장본인은 다시 지주회사 경영에 복귀했다. 법적으로 경영복귀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으나, '괘씸'한 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그 화풀이 대상을 힘없는 직원들로 삼아선 안된다. 직원들을 아무리 달달 볶아도, 오너가는 나몰라라하고 사회적 관심이 멀어지기만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진에어의 한 직원은 "조 전 부사장 문제는 한진칼과 당사자에게 요구해야 한다"며 "진에어는 경영 문화 개선 대책을 다 이행했으니 더 이상 새로운 조건을 붙여가며 자꾸 진에어 직원들에게 답을 가져오라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맞는 말이다.

/황금빛 기자 gold@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