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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카톡 타도' 두번째 도전인데…'채팅+' 시작부터 '반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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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 신규 RCS 서비스 내놨으나 완성도 떨어져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이동통신 3사가 메신저 시장을 되찾기 위해 신규 리치커뮤니케이션슈트(RCS) '채팅 플러스(+)'를 공개했으나 카카오톡 등 기존 메신저 플랫폼의 아성을 무너뜨리기에는 부족한 모습이다.

새로운 서비스가 전무해 기존 실패를 반복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향후 플랫폼 고도화 및 차별화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겠다는 게 이통3사 복안이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는 3사 고객간 문자메시지는 물론, 그룹채팅과 대용량 파일 전송이 가능한 차세대 메시징 서비스 '채팅+' 연동 서비스를 13일부터 제공한다.

그간 RCS는 각사 고객들간에만 쓸 수 있었다. 이번 작업을 통해 RCS 서비스를 3사 이용자 모두와 쓸 수 있게 됐다. 또 별도 앱 설치 없이 문자메시지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 하면 바로 이용할 수 있다. 기본 탑재된 문자메시지 앱에서 그룹대화, 읽음확인, 대용량 파일전송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채팅+를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 사용자 간 단문이나 멀티메시징 서비스(SMS, MMS) 모두 가능하다. 한글 최대 2천700자, 영문 4천000자까지 전송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최대 100명 그룹대화, 최대 100MB 크기의 대용량 파일도 전송할 수 있다. 올 연말까지 무제한 무료도 가능하다.

이통3사가 RCS 연동 서비스인 '채팅+'를 13일부터 시작한다 [사진=SKT]
이통3사가 RCS 연동 서비스인 '채팅+'를 13일부터 시작한다 [사진=SKT]

◆ '조인' 실패 답습하나…아직은 '미완성'

그러나 이날 이통3사가 공개한 서비스 대부분은 기존 메신저 플랫폼 서비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통3사가 선보인 송금하기나 선물하기 기능들을 넘어 특정 메신저는 이미 300MB의 대용량 전송에 영상통화까지 가능하다.

시작부터 기존 실패를 답습하거나 오히려 퇴보한 기능도 눈에 띈다. 이통3사는 지난 2012년 12월 26일 RCS '조인(Joyn)'의 상용 서비스를 시작한 바 있다. 초기 330만명의 사용자를 모을 정도로 눈길을 끌었으나 카톡 등에 참패, 결국 2015년 조용히 사라졌다.

'조인'의 실패는 수익을 위한 유료화 시도, 차별화된 서비스 부재, 문자 메시지 무료화 등의 시대적 변화에 능동적으로 부응하지 못한 결과다.

당시에도 한시적 프로모션을 통해 RCS 서비스 자체를 무료로 풀었으나 연간 1조5천억원에 달하는 문자(SMS) 수익을 포기 못한 이통3사가 유료 전환을 꾀했고, 결국 소비자가 등을 돌리게 된 것. 특히 2015년 문자 서비스가 무료로 전환되면서 기존 문자 서비스와 RCS는 크게 다르지 않은 서비스로 전락했다.

2012년말 이통3사가 선보인 RCS 서비스 '조인'
2012년말 이통3사가 선보인 RCS 서비스 '조인'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채팅+' 역시 올 연말 한시적 무료 이벤트에 나서면서 서비스 유료화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 최근 사용자들이 기존 문자 차감 등 대신 데이터에 더 민감하다는 변화를 반영하지도 못했다.

별도 앱을 설치해야 했던 '조인'과 달리 '채팅+'는 업그레이드를 통해 바로 쓸 수 있다는 점은 개선된 부분. 다만 이같은 방식이 오히려 지원 단말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여지도 있다. 실제로 현재 채팅+를 쓸 수 있는 기기는 삼성전자 모델 총 23종이 해당된다. LG전자와 애플을 포함한 해외 단말은 쓸 수 없다.

과거 '조인'은 iOS를 지원했으나 '채팅+'는 이통3사가 아직 협의를 진행하지 않은 상태다. PC(웹) 버전도 각각 검토단계로 3사간 협의를 이루지 못한 부분이다. 송금하기는 '토스'에 기대고 있는 상태로, 이모티콘 등을 제공하는 통합 플랫폼 여부도 아직은 검토 단계다.

업계 관계자는 "메신저의 성패를 가늠하는 핵심 요소는 접근성"이라며, "언제 어디서 누구나 접근 가능해야 사용자를 중심으로 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고, 이를 위해서는 다수의 사용자가 이용할 수 있는 멀티 OS 및 플랫폼 확산과 사용친화적인 인터페이스(UI) 등은 기본"이라고 설명했다.

채팅+ 고도화를 위해서는 앞으로도 이통3사가 간 지속적인 협의가 필요하다. 이 경우 의사결정 과정이 복잡해 즉시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 역시 부담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9에서 "4~5월에는 5천만명이 사용할 수 있는 RCS 체계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실제 '채팅+'는 이통3사의 협의 과정에서 약 3개월 가량 연기된 것으로 추측된다.

'조인' 역시 지난 MWC 2012에서 첫 공개된 이후 같은해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했으나 결국 시일이 밀려 연말에나 상용 서비스가 시작된 바 있다. 이같은 전례를 고려할 때 언제 iOS나 PC 버전이 지원 될 지 속단하기 이르다.

◆ 글로벌 표준 RCS, 이통·제조 협업 통한 혁신 기대

다만 이처럼 '채팅+'의 시작은 미흡한 부분이 있으나 이후 서비스 고도화를 통해 기존과는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채팅+의 근간은 RSC다. RCS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채택한 차세대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다. 지난 2008년부터 글로벌 이동통신업체들이 문자 메시지를 대체하기 위해 구상한 바 있다. 기존 음성과 문자, 데이터를 IP를 통해 처리할 수 있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RCS가 꽃을 피우게 된 상태다.

즉, 글로벌 표준인 RCS는 이통사뿐만 아니라 제조사 역시 전세계적으로 동일하게 채택할 수 있는 서비스다. 향후 글로벌 이통사의 협업 여부에 따라 현재의 '로밍' 체계 등까지 바꿀 수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RCS는 이미 70여개 이상의 글로벌 이통사가 채택해 운영하고 있다"며, "가까운 일본의 경우 NTT도코모와 KDDI, 소프트뱅크가 3사 연동 RCS를 선보인 바 있고, 향후 글로벌 이통사의 협업 등을 통해 데이터 부담 없는 RCS 기반의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RCS를 통해 모인 비정형 데이터는 인공지능(AI)에 유용한 빅데이터로 쓰일 수 있다. 이통3사가 추진 중인 AI 플랫폼과 RCS를 접목시킬 수도 있다. 이통3사는 각각 관련 플랫폼으로 'T전화'나, '나를(Narle) ' 등을 출시하고 서비스폭을 넓히고 있다. 향후 개인 AI 비서 서비스로 고도화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당장 '채팅+'를 지원하지 않는 단말이라도 기존 문자 플랫폼과 연동돼 있기 때문에 현재 이용 중인 기업 메시지 서비스나 정부 알림 서비스 및 재난 상황에서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이통3사 관계자는 "앞으로 다양한 서비스가 채팅+에 접목될 계획"이라며, "연내 기업형 메시지 서비스를 시작으로 차별화된 기능들을 탑재시켜 고객 친화적 메시지 플랫폼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문기 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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