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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김정은 위원장 ‘체인징 파트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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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에서 중국으로…메아리 없는 상대보다 우방 찾아가

[아이뉴스24 김상도 기자]지난 2월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미국과의 비핵화와 경제제재 협상이 난관에 봉착하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시진핑 국가주석 초청이라는 방식으로 전통 우방인 중국에 손을 내밀었다. 김정은 위원장은 그동안 경제제재 해제에 대한 남한의 소극적인 태도를 지속적으로 비난하는 한편, 미국에 대해서는 비핵화 협상 진척을 촉구해왔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협상 가능성만 열어둔 채 구체적인 실행은 “서두르지 않겠다”는 말로 대신해 왔다. 또 남한에 대해서도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주문해 왔다. 그러나 두 나라 모두 구체적이고 확실한 태도를 보이지 않자 협상 상대를 일단 중국으로 바꾼 것으로 보인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1월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초청으로 7일부터 10일까지 중국을 방문한 모습을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방중 기간동안 시진핑 주석과 회담, 만찬, 오찬 등을 했으며 중국전통약품생산 공장을 둘러봤다.  [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1월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초청으로 7일부터 10일까지 중국을 방문한 모습을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방중 기간동안 시진핑 주석과 회담, 만찬, 오찬 등을 했으며 중국전통약품생산 공장을 둘러봤다. [뉴시스]

중국은 지난 해 남북미 정상회담이 이어지면서 한반도 비핵화 협상이 의욕적으로 진행될 때에도 김정은 위원장을 여러 차례 중국으로 초청, 북한이 중국의 우방국임을 과시했으며 동시에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의 직접 당사자임을 널리 알렸다. 따라서 이번 방북도 그동안 소원했던 중국의 위치를 확인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어 중국으로서도 필요한 행사임에 틀림없다.

북한과 중국 지도자의 만남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두 당사자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북 회담의 진전에 따라 북미 관계와 미중 무역협상의 실마리가 동시에 풀릴 수도 있을 것이다.

북미관계는 지난 2월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 2017년 11월 이후 중단했던 미사일 발사를 북한이 감행함으로써 북미 관계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

미중 무역협상도 난관에 봉착해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8, 29일 이틀 동안 일본 오사카에서 개최되는 G20 정상회담 이후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중국에 경고했다. 이에 맞서 중국도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고 중국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는 미국 기업들에 제재를 가하겠다며 전면 대응에 나섰다.

중국은 그동안 대북 경제제재와 관련해서도 미국 및 유엔의 압력을 적지 않게 받아왔다. 미국의 압력에 못 이겨 여러 차례에 걸친 북한 경제제재를 감행하기도 했다. 미중 무역협상 뿐만 아니라 북한 제재와 관련해서도 중국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주변 환경 아래서 시 주석의 북한 방문은 남북미중 관계의 돌파구를 동시에 열 수도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은 여러 면에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우선 북한과 중국이 정식 외교 관계를 수립한 지 올해로 70년이 됐다. 그리고 중국 국가주석으로서는 후진타오 전 주석 이래 14년 만이다.

또 시 주석의 방북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초청으로 성사됐다.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은 17일 시 주석의 북한 방문 일정을 발표하면서 “중국 최고지도자의 방북이 14년 만에 성사됐으며 시 주석의 방북이 처음”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북중 수교 70년을 맞아 시 주석의 방북은 양국 관계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시 주석이 지난 1년간 김정은 위원장을 네 차례 만난 것도 거론했다.

쑹 부장은 또 “중국의 입장은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한반도의 평화 정착을 유지하고, 대화를 통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라면서 “중국은 북한이 새로운 전략노선을 채택하고 경제 발전과 민생 개선에 집중하며 자국 실정에 맞는 발전의 길을 확고히 걸어갈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한반도 비핵화를 지향하고, 북한의 경제 발전을 지지한다는 중국 정부의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이다.

북한으로서도 그동안 남한 및 미국과 한반도 평화 문제를 협의하는 자세를 바꿔 오랜 우방인 중국으로 다시 눈을 돌렸다는 점에서 큰 변화가 아닐 수 없다. 김정은 위원장은 시 주석의 방북으로 인해 중국으로부터 보다 큰 정치적·경제적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남한과 미국에 더 이상 기대지 않고도 중국으로부터 한반도 평화와 경제 발전을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얻을려고 노력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럴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협상에서 교섭력이 약화되는 더욱 어려운 지경에 빠질 것이다.

북한과 중국의 정상 회담 의도는 알기 힘들지만 시 주석의 방북으로 인해 국내외적으로 김정은 위원장의 국제적 입지는 더욱 넓어지는 것만은 확실하다.

김상도 기자 kimsangd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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