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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중독=질병' 놓고 국회도 의견 분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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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조실 민관협의체 인선 놓고도 입장차

[아이뉴스24 김나리 기자]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 문제를 놓고 국회에서도 찬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양 측은 국무조정실이 구성한 질병코드 민관협의체 인선을 놓고도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찬성 측은 협의체에 찬성 쪽 인사들의 추가 편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반면, 반대 측은 위원 구성이 찬성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우려했다.

13일 국회에 따르면 WHO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 관련 찬성 입장을 보인 의원은 윤종필 자유한국당 의원, 박인숙 자유한국당 의원, 최도자 바른미래당 의원 등이다.

윤종필 자유한국당 의원은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청소년 게임중독 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공동주최했다.
윤종필 자유한국당 의원은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청소년 게임중독 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공동주최했다.

윤종필 의원은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지정에 공개적으로 찬성 입장을 밝힌 대표적인 의원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와 여성가족위원회 소속으로,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게임이용자보호시민협의회(대표 김규호 목사)와 '청소년 게임중독 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공동주최했다.

12일 게임이용자보호시민협의회와 함께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게임중독 질병분류대응 민관협의체 공정 구성 촉구' 기자회견에도 참석했다. 윤 의원은 WHO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가 확정된 지난 5월에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WHO의 게임중독 질병 분류를 환영한다"는 성명을 냈다.

같은 달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사거리에는 "세계보건기구(WHO) 게임중독은 질병!"이라고 쓰인 현수막을 내걸었다. 윤 의원은 자유한국당 비례대표로 성남 분당갑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다.

또 지난해 여성가족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게임중독자의 뇌와 마약중독자의 뇌가 대동소이하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당시 그는 "게임의 중독성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청소년의 게임중독 치료를 위한 전문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인숙 자유한국당 의원도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화의 찬성 쪽에 무게를 두는 의원으로 손꼽힌다. 박 의원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지만,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출신이다.

박 의원은 지난달 열린 문체위 전체회의 현안질의에서 게임중독과 관련 "피해를 보는 아이들이 있기 때문에 질병은 맞다"며 "게임산업은 산업대로 발전하고, 치료를 필요로 한 사람은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최도자 의원은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을 넘어 게임에 중독세를 부과하자는 주장을 펼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복지위 국정감사를 통해 "게임중독은 국가차원에서 관리가 필요하다"며 "게임장애가 포함된 국제질병분류(ICD)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 개정을 서둘러야 할 뿐만 아니라, 게임업체들에는 중독자 치료를 위한 게임중독예방치유부담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게임 질병코드 도입 반대 의견도 팽팽…신중론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 모습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 모습

반면 WHO의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에 대해 반대하는 의원들도 있다. 이동섭 바른미래당 의원,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윤상현 자유한국당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문체위 간사를 맡고 있는 이동섭 의원은 지난달 전체회의를 통해 "게임과 e스포츠는 4차산업혁명의 선구적인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미래 먹거리 산업"이라며 "게임하는 사람에게 주홍글씨를 새기고 마약 중독자처럼 취급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국회 4차산업혁명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정병국 의원도 같은달 국회 4차특위 북콘서트 행사에 참석해 "WHO에서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코드화 했는데, 이러한 사고야말로 4차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바꿔야 하는 패러다임"이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4월 열린 '게임장애-원인인가 결과인가' 행사에서도 "시대 및 기술의 변화를 병으로 규정하는 것은 과거 우마차를 규제하던 당시와 다를 바 없다"며 "WHO가 게임장애를 질병코드로 지정하려는 움직임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정 의원은 문체부 장관 출신이다.

게임업체 '웹젠' 출신인 김병관 의원도 5월 페이스북을 통해 "어느 여가활동이든 과하면 문제가 될 수 있고, 게임 역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며 "게임은 문화텐츠이자 예술장르와 4차 산업시대의 핵심기술이 결합돼 발전해 온 미래 유망산업임에도, 권위 있는 국제기구에서 게임을 질병으로 분류한 결정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윤상현 의원 역시 같은달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게임 중독을 의학적으로 명확한 진단기준 없이 질병으로 단정하는 것은 '뇌피셜'에 불과하다"며 "스트레스 해소와 심리적 만족, 여가활동,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으로 발전한 게임의 순기능을 무시하고 단지 몰입 여부만으로 질병 판단한 것은 누가봐도 비정상"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복지위 위원장을 맡은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과 교육위 소속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세연 의원은 지난달 '게임중독 문제의 다각적 해결방안 모색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삶의 일부이자 취미로 자리 잡은 게임을 성급하게 중독의 대상으로 지정하는 것이 보건적, 심리학적으로 바람직한지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승래 의원은 최근 논평을 내고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은 많은 국민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백지상태에서 철저한 실태조사와 객관적 연구를 통해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해야 한다"고 전했다.

◆국조실 민관협의체 인선 놓고도 입장차

 [사진=아이뉴스24 DB]
[사진=아이뉴스24 DB]

이처럼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관련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국조실 주재 민관협의체 인선을 놓고도 국회의 의견은 나뉘는 양상이다.

양 측은 민관협의체 인선에 모두 문제를 제기하긴 했으나, 서로 이유는 달랐다. 찬성 측에서는 협의체 내 찬성 측 위원이 더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반대 측에서는 위원 구성에 있어 찬성 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윤종필 의원은 '청소년 게임중독 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 환영사를 통해 "정부가 지난달 WHO의 게임중독 질병코드 결정에 국가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민관협의체를 출범했다"며 "그러나 구성 위원 선발이 공정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시작부터 공정하지 못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위원 명단에 관련 경력 및 전문성이 충분하지 않은 위원들이 다수 포함됐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와 가족, 현장 목소리를 대변할 시민단체가 포함되지 않았다"며 "피해자 목소리와 극복 사례 경험 등을 공유할 수 있는 학부모 단체를 추가 선임하고, 전문성 있는 위원들로 민관협의체를 확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이동섭 의원은 지난달 민관협의체 인선이 사실상 찬성 측으로 쏠려 있다고 우려하는 자료를 냈다. 찬반 공식 입장 없이 중립 성향으로 국조실 민관협의체에 참여했던 교육부가 결과적으로는 찬성 입장 부처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이 의원이 공개한 '게임이용장애에 대한 시도교육청 의견수렴 결과'에 따르면 전국 시도교육청 내에서는 이미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 찬성 여론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 중 7개 교육청이 찬성 의견을 낸 반면 반대 의사를 밝힌 교육청은 4개에 그쳤다. 6개 교육청은 검토 의견을 냈다.

해당 의견들은 이미 유은혜 교육부총리에게 대면 보고된 상황으로, 교육부는 향후 국무조정실 민관협의체에 부처 의견을 낼 때 이를 참고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 의원은 당시 "전국 시·도 교육청 내에서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화 찬성 여론이 우세한 까닭에 교육부의 종합 입장 역시 찬성 쪽으로 기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며 "교육부는 게임이 지닌 순기능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해 신중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김나리 기자 lor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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