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지수 기자] "지난해에는 내가 미쳤던 거였는데 거기에서 못 빠져나오니까 더 힘들더라."
SK 와이번스 외야수 한동민은 지난해 타율 2할8푼4리 41홈런 115타점으로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팀 내 좌타자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의 주인공이 됐고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와 함께 MVP까지 차지하면서 모든 부분에서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한동민은 지난해 자신의 성적에 만족하기보다는 더 큰 발전을 원했다. 스프링캠프 내내 성실하게 훈련에 임했고 좋은 컨디션 속에 개막을 맞았다. 출발은 좋았다. 개막전에서 마수걸이 홈런을 신고했고 이후 3경기 연속 짜릿한 손맛을 봤다. 한동민 자신도, 주위의 기대감도 함께 커졌다.
하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고관절 미세 통증으로 한차례 1군 엔트리에서 빠진 뒤 그라운드로 돌아왔지만 좀처럼 홈런포가 터지지 않았다. 공인구 변경의 여파로 리그 전체의 홈런 숫자가 줄어든 것과는 별개로 한동민 스스로 답답함을 느꼈다.
그렇다고 올 시즌 현재까지의 성적이 부진한 것도 아니었다. 타율 2할9푼 10홈런 40타점으로 제 몫을 해주고 있다. 득점권 타율 3할2푼2리로 찬스에서도 강했다. 지난주 4경기에서는 14타수 7안타 1홈런 3타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한동민 스스로 장타를 의식하지 않기 시작하면서 타격감이 점점 더 올라오고 있다.
한동민은 14일 경기 직후 "작년 성적에 연연하기 시작하니까 더 힘들어진 다는 걸 깨달았다"며 "자꾸 지난 시즌만큼 성적을 올리고픈 마음에 의욕만 앞섰고 나 자신을 힘들게 했던 것 같다"고 전반기를 돌아봤다.
한동민은 그러면서 "홈런 숫자가 줄어든 부분에 대한 스트레스는 있지만 집착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상황에 맞게 짧게 칠 때는 짧게 치고 투수 유형과 경기 상황에 따라 대응하려고 한 게 최근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득점권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에 대해서는 '운칠기삼'이라고 손사래를 쳤다.
한동민은 "내가 해결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타석에 들어가는데 묘하게 운이 따라준다. '운칠기삼'이라는 말이 적절할 것 같다"며 "코칭스태프부터 선배들까지 좋은 말들을 많이 해준다. 후반기에는 더 팀 승리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조이뉴스24 인천=김지수 기자 gsoo@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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