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 산업 경제
정치 사회 문화·생활
전국 글로벌 연예·스포츠
오피니언 포토·영상 기획&시리즈
스페셜&이벤트 포럼 리포트 아이뉴스TV

[초점] 무늬만 진출서 전국 지점까지…은행업계, 동남아 '잰걸음'

본문 글자 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현지 점포 수십 곳…WM 영역까지 진출 '활발'

[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은행들의 동남아 진출이 '무늬만 첫 걸음'에서 현지화 지점 확대까지 나아가고 있다. 가교를 쌓는 데에 긴 시간이 걸렸던 은행들은 첫 돌을 놓자마자 동남아 진출에 가속도를 붙이는 중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은행들의 동남아 진출 성과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점포 확대가 두드러진다. 베트남에서는 단연 신한은행이 앞서간다. 신한은행은 베트남 현지 법인 신한베트남은행을 세운 뒤 벌써 32번째 거점을 열었다. 베트남 내 외국계 은행 지점 중 가장 많다. 올해 말까지 4개 지점을 추가하면 40곳이 넘는 '신한은행'이 베트남에서 불을 밝힌다.

신한은행 베트남 현지법인인 신한베트남은행의 관계자들이 지난 4일 호치민 푸미흥에 '신한PWM 푸미흥 센터' 개점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신한은행]
신한은행 베트남 현지법인인 신한베트남은행의 관계자들이 지난 4일 호치민 푸미흥에 '신한PWM 푸미흥 센터' 개점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신한은행]

◆현지서 32번째 점포 열었다…'금융 한류' 이끄는 국내은행

지난해에는 호주계 ANZ은행의 소비자금융 부문을 삼키며 베트남 소매금융 네트워크도 장악했다.

운도 따랐다.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의 축구 영웅으로 등극하며 한국의 이미지도 높아졌다. 신한은행은 현지 법인의 모델로 박 감독을 기용해 적기를 잡았다.

국내은행이 동남아에서 자리를 잡으면서 당기순익도 확대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8년 중 국내은행의 해외점포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22.2% 증가한 9억8천300만 달러(약 1조1천121억 원)를 기록했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각각 큰 폭으로 오르면서 지표를 끌어올렸다.

지난해 국내 주요은행들의 해외사업 부문의 성장률은 일제히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신한은행의 해외부문 당기순익은 3천215억원으로 전년 대비 36.8% 증가했다. 전체 순이익에서 해외 비중도 같은 기간 13.7%에서 14.1%로 올랐다.

하나은행 2천855억원(19.5%), 우리은행 2천억원(20%), 국민은행 605억원(157.4%)이 뒤를 이었다. 국민은행은 금액은 다른 은행에 비해 적었지만 성장세는 비약적이었다.

새로운 국가로의 진출도 활발하다. 지난해 방글라데시와 캄보디아 등에 새 점포가 문을 열었다. NH농협은행은 올해 홍콩 지점 개소를 우선 목표로 삼았다.

국내은행들의 동남아 집중 진출은 점포 비중으로도 드러난다. 국내은행의 해외점포 비중에서 동남아가 차지하는 비율이 40%에 육박한다. 지난 1분기를 기준으로 국내은행의 해외점포는 191곳으로, 그중 동남아 점포가 78개였다.

문재인 정부의 신(新) 남방정책도 시류에 힘을 보탰다. 정부는 한국 금융사의 동남아 진출을 돕기 위해 한·아시아 금융협력센터(KAFCC·가칭) 설립을 추진 중이다. 2020년 중으로 태국 방콕이나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문을 열 계획이다.

주형철 신남방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5년 새 국내 은행 해외점포 45곳 중 44곳이 신남방으로 진출했고 이 지역에서 수익이 3.3배나 증가했다"고 짚었다.

KEB하나은행의 인도네시아 지점 창구. [사진=하나은행]
KEB하나은행의 인도네시아 지점 창구. [사진=하나은행]

'동남아 경험치'가 쌓이면서 국내은행들의 영업 보폭도 보다 넓어졌다. 고액자산가관리 등 국내에서도 고급형 서비스로 꼽히는 상품을 내놓거나 핀테크 기술을 접목하는 등이다. 아예 현지 금융사를 인수해 한 번에 점유율을 늘리는 방식도 선호한다.

해외 고객을 위한 자산관리에는 신한은행이 앞서 있다. 신한은행은 신한베트남은행이 호치민시 푸미흥 지역에 '신한PWM 푸미흥 센터'를 개점했다고 알렸다.

푸미흥 지역은 베트남의 부자들이 주로 거주하는 지역으로, 푸미흥 센터는 고액자산가 관리 서비스를 주 목표로 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푸미흥 센터 이전에도 레따이또지점, 사이공지점 등 7개 채널에 신한은행이 국내에서 쌓았던 자산관리 모델을 접목해 온 바 있다.

이밖에 IBK기업은행은 인도네시아와 캄보디아, 베트남 등지에서 자산관리(WM) 역량을 넓히는 중이다. 김도진 IBK기업은행 행장이 취임 직후부터 해외진출에 중요성을 강조하며 성과를 눈 앞에 뒀다.

우리은행도 중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서 WM 세미나를 진행했다.

국내은행의 핀테크 기술을 현지에 접목하기도 한다.

하나은행은 메신저 서비스 라인과 접목해 올해부터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인터넷은행 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네이버의 자회사인 라인파이낸셜과 맞손을 잡는다.

글로벌 스마트폰뱅킹 앱 '글로벌 원큐(Global 1Q)'도 핀테크의 산물이다. 캐나다와 중국, 인도네시아, 브라질, 베트남에서 하나은행의 스마트폰뱅킹을 이용하도록 했다.

KB국민은행도 캄보디아에서 현지 특화 모바일 앱인 ‘리브 KB캄보디아’를 내놨다.

KB국민은행은 이달 인도 북부 하리아나 주 구루그람시에 1호 지점인 인도 구루그람지점을 열었다. 국민은행은 2012년 6월 인도 뭄바이사무소를 개설했으며, 2016년 4월 뭄바이사무소를 구루그람 지역으로 이전하고 구르가온사무소로 명칭을 변경한 후 지금까지 지점 설립을 준비해 왔다.

국민은행은 인도네시아의 중형급 금융사인 부코핀은행의 지분 22%를 취득해 2대 주주에 오르기도 했다. 향후 부코핀은행 인수까지 내다보는 중이다.

허인혜 기자 freesia@inews24.com



공유하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해주세요.

alert

댓글 쓰기 제목 [초점] 무늬만 진출서 전국 지점까지…은행업계, 동남아 '잰걸음'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댓글 바로가기