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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합리적 소비와 렌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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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정수기, 미술품, 수족관, 공기청정기, 다트게임기, 유모차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모두 렌털을 통한 구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렌털' 하면 정수기·공기청정기 등 생활가전을 으레 떠올리지만 최근 렌털 구매를 개시한 제품군이 엄청나게 넓어지고 있는 추세다. 위에 언급한 제품들은 렌털 가능 품목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롯데렌탈이 지난 2017년 렌털 전문 브랜드 '묘미'를 론칭해 다양한 제품군을 취급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품목이 기하급수적으로 넓어지는만큼 렌털시장 분위기도 활발하다. 지난 7일 찾은 '코리아렌털쇼 2019'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하루에 100건이 훨씬 넘는 비즈니스 미팅이 잡혀 있었다는 것이다. 렌털 제품을 많이 취급하는 홈쇼핑사, 캐피털사는 물론 삼성전자, 아남전자 등 주요 가전업체들도 이날 비즈니스 미팅을 가졌다. 그만큼 렌털시장에 관심을 갖는 업체들이 많다. 꼭 렌털시장 진출 및 렌털제품 판매가 목적이 아닐 수는 있지만 전시회가 전시회이니만큼 간접적으로나마 관련 논의가 나왔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렌털로 판매하는 품목들은 묘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일시불로 사기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 가격대라는 점이다. 이는 최근 렌털 품목이 크게 다양해졌어도 변하지 않는 부분이다. 물론 같은 렌털이라도 품목 및 서비스 방식에 따라 별도의 정기 관리 서비스가 추가로 붙거나, 일정 기간 렌털 사용 후에 반납이 가능한 경우 등 여러 렌털구매 방식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 같은 다양한 구매 방식을 고안하게 된 것은 결국 가격 때문에 일시불 구매가 어려운 사람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함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보고서에서 렌털 시장의 성장 요인에 대해 불필요한 지출은 줄이고 개인의 만족을 높이는 스마트한 소비로 성향이 변하고 있다는 점을 주로 들었다. 경제는 날로 어려워져 지갑을 마음껏 열기는 어려운데, 그렇다고 취미·여가생활·삶의 질 향상 등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기 때문에 일시불 대신 렌털을 택한다는 것이다. '나심비'·'미코노미' 등 '소비'와 '행복'을 엮은 신조어들이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트렌드와 무관치 않다.

이 같은 트렌드가 급변하지 않는 이상 렌털 시장은 계속 커질 것이다. 어떻게든 합리적이면서도 만족할 만한 소비를 하려는 몸부림이 새로운 시장을 키우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그 시장에 이제는 대기업들도 적극적으로 뛰어들 준비를 하는 모습이다. 스마트한 소비 추세를 읽은 대기업들의 전략적 판단이 작용한 영향이다.

대기업들도 합리적 소비를 유도할 다양한 방식의 렌털서비스를 더욱 적극적으로 도입한다면 더 많은 합리적 소비에 보탬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윤선훈 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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