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청문회, '한 방' 없고 의혹 공방만
2019.07.08 오후 8:14
[아이뉴스24 윤채나 기자] 세간의 관심을 모은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8일 실시됐다. 야당은 청문회 전부터 총력전을 예고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언론 등을 통해 제기된 기존 의혹을 반복하는 수준에 그쳤다.

◆윤우진 의혹 공격하다 '황교안 의혹' 역공 당한 한국당

핵심 쟁점은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비리 의혹 사건에 윤 후보자가 개입했는지 여부였다. 윤 전 서장은 2012년 육류수입업자로부터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수천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수사받던 중 해외로 도피했고, 다음 해 국내로 송환돼 검찰 조사를 받았으나 대가성이 없다는 이유로 2015년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윤 전 서장은 윤 후보자와 가까운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의 친형이다. 야당은 당시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였던 윤 후보자가 윤 전 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해 주고 무혐의 처분을 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김진태 한국당 의원은 "윤 전 서장의 친동생이 윤 국장이고 윤 후보자와는 골프 치고 식사하는 사이였다"며 "이런 사실 없이 일반 세무서장이었다면 압수수색 영장과 구속영장을 기각했겠느냐"고 지적했다. 윤 후보자는 윤 전 서장과 1~2 차례 골프를 치고 식사도 함께 한 적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이 변호사를 소개하거나 수사에 개입하지는 않았다고 부인했다.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했다.


김 의원 외에도 대다수 한국당 의원들이 공세에 나섰지만 의혹을 재확인하는 수준에 불과했다. 오히려 여당이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황교안 한국당 대표를 끌어 들이면서 전세가 역전됐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직 검사의 친형과 관련된 사건이고 검·경 갈등으로 매일 언론에 보도된 사건"이라며 "당시 서울중앙지검장, 검찰총장, 특히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판단했을 것이다. 황 대표를 증인으로 불러 물어보자"고 주장했다. 백혜련 의원도 "당시 서울지검장은 최교일 한국당 의원이었고 법무부 장관은 황 대표였다. 그 사건을 처리한 주요 인물은 바로 한국당 분들"이라고 꼬집었다.


나아가 민주당 의원들은 황 대표가 지난 2007년 삼성 법무팀장을 지낸 김용철 변호사에 의해 폭로된 '떡값 검사' 명단에 포함됐다는 의혹, 법무부 장관 시절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와 세월호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 등을 언급하며 총공세를 폈다.

정점식 한국당 의원은 "이 청문회가 윤 후보자 청문회인지 황 대표 청문회인지 구분을 할 수 없다"며 황 대표 관련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한국당 소속인 여상규 위원장이 "오늘 청문회하고 특별한 관련도 없어 보이는데 계속 야당 대표를 거론하느냐"며 윤 후보자를 상대로 직접 질의에 나서자 민주당 의석에서 "편들지 말라", "공정하게 하라"는 항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패스트트랙 피고발인 제척 논란에 여야 설전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박근혜 정부에서 국가정보원에 파견된 기간 검찰의 댓글 사건 수사를 방해한 혐의로 수사받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고(故) 변창훈 검사 이야기를 꺼냈다. 변 검사 역시 윤 후보자와 가까운 사이다. 윤 후보자는 "한 달 간 앓아 누울 정도로 마음이 괴로웠다"며 "앞으로 검찰 수사 과정에서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잘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장 의원의 질의가 끝나자 김진태 의원이 "그분들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고, 김종민 의원이 "이명박·박근혜 정권이 해야지"라고 받아 치면서 여야 간 고성이 오갔다. 여상규 위원장은 "왜 과거 정권 이야기를 꺼내느냐"며 "부끄러운 줄 알라"고 소리쳤고, 김종민 의원은 "위원장이 해도 해도 너무하다"고 푸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청문회 초반에는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 과정에서 고발된 민주당·한국당 의원들을 겨냥, 청문회 참여가 적절한지 여부를 문제삼아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장제원 의원은 "고소·고발 당했다고 해서 국회의원의 본분인 청문회에서 제척될 이유는 아니라고 본다"며 "청문회에 찬물을 끼얹는 동료 국회의원에 대한 모욕적 언사다. 박 의원은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도읍 의원은 "피고발인이지만 청문회 제대로 할 테니 후보자가 검찰총장이 되면 수사는 알아서 하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한편 윤 후보자는 검찰총장에 취임하면 정치적 중립을 철저히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정치적 사건과 선거 사건에 있어서 어느 한 편에 치우치지 않고 법과 원칙에 충실한 자세로 엄정하게 처리하겠다"고 했다.

여야는 이날 윤 후보자 청문회를 마치는대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을 시도할 예정이다. 야당의 반발로 청문보고서 채택에 실패하더라도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이내의 기간을 정해 재송부를 요청한 뒤 해당 기간이 경과하면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

/윤채나 기자 come2ms@inews24.com 사진 조성우 기자 xconfind@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