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계 원로부터 학생까지…전문연구요원 축소 반발 확산
2019.07.15 오후 4:14
4대 과기단체 성명서 발표, 8개 이공계 대학원생 대응특위 발족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국방부의 이공계 병역특례(전문연구요원) 정원 감축 추진에 대한 반발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15일 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회장 김명자)와 대한민국의학한림원(회장 임태환), 한국공학한림원(회장 권오경), 한국과학기술한림원(원장 한민구)등 4개 과학기술단체는 "최근 국방부에서 논의되고 있는 전문연구요원제도 축소 계획을 철회하라"는 성명서를 공동으로 발표했다.

또한 한국과학기술원(KA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등 4개 과기원 총학생회와 서울대 총학생회·공대 학생회·자연대 학생회, 고려대 총학생회, 연세대 총학생회, 포항공대 대학원 총학생회 등 총 8개 대학 학생회는 일요일인 14일 서울대에서 모임을 갖고 '전문연구요원 감축대응 특별위원회'를 발족했다. 특위는 빠르면 내일(16일) 공동성명서를 발표하는 것을 시작으로 국방부의 감축안 철회운동을 펼칠 예정이다.

학생들에 이어 각 대학 교수협의회도 성명서 발표에 동참하는 것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31일 KAIST 본원에서 열린 ‘전문연구요원제도 혁신을 위한 4개 과기원 토론회’ 모습 [KAIST 제공]


과총과 3대 한림원은 15일 발표한 공동성명서에서 “전문연구요원제도가 축소되거나 폐지될 경우, 국내 이공계대학원의 인적 자원 붕괴와 고급두뇌의 해외유출 가속화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며 “이는 한국의 압축 성장을 견인한 고급인력 확보에 지장을 초래해 국가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 자명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한 “국방력 강화는 과학기술력 기반의 국가경쟁력이 뒷받침될 때 가능하고 우수 연구인력 확보는 그 필수요건”이라며 “전문연구요원은 병역특혜 차원이 아니라 대체복무이고 핵심 과학기술인력을 양성하고 지원하는 것이 도입 취지인 만큼 축소가 아니라 오히려 30% 이상 증원하는 것이 시대에 맞는 조치”라고 강조했다.

전문연구요원 정원 축소 움직임에 대한 반대 목소리는 지난 10일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한림원의 목소리'라는 이름으로 첫 성명서를 발표한 데 이어 11일에는 산업기술계 14개 단체가 합세해 산업기술계로 확산됐다.

산업기술계 단체 모임인 TI클럽은 “일본의 무역보복을 비롯해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산업구조재편 등으로 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산업계 전문연구요원의 정원감축은 기업의 기술혁신 의지를 꺾는 처사”라고 유감을 표시하며 “중소‧중견기업의 우수 연구인력 확보에 기여해온 전문연구요원 정원 감축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도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이 지난 10일 "국방부의 시대착오적 발상 강력 규탄한다. 일방적 전문연구요원 정원 축소 절대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으며 바른미래당 신용현 의원도 지난 6월 5일 "정부의 전문연구요원제도 폐지·축소 계획 철회 돼야 한다"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과학기술계의 입장은 한 목소리다. 전문연구요원 정원의 축소는 4대 과기원은 물론 이공계 대학원의 붕괴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다. 올해 사상 처음으로 공대, 자연대, 의대 대학원 동시미달 사태를 맞았던 서울대나, 병역특례가 학생모집의 최우선 수단인 지역 과기원들은 존립이 위태로워질 지도 모른다. 병특이 없어진 국내 대학원 대신 바로 외국 대학으로 진학하는 학생은 더 늘어날 것이 분명하다.

현재 이공계 전문연구요원 2천500명 중에서 대학원 박사과정을 병행하면서 36개월 근무로 병역을 대체하는 인원은 1천명이다. 4대 과기원이 400명, 일반 자연계 대학원이 600명이다. 나머지 1천500명 중 약1천여명은 중소·중견·벤처기업 부설연구소에서, 나머지는 정부출연연구소 등 국공립연구소에서 36개월을 근무한다.

국방부는 '병역자원 부족'과 '형평성' 차원에서 대체복무제도 감축을 추진하고 있다. 국방부의 감축안은 2024년까지 이공계 전문연구요원 정원을 현재의 2천500명에서 1천200명 수준까지 감축하고, 산업계 전문연구요원은 현재의 3분의 1 수준까지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방부는 당초 7월말에 대체복무 제도 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과기계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부처간 협의를 추가로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당장 이번 달에 개편안을 확정하기는 일정상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과기계의 의견을 수렴한 과기정통부 입장은 국방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상국 기자 skchoi@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